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늙은도령 2013. 4. 9. 00:52

전세계를 1%의 수중에 넘겨준 신자유주의가 2008년을 정점으로 일거에 무너져 내린 지 5년에 이르는 오늘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함께 신자유주의의 쌍두마차였던 대처 영국 총리가 타계했습니다. 이로써 신자유주의를 대표했던 정치경제의 4대 거인인 하이에크와 프리드먼, 레이건에 이어 유일한 생존자였던 대체 총리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습니다.

 

 

하이에크의 명저인 『자유에의 헌정』 또는 『예속으로 가는 길』에서 영감을 받은 대처는 대영제국의 영광이란 과거의 기억 속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져 내리던 영국을 살려낸 ‘철의 여인’으로 불렸습니다. 그녀는 하이에크의 주장대로 재정지출 삭감, 공기업 민영화, 산업 재편, 규제 완화, 경쟁 촉진, 고용유연화 같은 신자유주의 정책들을 밀어붙였습니다.

 

 

                                  

                                                                                     연합뉴스에서 인용

 

일명 ‘대처리즘’으로 불리는 이런 정책들은 고비용·저효율의 전형으로 불리던 영국의 경제를 일거에 뒤집어버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전세계 모든 지역에 있는 식민지로 해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영국이 1976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추락하자 대처는 공권력을 동원해 영국병과 일전을 치렀습니다. 그녀는 파업을 일삼던 노조와의 전쟁에서 승리했고, 11만 명에 이르는 공무원 정원을 축소했고, 50여 개에 이르는 공기업을 민영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공무원과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고 길거리로 나앉았습니다. 이렇게 반대세력들을 무력화시킨 후에 대처 총리는 대대적인 금융개혁에 착수합니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에 오른 레이건과 긴밀한 유대를 형성하며 영국 런던의 금융가가 미국 월가와 함께 세계 금융 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솟게 만들었습니다. 이로써 영미를 중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ㅡ주주와 금융자본주의가 비로소 세계를 지배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당시의 영국은 극도로 침체한 경제에서 탈피해 번영의 기틀을 마련했고 제조업 중심 경제에서 금융경제 중심으로 탈바꿈함으로서 세계 경제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부상했습니다. 특히 영국의 식민지령인 아르헨티나의 포틀랜드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3선에 성공했고 대영제국의 영광의 일부라도 회복하는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정치경제학의 이념삼각형ㅡ한국경제에서 인용 

 

하지만 대처 시절의 성공이 공권력을 동원한 파시즘적 일방개혁이었기에 최근에 들어서는 대처 총리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변했습니다. 그녀가 민영화한 공기업들이 물가 상승의 주범이 됐고,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된 수십~수백만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도시 빈민층으로 화하면서 여러 번의 폭동으로 이어지는 단초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제조업 강국이던 영국이 금융 산업 위주로 재편되면서 각종 분야에서 거품을 형성했고 신규 일자리 창출에 실패해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졌습니다. 2008년에 발생한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런던 금융가가 월가와 함께 악의 축으로 등장했습니다. 이것도 대처의 신자유주의 정책에서 비롯된 최악의 유산입니다.

 

 

특히 복지체계까지 신자유주의 논리를 적용하는 바람에 복지강국 영국의 위상이 형편없이 나빠졌고 이것은 미국에서처럼 사회적 갈등과 파산자 급증으로 이어졌습니다. 대처가 민영화한 공기업들 중 상당수가 다시 국유화되기도 했습니다. 대처리즘은 당대에서 토니 블레어 총리 시절까지 영국의 번영을 이끌었지만 그 번영의 폐해들이 쌓여 작금의 고질적인 경제 위기를 자초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을 대폭 줄인 대처리즘으로 해서 영국의 숙적인 독일이 히틀러 이후로 유로존과 EU를 지배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현재 유럽의 경제위기의 근원을 쫓아가다 보면 대처리즘에 이르는 것도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대처에 대한 평가는 갈수록 나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사도 정치처럼 생물과 같으며 특정 인물의 평가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자신의 몰 모델로 대처 총리를 내세웠지만 대통령에 오른 지금 대처 수상을 가급적 언급하지 않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가족 이외에는 사회와 단체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현실에서 유리된 경제사상에 빠진 한 개인의 일방적 신념은 그가 최고의 자리에 올라 국정을 운영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신자유주의의 파산을 통해 당장의 이익으로 볼 때 손익계산서가 엄청난 플러스를 기록하지만 그것이 수십 년도 지나지 않아 국가 경제 전체가 파산지경에 이를 수 있음을 배웁니다. 당시에는 위대해 보였던 대처리즘(레이거노믹스도 마찬가지. 이명박의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언급할 가치도 없음)이 영국의 미래세대와 약자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었고 그것이 대규모 폭동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반면교사가 됐으면 합니다. 

 

 

                                        

                                                                           연합뉴스에서 인용

 

부의 재분배가 따르지 않는 일방적 성장과 극도의 양극화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 과거의 악령에 불과합니다. 지속가능한 경제를 창출하려면ㅡ창조경제의 핵심이 이것일 수밖에 없기에ㅡ일방에게만 유리하고 거시적 손익계산이 마이너스로 나오는 경제정책을 피해야 합니다. 극단에 이른 대한민국의 분열은 부의 재분배가 너무나 미약해서 각종 불평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량의 빈곤화까지 동반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미 작성을 마쳐 별도의 글로 올리겠지만) 박근혜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역외탈세에 대한 현미경 조사와 추징, 파생상품의 거래세 추진, 대기업들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대한 징벌적 과세와 압박 등은 대단히 중차대한 의미를 지니며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하는 시대적 사명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국가 운영 시스템에 중대한 하자가 생긴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현상은 이명박 정부 5년이 남긴 부작용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정책 의지와 시대의 흐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지금까지의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단 1점의 점수도 주기 힘들지만 이번 정부의 업무보고에서 나온 역외탈세와 파생상품, 대기업 하청업체에 관한 정책 보고가 정말로 현실화된다면 최소한 80점은 드릴 수 있습니다. 브라질 전 대통령이었던 룰라에 대한 평가에 약간의 의문이 있지만 퇴임 시 지지율이 80%대에 이른 것처럼 각부의 정책 보고에서 나온 내용들을 제대로 이행한다면 박 대통령도 비슷한 국민적 환대를 받으며 청와대를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87세를 일기로 타계한 대처 총리를 반면교사로 삼아 지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퇴행을 거듭해온 대한민국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켜보며 우려와 두려움을 떨칠 수 없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기대했습니다, 이 이슈를 꼭 다뤄주실 것이라고.
항상 날카롭고 깊이 있으면서도..
신속한 소식과 분석 감사합니다...

그저 받기만 하고 감사하다는 말 밖에 못해드려서 죄송합니다...
나중에 후배들에게 물려주시면 됩니다.
청출어람 청어람이라 했으니 그렇게 지식은 흘러가면 됩니다.
항상 제 글을 읽어주는 점 감사드립니다.
경제 위기 극복을 이유로 영국 서민들을 가난뱅이로 만든 아줌마로 알고 있습니다

MB나 GH와 비슷한 계열의 인물같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훌륭한 지도자로 인식되는 것 같네요

선진국인데도 영국이나 미국은 자국민에 대해서도 탐욕스러운 자들이 많은 것 같네요
두 나라가 신자유주의의 본산이니까요.
기업 위주의 국정 운영이 기본인 나라입니다.
대처와 레이건이 그중 최고였고요.
신자유주의의 종말 ~~~~도 함께
허허,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도무지 이 땅에선 신자유주의가 꼼짝도 안하네요.
문재인 뽑게생겻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