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발자취(年代記)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2. 1. 19. 19:24

전시장에서. 통인화랑 제공.

 

 

건축함그 회화 언어의 물음들

 

 

김형관 작가는 집-공간-거주의 경험으로 감지해온 삶의 깨달음을 회화의 언어로 탐구하는 화가이다. 그가 작업에서 주목한 것은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건축이 아니며 정서적 거주의 상태로서의 건축도 아니다. 여기서 짚어 나가야 할 것은 바로 회화에서 다뤄질 건축의 본질, 건축함에 대한 것이다. 현실에서 기하학적 형태는 공간의 질서를 간결하게 표명하나, 회화에서의 단순함은 오히려 현실에서 규명될 수 없는 추상적 세계를 담아 보인다.

 

 

유리건물2(Glass building2), 120×120㎝ Acrylic in wood, 2017.

 

 

여기에는 불가능한 다면체 공간, 질서 밖의 공간, 사물의 공간성과 단순화되지 않는 여러 공간의 가능성이 실험된다. 그가 상상해 왔던 공간의 형태는 실제로 살아가면서 실패한 공간, 혹은 불가능한 공간으로 사라졌을 터인데, 이 실현되지 않은 공간이 오히려 건축함을 질문하며 회화의 언어로 되살아 난 격이다.

 

현실에서의 불가능함은 예술에서 더 집요하게 본질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색과 선이라는 회화의 근본 요소는 건축의 한계와 규범화된 논리를 무너뜨리며, 건축함의 본질을 욕망해 보인다. 그리하여 회화에서 건축함은 가능성의 범주 너머, 질서의 세계 밖에 존재하는 공간을 함께 응시한다.

 

 

벽돌집(Brick house), 60×60㎝, Acrylic on wood, 2017.

 

여기서는 다면체를 구획하는 윤곽선이 뒤섞이고, 공간이 색으로 재분할되며 시공간의 얽히는 등 모순된 건축함마저도 탐구된다. 건축함에 대한 접근은 시각이 압축된 2차원의 입면도와 평면도로, 여기서 더 간결해진 사물의 형태(프레임)에서도 다뤄져 왔다.

 

이 창틀의 형태는 집의 경계에서 관찰된 프레임으로, 비어있는 프레임 그 자체로 차원을 머금은 사물이자 동시에 공간의 안팎을 매개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회화에 놓인 프레임은 단색의 평면 그 자체를 안과 밖의 세계로 확장시킨다. 이 프레임을 매개로 가까움과 멂, 깊음과 얕음의 공간이 서로 낯설게 맞서는 상황도 일어난다.

 

 

=계단(Stairs), 60×60㎝, Acrylic on wood, 2017.

 

 

수많은 프레임에 담기듯 건축함은 공간의 경계를 다루는 일과 같다. 근대건축의 기능주의적 사고는 오늘날 우리가 거주하는 공간을 주도적으로 재편성한다. 그 경계에서 방이 탄생하고, 창과 벽이 견고히 들어선다. 분절된 경계들 사이를 구축하는 계단, 복도와 같은 사이의 공간들도 있다. 작가의 최근작은 이러한 사이의 공간에 위치한 난간에 시선을 둔다.

 

앞선 창문의 프레임이 폐쇄된 구조 안팎으로 세계를 반영해 보인다면, 난간은 반쯤 공간을 점유하면서 나머지는 환경으로 열린 구조를 취한다. 그는 다소 애매해 보이는 난간이 구축하고 있는 건축함에 주목하는데 이는 그 자신의 거주로부터 접근된다. <=심소미 독립큐레이터-회화에서의 건축함에 대한 소고 >

 

 

전시엽서. 통인화랑 제공.

 

전시=김형관 ‘BRUSH PAST’초대전, 823~9102017. 통인옥션갤러리(TONG-IN Auction Gallery)

 

 

전시전경. 통인화랑 제공.

 

 

◇김형관(KIM HYUNG GWAN)

2006 MFA. Fine Art, Goldsmiths College, UK. 1998 MFA.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1995 BFA.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개인전

2017 Brush past, 통인옥션 갤러리, 서울.

2015 WINDOWS, 갤러리 로얄, 서울.

2014 LINEHOUSE, UNC갤러리, 서울.

2012 LIGHTHOUSE, 갤러리 소소, 파주.

2010 Long Slow Distance, 빛 갤러리, 서울.

Long Slow Distance, 갤러리 보라, 서울.

2009 Afterglow, 갤러리 소소, 파주.

2008 Long Slow Distance, 눈 갤러리, 서울.

Long Slow Distance, 코리아아트센터, 부산.

2007 Long Slow Distance, Toilet Gallery, Kingston, UK.

Long Slow Distance, 갤러리 소소, 파주.

FOuR PAINTINGS, sadi윈도우갤러리, 서울.

2003 Void of Representation, 한전 플라자 갤러리, 서울.

1996 Drawings and Photographs, 윤 갤러리, 서울.

 

권동철, 1182022,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