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늙은도령 2012. 10. 11. 01:10

안철수 후보의 캠프에 전격 합류한 송호창 의원의 인터뷰와 백분토론에 나온 금태섭 대변인을 보며 기성 정치세력으로 발전하는 안철수 진영에 대해 한편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가나, 다른 한편으로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유감스럽기만 합니다.

 

 

송호창 의원은 “모두가 유죄인 곳에서는, 아무도 유죄가 아니다”라는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진영 논리를 따르는 구시대 정치가 문제라면, 진영 논리를 따르는 구시대 정치에 몸담은 모든 정치인들이 문제가 아닐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현 시대가 “인간의 발전은 일종의 연대기적인 불공평성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왜냐하면 나중에 오는 자들이 그 선행자들의 노동으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지 않고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헤르젠의 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선행자(앞선 세대)가 나중에 오는 자들(후세대)의 자산마저 미리 끌어다 쓰는 형태로 인간의 발전(성장)이 이루어지는 현재의 세계에 대한 문제의식과, 그 책임의 대부분이 정치에 있기 때문에 구시대의 정치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을 바꾸려면 결국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점에만 집착해 진영 논리라는 구시대의 정치를 모두 유죄라고 판결하면, 구시대 정치에 참여한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구시대 정치에 몸담고 있는 정치인이 합류할 때마다 안철수 진영은 논리적 모순에 빠져들 수밖에 없음도 알아야 합니다.

 

 

당장 송호창 의원이 진영 논리에 따라 구시대의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인데, 그리고 결국 우리는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자신을 기성 정치권으로 끌어올렸으며, 그것에 의해 안철수 후보를 국감에서 방어할 권력을 쥐게 된 것은 생각하지도 않는단 말입니까?

 

 

게다가 “권력은 그냥 행동하지 않고 제휴하여 행동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 조응한다”고 말한 한나 아렌트의 말이 사실이라면, 의원님의 ‘결국 우리는 하나가 될 것이다’라는 말도 같은 의미로 읽혀지는데, 구시대 정치 전체에 유죄 판결을 한 상태에서 대체 누구와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까?

 

 

물론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백분토론에 나온 금태섭 대변인의 말로 대체할 수도 있겠지요, 안철수 후보를 국민이 불러냈으니 그것도 국민이 정해줄 것이라고.

 

 

헌데 그 국민은 안철수 지지자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야권 단일화에서 안철수의 승리를 원하는 지지자를 말하는 것인지요?

 

 

어떤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같은 국민이 아니며, 불의한 권력과 그에 기생한 자들과 집단에 대한 역사적 단죄가 이루어지는 것이 정치 개혁보다 우선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구시대 국민인지요?

 

 

아주 작은 영역에서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저는 이들을 지적검증이 불가능한 1%라 합니다)의 토의에서 나온 얘기면 최고의 선택이 되는 것인지요?

돈이 되는 것은 반드시 전문화되고, 소양 없는 학위만큼 재앙이 없다는 현자들의 말은 혹시 아시는지요?

 

 

구시대 정치를 모두 부정하면 미래 정치에 대한 비전은 선점할 수 있겠지요.

혹시 안철수 진영에서는 미래의 한국을 이끌어갈 국민들을 무료 백신의 혜택을 받았거나 ‘안철수 재단’의 도움을 받을 사람(또는 소비자)들로 보는 것은 아닌지요?

 

 

현재의 불평등이 심하고 부조리와 반칙이 넘쳐난다고 해도 그런 것들로부터 이익을 얻는 자들은 전체 국민 중 겨우 1%, 많게 봐도 5%에 속하는 사람들입니다.

 

 

기존 정치권을 배제하고 삼성동물원과 LG동물원 같은 재벌들을 모두 다 유죄로 규정해놓고 출발하는 것은 덧셈의 정치도, 뺄셈의 정치도 아니며, 가장 폭력적인 배제의 정치경제학입니다.

 

 

특히 배제의 정치의 경우 그 당시의 일반적인 추세(보통 상식이라 합니다)를 벗어나기 일쑤인데, 그럴 경우 기존 정치권에 속한 사람들은 잠시(또는 이익을 챙겼으므로 영구) 퇴장만 하면 될 뿐, 그들이 자행한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 받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행태로 볼 때, 그들은 권력 이면에 존재하는 그림자 권력으로 남아 존재하나 보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고요.

그것이 분명한 현실임을 인류 역사가 말해주는 데도, 유토피아를 이룰 수 있다는 메시아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것 역시 넘어설 수 있는 작은 장벽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국민들이 모든 것을 정해줄 것이라 말하는 것은 아무 것도 정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과 같고, 설사 많은 국민들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도 그것만이 민주주의를 대표하지도 않습니다.

 

 

다수결 원칙을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만의 유일한 덕목은 아닙니다.

나치도, 이명박도 다수결 원칙에 의해 최고 지도자에 오른 정치인들이 아닙니까?

 

 

기존 정치를 통째로 부정하는 것은 늦은 출발을 일거에 만회시켜줄 수 있는 논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 현실적 기반이 너무나 빈약하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기대는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더욱 무서운 사실은 달콤한 미래에 대한 희망에 매달리면 현존하는 눈앞의 가공할 탄압과 착취에 대한 공포를 무감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신은 항상 승자와 함께 하지도 않으며, 계속된 성공은 자신의 신념과 행태를 종교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후보 단일화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말은 3자 대결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또는 여론조사가 그렇게 나오면)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는 생물이니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기존 정치권의 레토릭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말장난 같기만 하고요.

 

 

안철수 진영에 합류한 송호창 의원님(과 금태섭 대변인)이 무엇보다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이것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보시를 바랍니다.

지금 당신들이 하고 있는 말이나 행태가 덧셈의 정치가 아닌 뺄셈의 정치요, 당신들이 그렇게도 비난하는 가장 구시대적인 방식인지 되돌아보시길 바랍니다.

 

 

디지털 시대의 삶과 정신에도 음과 양이 공히 존재하고 있듯이.

유료 백신에 대한 무료 백신의 보급처럼, 누군가의 성공은 누군가의 패배를 의미하기도 하듯이.

 

무엇보다도 안철수씨는 '입진보' '포장만 개혁'일뿐 사실상 보수에 가까운 사람이고 그런 궤적을 밟았어요...절대 제대로 할 사람이 못되는고로...개혁 진보세력은 '결코' 착각하거나 끌려 다녀서는 안됩니다. 잘해야 '정몽준'정도의 애매모호한 사람이고 그 주변은 온갖 협잡꾼(김성식이 누굴까요? 과거 한나라당에서 겉으로만 깐죽거리며 '쇄신'을 외쳤지만,남경필처럼 결국은 하나도 못밀어부치고 끌려다니던 사람이죠...)으로 득시글 거린다는 거...잊지 마시고...잘 읽었구요...^!!^
네 알겠습니다. 참고할 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