푸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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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풍 찻상 - <귤류올루> 바클라바 Bakla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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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 잔

2021. 7. 12.

 

 

터키에 여행 가면 전세계 방송국들이 한 번쯤은 꼭 다룬 카라쿄이의 <귤류올루>나 다른 유명 바클라바 집을 들르곤 하잖아요? 유명한 집 아니어도 터키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바클라바와 차이çay를 즐길 수 있고요.

 

우리 권여사님은 터키 여행을 무려 세 번이나 다녀오셨는데 어쩐 일인지 세 명의 가이드가 전부 바클라바와 로쿰 파는 집을 데려가지 않았다고 한탄하십니다. 이런 비운의 여행객이 또 있습니까.

 

그래서 제가 이태원의 <케르반 베이커리>라도 모시고 다녀오려 했는데, 이런, 코로나 재창궐로 당분간 또 집에 콕 박혀 있어야 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외국에 나가 계신 동포들께서 체류지의 이름난 간식거리 부쳐 주는 사업을 많이들 하시잖아요. 혹시 하고 누리터를 뒤졌더니,

 

 

 

 

 

 

<귤류올루>의 바클라바와 로쿰이 아예 국내에 수입돼 들어와 있었습니다! 외국의 맛있다는 과자는 속속 다 들어오고 있어 단단은 살맛이 납니다. ('살'맛에 주의;;) 수입돼 들어와 있는 다른 브랜드 것들도 다 사 먹어 보고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귤루올루>만.

 

오리지날인 피스타치오 바클라바입니다. 이것도 로쿰처럼 상자는 작은데 무게가 꽤 나갑니다. 195×115×40mm 상자에 무게 250g입니다. 알차요. 이게 다 바클라바가 흠뻑 머금은 설탕 시럽 탓이겠지요. 

 

 

 

 

 

 

 

 

 

자매품 호두 바클라바.

 

 

 

 

 

 

 

 

 

상자가 작아 몇 개 안 들었습니다. 피스타치오 바클라바와 호두 바클라바 둘 다 모양은 똑같습니다.

 

 

 

 

 

 

 

 

피스타치오 바클라바 상자 아랫면.

1920픽셀짜리 큰 사진으로 올렸으니 클릭해서 크게 띄워 놓고 이런저런 정보를 살펴보십시오. 귤류 씨네 가문이 6대째 수성하고 있습니다.

 

수입업체가 제공한 <귤루올루> 피스타치오 바클라바 성분 한글 표기:

설탕, 밀가루, 버터(우유), 정제수, 피스타치오 10%, 살균계란, 옥수수전분, 정제소금, 레몬즙, 구연산. 끝.

 

무게 총 250g, 열량 총 1,007.45kcal.

 

 

 

 

 

 

 

 

호두 바클라바 상자 아랫면.

 

수입업체가 제공한 <귤루올루> 호두 바클라바 성분 한글 표기:

밀가루, 버터(살균양유), 호두 10.11%, 밀전분, 살균계란, 정제수, 정제소금, 설탕, 레몬. 끝.

 

무게 총 250g, 열량 총 1,008kcal.

 

피스타치오와 호두 바클라바가 모양은 같으나 성분에는 제법 차이가 나네요. 그런데, 지난 번 로쿰 성분표도 그렇고, 이 수입업체의 한글 성분 표기에 전반적으로 의문이 좀 듭니다. 호두 바클라바 성분표에서 설탕이 저렇게 끝에 가 있고 심지어 소금보다도 뒤에 있다니, 그럴 리가 없죠. 이게 얼마나 단 과자인데요.

 

 

 

 

 

 

 

 

 

접시에 옮겨 담아 봅니다. 위쪽이 피스타치오, 아래쪽이 호두입니다. 깊게 패인 플라스틱 트레이에 담겨 있으면서 설탕 시럽 때문에 바닥에 떡 들러붙어 있고 견과류 부스러기가 많으니 작은 스패출라angled spatula를 써도 깔끔하게 들어내기가 힘듭니다. 광고사진들만큼 예쁘게 보이기는 어려운 과자입니다. 

 

 

 

 

 

 

 

 

 

<귤류올루> 누리집의 '이상적인' 바클라바 사진.

 

가운데의 견과류 층을 중심으로 위의 파이지 뚜껑이 쉽게 분리되려 하니 집어들 때와 먹을 때 주의해야 합니다. 설탕 시럽을 넣고 한번 팔팔 끓여 줘야만 저렇게 페이스트리yufka 겹들이 한 장 한 장 벌어져 근사한 층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맛은요,

살면서 지금까지 터키산 바클라바를 총 세 번 맛보았는데, 맛본 것들 중에서는 여기 바클라바가 가장 달고 맛도 가장 진하면서 맛있었습니다. 소젖 버터를 쓴 피스타치오 바클라바가 양젖 버터를 썼다는 호두 바클라바보다 오히려 맛이 강했는데, 밀가루, 설탕, 버터, 달걀, 피스타치오 조합에서 상상할 수 있는 맛 외에 양젖 치즈맛 비슷한 특이한 동물성 향이 강하게 나서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호두 바클라바에서는 이 동물성 향이 나지 않습니다. 혹시 수입업체가 실수로 버터 표기를 바꿔서 쓴 건 아닐까요?

 

바클라바를 낼 때는 제과용 작은 포크가 아닌 제대로 된 큰 포크와 나이프를 같이 내야 한다고 합니다. 설탕 시럽 때문에 많이 끈적여서 손으로 들고 먹을 수가 없거든요. 포크로 바클라바의 가장 높이 솟은 부분부터 밑바닥까지 한 번에 단호하게 찍어 관통을 시켜야 부서뜨리지 않고 집어들 수 있는데, 제과용 작은 포크로는 창prong, tine 길이가 짧아서 불가능합니다. 포크로 관통시킬 때는 윗부분의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가 내는 소리를 귀 쫑긋하고 잘 감상해야 한다는군요.

 

굴러떨어진 견과류 조각을 수습하고 바닥에 들러붙어 남을지 모를 파이지를 깔끔하게 긁어낼 수 있도록 나이프도 세트로 같이 제공해야 한다고 합니다. 남의 나라 음식 먹는 게 이래서 재미있습니다.

 

홍차를 진하게 우려 설탕 없이 곁들이면 바클라바의 초월적인 단맛도 견딜 만해집니다. 신비로운 홍차의 능력. 다음 글에서는 터키인들의 홍차 음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귤류올루> 누리집

바클라바 첫 경험

이태원 <케르반 베이커리>의 황홀한 진열창

<귤류올루> 로쿰 시식기

그랜드 바자르에서 온 터키 찻잔

보스니아 바슈카르지아에서 온 터키 커피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