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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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홍차] 뉴 잉글리쉬 티즈(New English Teas)의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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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 잔

2021. 10. 25.

 

 

 

 

<코스트코>에 크리스마스 먹거리 뭐 들어왔나 보러 갔다가 대용량 홍차 깡통을 보고는 덩실덩실. 그런데 매년 내던 대용량 <워커스> 쇼트브레드가 올해는 보이지 않고 버터 함량 떨어지면서 맛도 못한 데이니쉬 버터 쿠키 모둠이 들어왔네요. 일년 먹을 쇼트브레드를 이맘때 <코스트코>를 통해 장만하곤 했는데 아쉽습니다. 대신 영국 브랜드의 대용량 홍차 깡통을 샀으니 위안을 삼습니다.   

 

 

 

 

 

 

 

 

 

무려 240티백. 

홍차 이름에 "브렉퍼스트" 문구가 들어 있는 것들은 잠 깨우기용 진한 홍차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커피와 같은 역할을 하죠. 대개 찻잎을 잘게 부수어 빠른 시간 내에 진하게 우러나오도록 만듭니다. 

 

그런데 이것도 역시 티백당 2g밖에 담질 않았습니다. 한국에 들어오는 홍차는 한국 회사들의 탕비실 종이컵에 맞추는지 죄 2g만 담아 여간 불만스러운 게 아녜요. 영국에서는 브렉퍼스트 홍차나 데일리 홍차를 티백당 3g 정도 담고[2.9g 아니면 3.125g이 대세.], 브렉퍼스트 홍차용 머그도 일반 머그보다 용량이 크죠. 2인분을 우리려면 이런 2g짜리 티백은 세 개를 써 줘야 영국식 브렉퍼스트 홍차와 물 양이나 농도가 맞습니다.

 

 

 

 

 

 

 

 

 

<뉴 잉글리쉬 티즈New English Teas>는 영국 브랜드이긴 한데 영국 수퍼마켓 홍차 선반에서는 보기가 좀 힘들고 대개 관광기념품점에 가야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홍차 브랜드와 달리 "생필품인 홍차도 근사한 선물이 될 수 있다."를 모토로 삼아 차 자체보다는 포장package에 좀 더 신경 쓰는 회사로, 영국의 관광기념품점에서 볼 수 있는 재미있거나 예쁜 디자인의 홍차 깡통들은 거의 모두 이 회사의 제품입니다. 찻잎 가공은 인도, 스리랑카, 케냐 같은 차 산지의 실력 있는 제조사에게 맡기고, 자기들은 들여온 차(대개 티백)를 근사하게 디자인한 깡통에 담아 보급하죠. 관광상품으로 파는 차니 깡통 제작에 많은 공을 들이지만 차맛도 밀크티용으로는 괜찮은 편입니다. 저도 영국 관광기념품점이나 왕실 소유 관광지 기념품점에서 이 회사의 재미있는 홍차 깡통들을 사서 몇 개 소장하고 있습니다. 누리집을 걸어 드릴 테니 이 브랜드가 어떤 홍차 깡통들을 내는지 구경해 보세요. 예쁜 깡통이 많습니다.  

☞ 영국의 홍차 브랜드 <New English Teas>의 다양한 홍차 깡통들

 

 

 

 

 

 

 

 

 

돋을새김에, 금색에, 화려합니다.

 

(데스크톱과 스마트폰의 색감이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을 최근 알게 되었는데요, 데스크톱에서 작업한 것도 웹 브라우저에 따라, 모니터에 따라 또 다르게 보이고 그러네요. 부부가 같은 제품의 모니터를 쓰는데 색감 차이가 제법 납니다. 스마트폰에서는 색감이 전반적으로 노랗게 보이고 채도saturation가 과하게 표현돼 제가 데스크톱에서 작업한 것보다 색이 많이 촌스러워 보입니다. 아이폰보다 갤럭시가 색감을 더 촌스럽게 보이게 하고요. 이 깡통은 여러분이 보시는 것보다는 좀 더 차분한 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휴, 색 맞추기 힘드네.)   

 

 

 

 

 

 

 

 

 

이 깡통은 영국 빅토리아조 시대[Victorian era, 1837-1901]의 디자인을 차용해 만들었습니다. 글꼴, 찻주전자와 찻잔 디자인이 모두 그 시대 것을 본떴죠. 빅토리아 시대에는 찻잔을 매우 장식적으로 조형하고 꽃그림을 많이 전사하곤 했는데, <로얄 알버트>의 찻잔들을 떠올리면 딱 맞습니다. 실버 티포트도 이전 시대인 조지 왕조[Georgian era, 1714-1830]의 것들보다는 장식이 과하고 식물, 특히 포도 장식이 많이 쓰였고요. 티포트에 포도잎 장식이 보이죠? (같은 시대 미국의 실버 웨어들은 영국 것보다 더 요란한 장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후 에드워드 시대[Edwardian era, 1901-1910]에는 복식과 인테리어와 물건들의 디자인이 다시 가뿐해지고 우아해집니다.   

 

 

 

 

 

 

 

 

 

뚜껑도 찍어 봅니다.

옛날 간판에서 보던 장식적인 손글씨체. 

 

 

 

 

 

 

 

 

 

티백이 40개씩 든 은박 봉투가 모두 여섯 개 들어 있습니다. 잘게 나눠 놓으니 좋네요.

 

 

 

 

 

 

 

 

 

흔하디흔한 종이 재질 티백이고 두 개씩 붙어 있습니다. 대용량 저렴한 홍차이므로 아무 불만 없습니다. 우리고 난 종이 티백은 묵혔다가 가드닝 할 때 비료로 쓸 수 있어 영국인들은 고급 나일론 티백보다 종이 티백을 선호합니다.

 

개봉하면 밀폐용기로 옮겨야 합니다. 찻잎은 냄새와 습기와 열기가 적은 곳에 보관해야 하니 부엌에는 두지 마세요.

 

 

 

 

 

 

 

 

 

잘게 분쇄된 잎이라 역시 먹음직스러운 진한 탕색이 나옵니다. 밀크티용이 아닌 차를 우려 우유를 부으면 반쯤 투명한 흐리멍덩한 색이 나와요. 들깨 풍미 농후한 스리랑카산 분쇄[CTC = crush, tear, curl] 홍찻잎 100%입니다.

 

머그나 찻잔에 직접 우릴 때는 100˚C로 끓인 물을 붓고 향과 열이 달아나지 않도록 뚜껑 덮은 뒤 최소 3분은 우려야 합니다. 2g밖에 안 되는 티백이라서 저는 찻잔받침이 딸린 용량 적은 일반 찻잔에 우렸습니다. 냄비에 물, 우유, 설탕, 향신료 등을 넣고 끓이셔도 됩니다.

 

우린 티백은 젓가락이나 티백 스퀴저로 알뜰하게 쥐어짜 마지막 '엑기스' 한 방울까지 모두 얻으세요. 우유가 쓴맛, 떫은맛, 다 덮어 주니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밀크티용으로 나온 거니 다 우린 뒤에는 우유를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웬일로 홍차 불모지 한국에 이런 대용량 깡통이 다 들어왔나 -

밀크티 유행 덕인 듯합니다. 요즘 홍콩식, 동남아시아식, 일본식, 인도식, 영국식 밀크티 많이들 찾잖아요. 밖에서 밀크티 자주 사 드시는 분들은 이 제품 사다가 집에서 이렇게저렇게 실험해 보시면 좋지요. 가성비가 아주 좋아 실험용으로 막 낭비하기 좋습니다. 마침 홍차 마시기 좋은 계절이 되었고요. 높이 약 24cm, 지름 약 17cm의 큰 깡통이라서 영업집이나 차 애호가 분들 가정에 장식용 오브제로 써도 좋겠습니다. 자자자, 동나기 전에 어여 하나씩 집어오세요. (→ 틈만 나면 홍차 전도.) 값도 싼데 깡통도 예쁘고 차맛도 괜찮아서 저도 하나 더 사러 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