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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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83 ◆ 프랑스 생 제르맹, 쌍 제르망 Le Saint Ger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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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치즈

2021. 8. 13.

 

 

 

 

 

 

 

 

 

 

 

 

 

흰곰팡이 연성 치즈는 프랑스의 주 특기라서 아직도 새로운 제품이 개발돼 나오곤 합니다. 제법이 크게 다르지는 않으니 결국 뉘앙스의 차이인데요, 광고 문구 그대로 'seductive'한 것들도 간혹 있으나 신통찮은 경우가 많아 주의를 요합니다. 그런데 사서 먹어 보기 전에는 이게 신통찮을지 신음 나오게 맛있을지 알 수가 있나요. 영국에서는 치즈 값이 비싸지 않아 맛없는 치즈를 사도 '경험을 확장했으니 되얐다' 생각하고 잊을 수 있는데, 한국은 치즈 값이 비싸 맛없는 치즈를 만나면 눈물 납니다. 흰곰팡이 연성 치즈는 잘 만든 걸 만나기도 힘들고, 잘 만들어 출하시켰어도 소비자가 최적기에 이른 것을 골라 사 먹기 힘듭니다. 우리 한국의 김치처럼 까다로운 식품이죠. 

 

이 치즈는 유통기한이 임박해 할인에 들어갔던 거니 일단 설익어 맛없을 리는 없겠습니다. 잘못 보관한 것들은 하수구, 시궁창 냄새가 나 위험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지만요.

 

위에서 두 번째 사진을 클릭하면 포장에 쓰인 치즈 정보를 확대 사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포장의 문구를 잘 보실 수 있도록 근접 촬영으로 크게 찍어 올려 치즈가 좀 커 보이는데, 실제로는 250g짜리 꺄몽베흐보다 지름이 작은 200g짜리 치즈입니다. 흰곰팡이 연성·반연성 치즈는 250g 이상 크기의 것을 사 드시는 게 속살paste 대비 껍질rind 비율이 알맞아 맛있습니다. 이보다 작은 치즈는 매운 껍질만 먹다 일이 끝나요. 꺄몽베흐를 사실 때도 기본형인 250g보다 작은 것들은 저는 권하지 않습니다.

 

흰곰팡이 연성 치즈들은 냉장고에서 막 꺼내 아직 차갑고 단단할 때 미리 썰어 두어야 덜 성가십니다. 

 


서양인들은 이 향을 버섯크림수프향이라고 할 게 분명한데, 중년 이상의 나이 든 한국인들한테는 어릴 때 길거리에서 사 먹던 달착지근 찝찔한 다슬기 냄새 같다고 설명하는 게 더 와 닿을 것 같습니다. 온기를 품은 다슬기 비린내가 납니다. 우거지 된장국 향도 나고요.

식감

껍질은 뻣뻣하지 않고 속살과 밀착돼 부드럽게 씹히며, 속살은 매끄러우면서 쫄깃거리고 차가운 느낌이 납니다.

이 치즈는 맛과 향이 일치합니다. 일단, 시고, 기름지고, 유크림 풍미가 나면서, 다슬기 비린 맛, 제대로 문질러 씻지 않고 급하게 끓인 싸구려 미역국 뒷맛, 마늘빵맛, 흙맛(더 정확히는 뻘맛), 쇠고기 우마미가 납니다. 유쾌하지 않은 우마미가 입에 아주 오래 남아 많이 느끼해요. 기분 좋은 풍미는 약한데 다슬기 비린내와 해조류 비린내와 뻘맛이 강하게 나니 뒷맛이 썩 기분 좋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보관 기간이 더 길어지면 역한 맛이 날 듯합니다. 상온에 30분 두었다 먹으면 간이 더 세게 느껴집니다. 


어떤 이는 브리 같다, 또 어떤 이는 꺄몽베흐 같다 하는데, 꺄몽베흐는 최소 4주, 브리는 최소 8주를 숙성시킨 뒤 출하하죠. 이 치즈는 겨우 2주 숙성시킨 뒤 내보내기 때문에 언급한 두 치즈보다 풍미가 많이 약합니다. 이들 치즈에서 나는 톡 쏘면서 시원한 열무김치 맛이 없네요.

 

껍질 쪽에서 마늘빵맛이 나므로 빵은 꼭 곁들이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껍질 색을 보면 연한 오렌지빛이 있어 마치 '껍질을 닦은washed rind' 치즈인 듯 보이나 껍질을 닦은 치즈들에서 나는 맛 특성은 하나도 안 보입니다.

 

할인된 걸 샀다는 건 유통기한이 다 돼 간다는 뜻이니 최소 숙성 기간인 2주에 최대 유통기한인 50일을 더하면 60일은 됐다는 거지요. 즉, 풍미는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으나 맛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다슬기 비린내, 해조류 비린내, 뻘맛을 이 치즈의 개성으로 보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 흰곰팡이 연성·반연성 치즈들의 숙명이랄까요, 항상 잘 익은 꺄몽베흐나 브리에 비교를 당하고 흉이 잡히곤 합니다.   

 

 

 

 

 

 

 

 

 

생산자 <Fromagerie Milleret> 누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