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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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영국 2006 - 이(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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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2021. 12. 31.

 

 

 

우표 크기 35×35mm.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찹쌀떡을 먹고 있는데

떡 속에서 땅콩 한 알이 느껴지는 겁니다.

팥과 밤만 든 떡이라는데 웬 땅콩이 있..

 

 

 

 

 

 

 

 

 

으아악!

내 이였어?!

 

크라운 씌운 아래턱 어금니가 뿌리만 남긴 채 뚝.

 

옛 시절의 접착제는 요즘 것처럼 좋지 않아 균이 한번 크라운 속으로 침투하면 속수무책으로 이를 썩게 한다는군요. 칫솔도 닿지 않으니 충치균이 무럭무럭. 썩을 대로 썩었다가 윗부분이 통째로 떨어져 나간 겁니다. (다시 보자 금니빨)

 

치과 자주 다니고 한 달 전에 스케일링 했는데도 잡아내질 못 했어요. 크라운 씌울 때 신경치료를 잘 해놔서 통증도 전혀 느끼지 못 하고 있었고요.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발치. 

아니 내가 지금 나이가 몇인데 임플란트를 하냐;;

나이 오십도 안 돼 임플란트 하신 분 계세요?

저 절망하지 않게 손 좀 들어 주세요. 흑흑.

 

발치 후 항생제 복용으로 그간 정성껏 가꾸었던 장내 유익균 미생물 숲 도로 다 파괴시키고

이 좋은 파티 시즌에 유동식으로 연명. 이런 불운한 사람이 또 있습니까. 으흐흑.

 

그런데,

발치를 하고 나면 상처 부위 덧나지 말라고 구강소독액을 내복약과 함께 처방하잖아요.

 

크리스마스에 크리스마스 음식도 못 먹고 식은 죽과 수프만 먹으며 한탄하고 있는 단단에게 이 구강소독액이 뜻밖의 위로를 주는 겁니다.

 

"어라? 이거 크리스마스 정향clove맛 난다! 크리스마씨해!"

(→ 긍정의 끝판왕)

 

한 해의 마지막 날 푸드 블로거인 단단은 어느 누구보다 치과 의료인들께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세계 구석구석에서 남의 입 속 구석구석 살피며 구제하고자 애쓰시는 치과 의료인 여러분,

 

씹게 해주셔서 캄사합니다.

먹고 살게 해주셔서 캄사합니다. 

 

사는 동안 복 받으시고 천수를 누리다 잠자듯 편안히 천국 가소서.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