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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터키 2020 - 터키의 차와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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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2021. 7. 31.

 

 

전체 90×100mm, 우표 한 장 36×26mm.

지중해 도시들 연합 전통음식 우표 경연대회 참가작.

"2020 Traditional Gastronomy in the Mediterranean - Akdeniz, Turkey".

 

 

 

본의 아니게 7월 내내 터키의 단것sweetmeat들을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터키의 홍차çay와 커피kahve 문화를 담은 음식우표를 갖고 있으니 이어서 소개해 봅니다. 우표에 홍차와 커피뿐 아니라 바클라바 그림도 보이죠. 깨빵인 '시미트simit', 터키식 디저트 포리지 '아슈레asure', 커피에 곁들인 '카이막 로쿰kaymak lokum'도 보이는데, 이것들은 나중에 따로 소개를 하겠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터키의 홍차와 커피 이야기만 할게요.

 

 

 

 

 

 

 

 

 

얼마 전에 발표된 국가별 카페인 음료 선호와 섭취 현황 인포그래픽입니다. 큰 그림으로 올렸으니 클릭해서 크게 띄워 놓고 찬찬히 살펴보세요. 원본은 ☞ 여기 있습니다. 57개국을 조사한 2018년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한국인들이 영국인들보다 탄산음료soft drink를 더 선호하고, 차 산지이면서 비산지인 영국보다 차를 훨씬 덜 선호한다는 통계가 저는 늘 신기합니다. '달고나 커피'가 커피 왕국 한국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올라가 있어 껄껄 웃었습니다.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더 적합할 텐데요. 콜라를 물처럼 마시는 멕시코와 남미 사람들, 어쩌면 좋습니까. 이들 나라에 성인병 앓는 이가 늘어 큰 문제가 되고 있죠.

 

터키는 1인당 연간 (홍)차 소비량이 가장 많은 국가이나 생산량은 2020년 자료에 의하면 세계 5위입니다. 1인당 차 소비량만 놓고 보면 2위는 아일랜드, 3위는 영국. '홍차의 나라'라고 알고 있는 영국이나 딤섬 문화가 있는 중화권 국가들이 1위를 차지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터키에서는 차를 마시는 시간이나 상황이 정해져 있지 않고 하루 아무때나, 수시로 마신다고 합니다. 가정에서는 물론이고 영업집, 관공서, 비지니스 모임 등 일상의 어느 공간에서나 차가 함께 하는데, 희한하게도 찻집인 '차이하네çayhane, teahouse'는 남자들'만'의 공간이라고 하네요. 저 옛날 영국의 '커피하우스coffeehouse'와 비슷한 모양입니다. 17,18세기 영국의 커피하우스는 시시콜콜한 세상사뿐 아니라 과학과 철학과 농업기술 등을 논하던 지식의 장이기도 해서 커피값 단돈 1페니에 세상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penny university'라는 별명이 붙었던 반면 차이하네는 잡담과 노름 하는 남정들로 차 있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요. 하루키의 글에도 터키의 차이하네가 잘 묘사돼 있습니다. "일본의 찻집과는 달리 매우 마음 편한 곳이다."라는 문장이 와 닿습니다. 하루키, 21일간의 터키 여행

 

이와 달리 1950년대에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차이 바흐체시çay bahçesi, tea garden'는 아이를 포함한 가족이 다 같이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해변의 경관 좋은 곳에 위치한 차이 바흐체시들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 The 10 Most Stunning Tea Gardens in Istanbul

 

터키인들이 소비하는 차는 홍차입니다. 오스만 제국(1299-1922) 시절에는 커피를 주로 마셨고 차는 실크 로드를 통해 소량 교역했을 뿐이었으나, 제국이 붕괴된 20세기에 들어와 남의 땅이 된 예멘에서 더 이상 싼 값에 커피 원두를 들여올 수 없게 되자 국가 차원에서 차 생산을 장려하고 국민들의 기호 음료를 커피에서 홍차로 강제 전환시킵니다.

 

1924년, 정부에서 법까지 통과시켜 가며 흑해에 면한 리제Rize 지역에 차 산지를 조성했으나 초기에는 지역민들이 꺼려 수확이 신통찮았고, 1937년, 옆 나라 조지아의 도시 바투미Batumi를 통해 20톤의 차 씨앗을 수입해 리제의 중앙 온실에서 키워 30kg의 차를 수확한 것을 계기로 본격 막을 올립니다. 차 생산 면적이 번져 리제 지역의 주산업이 되자 일부 마을들이 아예 마을 이름에 '차이çay'를 붙여 개명을 하기도 합니다. 1965년에 이르면 국내 수요량을 충족하고 수출까지 하게 됩니다. 리제는 매일 비가 오는 습한 열대성 기후를 보입니다. 폰투스Pontus 산맥의 산자락에서 생산합니다.   

 

 

참고로, 세계의 연간 차 생산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0년 자료]

 

1. 중국 2,400,000톤 (전세계 생산량의 40%)

 

2. 인도 900,000톤 

 

3. 케냐 305,000톤 ('홍차 수출량'으로는 세계 1위)

 

4. 스리랑카 300,000톤

 

5. 터키 175,000톤

 

6. 인도네시아 157,000톤 (1700년대에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 의해 시작. 인도 아쌈 품종이 주종. 인도네시아산 차는 카테킨 함량이 높은 것으로 유명.)

 

7. 베트남 117,000톤 (식민 시절 프랑스에 의해 시작)

 

8. 일본 89,000톤

 

9. 이란 84,000톤 (이란이 차 생산을? 15세기부터 차를 마셨고, 이란의 한 왕자가 인도에서 차나무를 밀수해 온 것이 계기가 되어 1899년부터 자국 재배 시작. 1934년부터는 현대식 설비로 생산.)

 

10. 아르헨티나 70,000톤 (1920년대 정부에 의해 인도 품종의 차 생산 시작)

 

 

자료들을 수집해 숙독한 뒤 구구절절 설명을 쓰려 했으나 터키의 홍차와 차 도구에 대해 이미 깔끔하게 정리한 우리말 논문 초록이 돌아다니고 있어 붙여 봅니다. 원광대학교는 불교 재단이라서 학내에 '한국예다학연구소'라는 게 다 있나 봅니다. 초록abstract만으로도 핵심 정보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논문을 찾아서 읽어 보세요. 유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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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홍차 문화와 차도구의 특이성

Singularity of Turkish Tea Culture and Tea Utensils

정현구 (Jeong Hyeon-goo)

- 발행기관: 원광대학교 한국예다학연구소

- 발행년도: 2016

- 간행물: 한국예다학, 2권 0호

- 페이지: 77-87쪽 (총 11쪽)

 

초록(한국어)

 

지난 수 세기 동안 터키에서 가장 중요한 음료는 커피였다. 터키에서 교역품에 불과했던 차는 발전을 거듭함으로써 커피를 능가하게 되었고, 오늘날 1인당 차 소비량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만큼 대중적인 음료로 자리하게 되었다. 차가 나지 않는 불모지에서 차 생산국으로 변모한 터키에서 차도구의 개발은 주목할 사항인데, 특히 2단 주전자 차이단륵과 찻잔 차이바르닥은 터키의 홍차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도자기는 중국 수입품에 의존하였던 까닭에 기술적인 발달이 이루어지지 못 하였지만, 이것이 오히려 기회가 되어 터키 특유의 유리와 금속 세공 기술을 응용한 차도구가 등장하게 되었다. 터키인의 음다 방식은 스트레이트 홍차 혹은 블랜딩 홍차를 끓여 기호에 따라 그 진액을 희석하여 마시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진액을 끓이는 2단 주전자 차이단륵이 바로 금속 소재이고, 대중적인 찻잔 또한 도자기가 아니라 유리 소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 찻잔 차이바르닥은 손잡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고, 그 형태는 터키 국화(國花)인 튤립 기형으로 되어 있어 터키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성까지 지니고 있다. 이러한 터키 차도구는 편리한 원리까지 지니고 있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차를 즐기는 것이 가능하게 만들었는데, 이러한 실용적 측면이 차 소비를 더욱 촉진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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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웃이: 아니? 사진을 이렇게 잘라먹는 사람이 어딨소?

: 곁들인 과자는 따로 소개해야겠다고 급 변심하는 바람에;; 

 

 

터키식 홍차 우리는 방법은 좀 특이합니다. ☞ 이렇게 생긴 2단 티포트 '차이단륵çaydanlık'의 아래쪽 제1 티포트에 맹물을 담고 팔팔 끓입니다. 그렇게 끓인 물 중 일부를 홍찻잎이 담긴 위쪽의 제2 티포트에 붓고 끓고 있는 제1 티포트 위에 얹어 8분에서 10분 혹은 그 이상 진하게 우립니다. 그 뒤 잘록한 허리의 찻잔이라는 뜻의 '인제 벨리 차이 바르닥ince belli çay bardağı', 줄여서 '차이 바르닥'에 제2 티포트에서 우린 홍차를 붓고 제1 티포트의 탕수로 취향껏 희석해 마십니다. 각설탕 두 개와 저을 수 있는 티 스푼을 같이 냅니다. 우유는 '절대' 넣지 않습니다.

 

 

 

 

 

 

 

Yiyeceğin Serüveni | Çay | TRT Belgesel

 

 

 

사람의 손가락을 써서 '1심 2엽'이니 '1창 2기'니 하며 세심하게 선별해 수확하지 않고 특별 설계된 도구로 좀 우악스럽게 찻잎을 얻기 때문에 터키산 홍차는 품질이 아주 좋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방법도 차인들이 볼 때는 섬세하지 못한 편이고요. 그래도 '격 떨어지는' 티백은 쓰지 않는다며 그들 나름의 자부심을 드러냅니다. 찻잎loose-leaf tea이 무려 500g이나 담긴 꾸러미들이 수퍼마켓 차 코너 복도 전체를 메우고 있어 (☞ Typical grocery store tea aisle in Turkey) 마트에서 홍찻잎 보기 힘든 한국의 홍차인으로서는 여간 부러운 환경이 아닙니다.

 

상대가 건넨 차를 사양하면 무례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하니 터키에 여행 간 여성분들은 갈등이 좀 되겠습니다. 이국 땅에서 생판 모르는 남성이 건넨 음료를 넙죽 받아 마실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진하게 우린 카페인 충만한 홍차를 사양도 못 하고 주는 대로 받아 마셔야 하면 터키 사람들 밤에 잠은 어떻게 자나요?  터키식 홍차는 농도가 짙어 검붉은 탕색을 띠며, 하도 진해 가향을 하지 않았는데도 장미향이 납니다. 아쌈을 진하게 우려 마실 때도 종종 느낍니다.

 

터키식 홍차를 담는 유리잔인 차이 바르닥은 내수로만 연간 4억 개가 팔린다는데, 1인당 연간 6개 꼴이라고 합니다. 매일 수 차례 쓰는 물건인데다 유리 재질이다 보니 깨뜨리는 일이 다반사, 우리 권여사님도 몸에 좋은 무슨 즙 마실 때 차이 바르닥을 계량컵 삼아 매일 쓰시는데, 여섯 개 중 벌써 세 개를 깨뜨리셨습니다.;; 차이 바르닥 사러 터키 또 가야 한다고 벼르십니다. 차이 바르닥은 터키인 가정이라면 어느 집에든 다 있기 때문에 터키에서는 '국민 계량컵'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터키음식 해먹으려고 가정식 레서피를 찾다 보면 "차이 바르닥으로 ○컵"이라고 써 있을 때가 종종 있어 웃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한국인 역사 유튜버가 우리말 잘하는 유쾌한 터키인을 초대해 터키의 커피와 홍차 문화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들과 일화들을 들려 줍니다. '소금 친 커피' 이야기가 하도 신기하고 재미있어 한참 키득거렸습니다.

 

터키식 커피 우리는 법도 터키식 홍차 우리는 법 못지않게 생소합니다. ☞ 이렇게 생긴 작은 편수냄비 '제즈베cezve'에 분쇄한 원두를 넣고 끓인 뒤 에스프레소 잔과 비슷한 크기의 커피잔 '핀잔fincan'에 거품과 원두 찌꺼기까지 거르지 않고 모두 포함해 붓습니다. 커피도 홍차처럼 좀 '거칠게' 우리는데 대신 맛과 향은 진하겠습니다. 분쇄된 원두 입자를 피해 잘 마시려면 기술이 좀 필요하겠습니다. 집에서 종종 커피 풍미를 한껏 즐기겠다며 캬페티에cafetière, French press를 써서 커피를 우리곤 하는데 터키식 커피는 그보다도 훨씬 짙고 텁텁하겠습니다. 터키에 여행 가서 그곳 커피를 경험해 본 분들이 '진흙탕' 같다고 표현하는 걸 자주 봅니다. 터키에 체류하시는 분이 우리 외교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현지의 커피 우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셨길래 걸어 봅니다. 터키의 음료 - 커피, 홍차, 아이란

 

홍차와 커피가 그토록 쓰고 진하니 바클라바와 로쿰 같은 단 과자들이 사랑 받나 봅니다. 바클라바 못지 않게 달고 맛있는 터키 과자 ☞ '셰케르파레'는 집에서 직접 구워 보고 싶기도 합니다.

 

 

 

맛있는 바클라바 시식기

맛있는 로쿰 시식기

선물 받은 터키 찻잔

선물 받은 터키 커피잔

 

 

 

<우표 발행에 관한 정보>

 

Traditional Gastronomy in the Mediterranean

“Turkish cuisine”, which is among the most important cuisines of the world, is one of the important riches of our multi-layered cultural heritage, reflecting the geography in which it has come to life in a colorful way. Turkish cuisine, the roots of which go back to the plain food culture of the Central Asian Turks in its historical development process, brought about today’s Turkish food culture by combining the Central Asian nomadic people’s use of meat and fermented dairy products, grains of Mesopotamia, fruits and vegetables of the Mediterranean and the spices of South Asia. In this respect, Turkish cuisine is one of the oldest and richest cuisines among the cuisines of Mediterranean countries.

Information about the stamp:
Release Date: 13 Jul 2020
Quantity of stamps: 3
Format: Vertical
Dimension: External dimension 90x100 mm (Internal dimensions 26x36 mm, 26x36 mm, 26x36 mm)
Value: 3,00 TL, 3,00 TL and 5,50 TL
Issuance: 100 000 ite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