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늙은도령 2012. 10. 18. 16:49

MB정부와 집권 여당이 통치했던 지난 5년에 이르는 기간은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경제력 집중이 심화됐으며, 소득불평등은 임계점을 넘었고 자살률은 세계 최고에 이르렀으며, 각종 범죄의 증가율은 높아지고 노동자들은 생존선 이하로 추락했으며, 출산을 꺼리는 경향이 갈수록 확대되고 후대에게 올바른 판단의 기준이 되는 역사는 왜곡되고 퇴행했습니다.

 

 

게다가 보수 정권의 자랑이라던 국방은 ‘노크 귀순’의 전설을 몇 번이나 남겼고, 노무현 대통령 정부에서는 북한의 NLL 침범을 격퇴시켰는데, 우리의 영토인 NLL 이남에서 천안함이 폭침됐고, 연평도가 포격을 당했습니다.

 

 

집권 여당의 대표는 연평도 포격 현장에서 보온병과 포탄을 구별하지도 못했고, 대통령이라는 국방의 수장은 출처도 없고 증거도 없는 집권 파트너인 여당의 NLL 논란에 가세해 연평도를 방문해 죽음으로 영토를 지키라 했습니다.

 

 

전쟁 자체가 일어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지도자 된 사람의 임무라면, 자신의 무능으로 인해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니 사병들은 죽을 각오를 하라는 것인지, 그 가볍고 즉흥적이며 정치개입적 언동이 가히 신화적이지 않습니까?

 

 

그나마 지난 5년의 기간 동안 대한민국을 지옥처럼 만들어놓은 당사자들 중에 하나가 집권 여당임을 상기시켜주어서 계속된 최악의 악수 끝에 그나마 까먹기 쉬운 정수 하나를 두기는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전세계 어느 국가라 해도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는 대선이라 함은 공적인 권력을 독점하고 수백 조에 이르는 세금을 집행하는 현 정권과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이 핵심 주제입니다.

 

 

그들이 그 막강한 힘으로 나라를 잘 이끌어갔으면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고, 그들이 못했으면 새로운 정당(또는 정당 간 연합)이 정권을 탈환하거나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과거를 현재와 연결하고, 현재를 미래로 이어나가는 인류 역사의 근본 법칙이며 하나의 국가와 국민을 책임지는 집권 세력에 대한 불변의 정치 명제입니다.

 

 

헌데 어느 순간부터 대한민국의 18대 대선에서는 현 정부와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의 목소리가 부수적인 것으로 전락했습니다.

 

 

그 시점이 바로 안철수 후보가 현재의 정치를 구태정치라 하면서 현 정부는 물론 집권 여당과 범야권마저 극복의 대상으로 묶어버림으로써 비롯됐고, 그 바람에 모호한 미래정치만 논할 뿐 책임정치에 대한 논쟁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러니 대선 쟁점이 ‘망자의 대결’에 휩쓸려 지난 5년간 현 정권과 집권 여당의 횡포와 부패한 정치에 희생당한 국민들의 피눈물은 어디서도 그 대가를 찾을 방법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부패한 정치권에 대한 개혁도 이익을 독점하는 재벌들에 대한 경제민주화도 헌법에 충실하고 기존 법률과 제도를 제대로 적용하고, 각 부처가 법률과 국민의 눈높이에서 일을 처리한다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한 명의 대통령의 의지와 언행의 투명함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노무현 정부 때 기득권들의 융단폭격에 좌절된 4대개혁 입법만 제대로 이루어졌으면, 이루어진 입법이라도 제대로 지키도록 만들었으면 이명박 정권과 집권 여당의 실정도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현 정치권을 한 묶음의 청산대상으로 치환해 버리면 지난 5년간에 실종된 책임정치에 대한 엄정한 단죄는 어떻게 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처절하게 저항했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잘못된 일에 대한 단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후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단 말입니까?

 

 

안철수 후보님, 당신의 정치개혁과 경제민주화 의지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나 후보님이 정치적 동력을 얻기 위해서 기존의 정치를 싸잡아 무시해버리면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후보님의 정치 행보를 옭죄게 만들 것입니다.

 

 

정녕,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고 싶다면 잘못된 것부터 바로 잡는 것이 우선입니다.

지금껏 헌법이나 법률, 각종 조례와 시행령, 제도가 부실하고 형편없어서 21세기의 대한민국이 이렇게 개판이 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사람의 인성이고 실천 의지이며, 평등의 중요성을 확실히 믿고 실제로 얼마나 구현해내느냐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입니다.

지금껏 각종 학문과 기술들을 총동원해 구축된 시스템도 그것을 악용하는 자들에 의해 견고해진 것이지 그것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사람들에서 의해서 막강해진 것이 아닙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5천 달러 이상의 나라라 해서 반드시 좋은 국가가 아니고, 국민의 삶의 질도 높아지는 것이 아님은 1인당 국민소득 대비 불평등이 높은 미국과 영국에 비해서 사회적 불평등이 낮은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같은 나라가 모범적인 국가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50개 국가의 연합국가와 같은 미국 내에서도 각종 불평등 지수가 높은 뉴욕이나 LA의 행복 지수가 낮은 반면에, 뉴햄프셔, 미네소타, 버몬트, 메사추세스, 유타, 노스코타처럼 각종 불평등 지수가 적게 나오는 주들의 행복 지수도 높게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국민은 물론 가족 간에도 차이를 만들고 불행을 야기하는 각종 불평등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자들과 기득권 세력들을 벌하지 않으면,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만큼 벌어진 각종 불평등 해소는 불가능한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당장 18대 대선에서 고칠 수 있는 것부터 합시다.

디지털 소통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시다면 안철수 후보가 민주통합당에 있던 밖에서 독자적 세력을 구축하던 간에 무엇이 차이가 있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지난 5년간 과거 독재자의 망령까지 되살려 내고 있는 현 정부와 집권 여당부터 심판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 다음에야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고 뭔가 심대한 계획을 시작하더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국가 정상간 회담내용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어느 나라와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겠으며, 당장 이명박과 부시 간의 정상회담 대화록도 들여다보자고 요구하면 다음 정권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이런 몰지각한 정치공세를 막으려면  결국 정권교체가 먼저 아니겠습니까?

 

 

신북풍을 야기하는 것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열람이 불가능하며 증거도 증인도 없는 상태에서 국가의 신뢰도만 떨어뜨리는 말도 안 되는 NLL 논란에 대해서 모든 언론과 방송이 앞 다퉈 다루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그 실현 가능성을 예측할 수도 없는 모호한 미래 얘기만 하시렵니까?

 

 

가만히 있어도 모자랄 판에 이명박이 얼씨구나 하면서 연평도를 방문할 수 있었던 이유도 안철수 후보가 기존의 정치권 전체를 청산해야할 구태정치로 전락시킨 것에 일말의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