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늙은도령 2012. 10. 12. 20:00

인터넷 네트워크와 SNS에 대한 평가는 학자마다 다르고 현재와 미래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도 다양한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문제에 천착한 닐 포스트만이나 니콜라스 카는 인터넷과 SNS 등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지만, ‘집단지성’과 ‘다중’의 탄생 등 정치적 가능성에 대해 천착한 레비나 네그리와 하트 등은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

 

 

부정적 견해를 가진 학자들의 공통점은 인터넷 네트워크와 SNS의 융합이 바보상자인 텔레비전의 바통을 이어받아 생각하는 존재로써의 인간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점에 있다.

 

 

특히 그들은 인간의 뇌가 TV와 인터넷, SNS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고 이리저리 사이트를 옮겨 다니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사물의 이면을 보는 사고와 지적 능력이 퇴화한다는 것에서 그 근거를 제시한다.

 

 

보고 듣는 만지는 것과 생각하는 것 사이에 파편화된 이미지의 홍수와 각종 정보의 범람이 자리하면 깊은 생각을 요하는 추상적 사고력이 퇴화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식마저 검색하는 세상에서 뇌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단편적 지식의 총합들로 이루어진 빠르고 거친 사고만이 인간을 지배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반면에 긍정론자들은 극소수의 수중에 부와 권력과 기술이 집중된 현실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다중에게 서로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 것은 인터넷 네트워크와 SNS의 결합만이 최적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뇌 기능의 퇴화와 사고력의 저하도 다양한 개인과 집단이 만들어내는 필터 작용과 첨삭 기능에 의해 얼마든지 최고의 지혜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인간의 환경이 빛보다 빠른 속도의 경쟁에 있다면 뇌의 진화도 인터넷 네트워크와 SNS의 활용에 최적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는 생물학적 주장도 일정한 설득력을 가진다.

 

 

정치학과 경영학 및 과학기술의 발달로 지구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내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거대한 ‘제국’에 대항하려면, 그 존재 방식이 수없이 연결되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서로 다른 사람들의 공통적 연대 외에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소통하고 다투며, 즉흥적이면서도 공통의 정서와 가치로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정체 불명의 떼들을 막는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제국’에 대한 ‘대항권력’으로써의 다중이 현재의 정치권력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 그들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인류의 삶은 지금보다도 훨씬 민주적이고 보편적일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

 

 

모든 이들이 정책 구상과 수립 및 집행에 참여할 수 있다면 0.1%의 수중으로 갈수록 심화되는 모든 불평등의 근원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은 꿈이 아닐 수도 있다.

 

 

거의 모든 방송이 현재의 권력에 치우쳐진 상황에서 인터넷 네트워크와 SNS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18대 대선이 제국적 권력과 다중 사이에 존재하는 거대한 간극을 줄일 수 있는지, 어쩌면 인류사적 관점에서 내리는 그 첫 번째 판결이 될 수도 있다.

 

 

인터넷 네트워크와 SNS의 결합, 그것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질곡을 극적으로 종식시키는 보석 같은 것이 될 수도 있고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문제는 조금이라도 시대의 정신과 요구에 부합하는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하고, 합의된 것들에 대해 스스로 실천하는 강한 의지에 있으리라.

 

 

그 정점은 당연히 투표 행위의 실천에 있다.

18대 대선에서 다중을 대표하는 최적의 후보가 대한민국의 운전대에 앉기를 바라며, 예전에 써두었던 글의 일부를 마지막으로 남긴다.

 

 

“꿈꾸면서도 외치지 않는 자에게 용기를, 지켜보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자에게 투지를, 결말을 상상하면서도 처음에 저항하지 않은 자에게 결단을, 현실의 한계에 짓눌려 침묵하는 자에게 참여를, 개인의 자유와 견해의 다름을 주장하는 자에게 연대를, 그리고 모든 이들이 죽음에 이르러 마침내 내려놓을 고뇌의 여정과 대가 없는 평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