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권동철(權銅哲) 2015. 6. 18. 11:07

 

화가 조향숙

 

 

 

 

목단화. 뜨락을 내려서면 꽃 앞에서 환하게 웃으시며 이리오라손짓하던 어머니 웃음을 닮았다. 아이의 두 손으로도 모자란 만개한 목단의 환희는 유년의 마음에 숭엄(崇嚴)한 자태를 심어주었다. 은은하게 여성미 풍기는 파스텔 블라우스와 따뜻한 꽃이 어울려 자연스럽고 세련된 분위기가 조화로운 도심 어느 한 정원에서 작가를 만났다.

 

어릴 때 할머니를 따라 절()에 간 적이 있었다. 처음 본 부처상, 탱화 등이 어린마음엔 무서웠었다. 그러나 미술을 하면서 불교그림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종교적인 마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집안 어른신의 염원(念願)이 컸을 것이라했다.

 

 

 

 

 

    TO FIND LOST TIME, 40×70Woodcut and Serigraphy on Chine Collé, 2011.

 

 

 

작가는 내 그림 속 불상이나 보살이라기보다는 나의 어머니이고 나아가 모든 사람의 어머니의 마음이라고 여긴다고 했다. “불상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원만한 모습이다. 그래서 불교적인 도상(圖像)을 차용했다고했다.

 

나의 작품은 완전한, 구원의 인간상을 꿈꾸는 것이다. 바로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마음이다. 때문에 불상 그 자체가 아닌 작품의 이미지에서 일어나는 내면의 심화(深化)를 가정이나 일터 등 일상의 주변에서 공유하고 싶었다. 물론 그것은 자아의 발견과 맞닿아 있다.”

 

 

 

 

 

    심우(尋牛),90×60,종이위에 실크스크린,2008

 

 

 

진정한 를 인식하는 수행

작가는 좋아하는 대표적인 불상으로 돈황석굴 벽화를 꼽았다. “색채라든가 선의 형태 등이 굉장히 회화적이다. 내가 꿈꿨던 욕망이 절제된 완전한 인간상의 모습에 가까웠다고 했다.

      

그리고 심우도(尋牛圖)를 들었다. 중국의 북송시대 곽암선사가 지은 선() 수행을 위해서 그림으로 표현된 심우도혹은 십우도는 소와 목동이 등장하고 소는 잃어버린 참된 자아에 비유되고 목동은 참된 자아를 찾는 자신을 비유한다. 자성(自性)을 찾는 것이 심우의 가장 핵심적인 사상이다. 진정한 본래의 나를 인식하는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수행은 결과가 아니라 수행해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 나의 심우도에서는 수행자(동자)가 본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관찰자(또 다른 나)를 설정함으로써 수행자와 관찰자를 대비시켰다.

 

이러한 이중적 구조를 통해서 현실과 상상력의 세계, 시간과 공간, 타인과 나를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인 꽃, 본성의 상징인 소와 동자, 여인을 통해서 현실에 접근하고자했다. 이와 아울러 를 어떻게 찾아 가야 할지를 투명한 중첩공간으로 표현하였다.”

 

 

 

   

    TO FIND LOST TIME,40×90,2011

 

 

 

순수 흔적을 찾아가는 힐링의 시간

목판화(木版畵)는 신체성이다. 나무와 사람이 완전한 동화((同化)가 됨으로써 형태를 찾아간다. 그 기억의 여로(旅路) 흔적이 생동으로 넘치는 작품이 되는 것이다. “작업은 그야말로 순수 그 자체이다. 흔적을 찾아가는 시간과의 싸움으로 치유의 시간을 제공해 주는 힐링(healing)”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외길 인생이라 하지 않느냐. 화가의 길도 그러하다. 다만 작가로서 희망은 좀 더 폭넓은 주제와 방법으로 자유자재의 조형성을 작업하고 싶다. 무엇에 구애됨이 없이 완전한 자유의 세계에서 놀고, 즐기는이라고 말했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711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