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권동철(權銅哲) 2015. 6. 19. 09:36

 

서양화가 강인주

 

 

 

청정한, 큼직한 잎들이 바람에 흔들렸다. 키 낮은 담벼락 질서정연하게 쌓인 기와는 가지런히 세월의 이끼를 품고 정숙한 듯 서 있었다. 어느 한 시절 고택(故宅)의 단란했을 가족처럼 불현 듯 삶의 자취가, 유년의 향수를 떠올리게 했다. 경남 김해 낙동강 하구 가까운 마을에서 작업하는 화백을 서울 인사동에서 만났다.

      

그의 ‘The Sound‘는 최근 주목받는 연작으로 동화(童話)의 세계와 어우러진 자연의 소리를 담았다. ()은 변화무쌍한 것. 누구나 자신만의 감정충족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표현하기 바랄 것이다. “나의 그림을 보고 진정한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작가마음이다.

 

나는 자연의 소리를 표현하는 것이 참다운 것이라고 믿는 화가이다. 내 마음으로 고향을 보듯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는 것이 진정한 자연의 소리라고 했다.

 

 

 

   

 

 

◇아! 어머니

인종과 피부색을 넘어 영원한 이름 어머니. 화백의 작품 어머니는 유년기억 가슴에 꽂혀있는 사연이다. “강을 사이에 두고 저편이 외가 집 마을이었는데 6.25전쟁 후 외가마을에 병이 돌아 친정에 가지 못하셨다. 어머니는 나를 업고 날 저문 강둑에서 건너편을 보고 소식 궁금해 하고 안타까워하셨다. 그런 어머니 말씀과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는 그림을 말고는 다른 것을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그림만이 전부였던 젊은 시절 가난이라는 말조차 사치스러울 정도였다. 그림을 팔아 생계를 꾸려간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 어머니는 홍합을 팔아서 내게 물감을 사주셨다. 그것이 천만번 말보다 더 시린 교훈이 되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뇌 그러나 그림을 알아서 또한 감사하다

화백은 생각을 늘 긍정적으로 한다고 했다. 삶이란 먼지가 되어 가는 것. 빈 수레로 덜컹거리며 가겠지만 정신은 살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캔버스 앞에 돈도 명예도 필요 없고 진정한 나를 끌어내는 것이다. 내 뼈 속에서 물감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그림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화가도 식은 라면국물에 찬밥을 한 번 말아 먹어 본 다음 화가의 길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사람들은 꽃을 보며 아름답다지만 꽃은 그 꽃을 피우기 위해 폭풍한설 겨울을 이겨온 것이다. 그림도 마찬가지이다. 그림은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를 보여 보여주는 것이다. 무엇을 의도하였다는 것보다 작품을 해놓고 나면 내 마음의 줄기를 작품이 담고 있는 것이다.”

 

 

 

 

 

 

      

 

화백은 예술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고뇌다. 배가 고파 짜장면 한 그릇을 먹고 싶지만 그러나 막상 그림을 팔아 돈이 생기면 물감을 먼저 사는 것이 화가의 길이다. 그러나 그림을 알아서 또한 모든 것이 감사하다. 그것이 바로 고뇌가 주는 행복감이라고 전했다.

 

그림을 그려놓고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더 물어보고 마무리하는 습관이 있다는 그는 앞으로도 건강하게 그림을 그리고 싶다. 화가는 그림 속에 살고 그림으로 평가받는 존재라고 덧붙였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71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