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받는 남자의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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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한 번은 꼭 먹어봐야 하는 이것 ! 코다리 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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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레시피/엄마의 레시피

2015. 1. 20.

 

2015년이 시작된 새해 첫날이 엇그제 같은데 벌써 달력의 오늘은 1월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 간다.

달력의 숫자가 아닌 체감의 계절은 벌써 봄처럼 따뜻함 마져 느껴지니 시간의 빠름인지 계절의 빠름인지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겠다.

하지만 뱃속의 시간은 여전히 겨울...

배가 고프다.

겨울철 무언가가 땡기기는 하는데 그게 무엇일까? 하는 식탐의 방황이 우연히 시청한 티브이의 한 장면에 나의 영혼까지 빼앗긴채 시선을 사로잡는다.

투박한 양은냄비...지글지글 거리는 빨간 양념...

식사 나왔어요!!!! 라고 외치는 주인장의 목소리와 함께 화면에 펼쳐진 장면은 다름아닌 코다리 조림이었다.

 

와...

 

식사를 주문한 손님들의 짧은 외침과 함께 아무말 없이 뜨거운 밥에 코다리르 살을 척 하고 발라 올려 놓고 한입 베어 물은 모습은 두말없이 나를 시장으로 향하게 하였다.

겨울철 코다리의 제맛은 잘 손질되어 파는 마트표 코다리 보다는 재래시장 한편에서 구덕꾸덕 말린 코다리가 제격이다.

시장까지 가는 길이 불편하고 주차장도 복잡하겠지만 조금 전 본 화면의 코다리는 이런 모든 불편함을 행복함으로 바꾸어 준다.

재래시장에 들어서면 생동감을 느낀다.

하나라도 더 팔려고 분주히 움직이는 상인들.

그속에서 무언가를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고 실랑이를 벌이는 사람들.

하지만 이들도 추위를 피하고자 만든 페인트 박스의 임시 모닥불 앞에서는 서로 정다운 벗이 된다.

따뜻한 믹스 커피 한잔을 들며 추릅추릅 소리내어 마시는 모습은 영화에서 한번 정도 본듯한 낯설지 않은 정겨운 풍경이다.

평소 같으면 이것저것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장을 보겠지만 오늘은 코다리 하나를 목표로 방문한 시장이기에 코다리만 찾아 발길을 재촉한다.

이렇게 코다리를 찾은지 10여분...

의외로 코다리는 생선가게가 아닌 채소가게 옆에서 발견을 하였다.

채소가게 앞에는 할머니가 마늘이며 감자며 이것저것을 빨간 그릇에 올려 놓고 팔고 있었는데 바로 그 가게 옆 기중에 코다리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것이 아닌가?

 

할머니 ...이 코다리 얼마에요?

 

채소가게에서 왜 코다리를 팔아? 이건 내가 먹으려고 몇 일 전부터 말려 놓은 건데...

 

그러지 말고 두어 마리 파세요.

 

지금부터는 화술의 싸움이다. 할머니 기분을 절대로 상하게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깍아서도 안된다. 그냥 저기 기둥에 꾸덕꾸덕 말려지고 있는 코다리가 오로지 목표일 뿐이다.

절대로 안 팔것처럼 퉁명스럽게 말하던 할머니도 할머니의 채소까지 열심히 사면서 코다리를 부탁하는 내 모습이 싫지는 않았는지 결국 두손을 드신다.

 

두마리는 누구 코에 붙일려구? 한손 가져가...

 

한손에는 코다리, 다른손에는 잔뜩 산 채소에 돌아가는 힘이 버겁기 까지 하련만 발걸음 만큼은 가볍다.

아니 이미 머리 속의 냄비에는 코다리 한손이 빨간 양념에 부글부글 조려지고 있으니 혹시나 코다리를 태울까봐 걱정되어 발걸음은 오히려 총총 걸음이다.

오늘밤은 추운겨울을 제대로 만끽하며 행복한 돼지가 되고 싶다.

 

 

 

겨울철 한 번은 꼭 먹어봐야 하는 이것 ! 코다리 조림

 

 

 

 

재료

코다리 한손, 양파 한개, 대파 두뿌리, 멸치 다시마 육수 3국자, 조선간장 한국자, 참기름1T, 다진마늘 2T, 매실청 1T, 고추가루 3T

 

 

 

 

냄피에 양파와 파를 깐다.

이런 저런 많은 레시피로 생선을 졸여봤지만 그 옛날 어머니가 해주셨던 조림이 가장 멋들어진 레시피다.

항상 어머니는 생선을 조릴때 이렇게 채소를 냄비에 깔았던 것 같다.

뭉글하게 채소에서 나오는 즙은 그 자체가 육수가 된다.

 

 

 

 

할머니로부터 어렵게 구한 코다리...

코다리는 머리도 그대로 조린다.

아마 머리에서 나오는 코다리의 육수가 조림의 맛을 더욱 감칠나게 해 줄 것이다.

 

 

 

 

분량의 양념을 만들어 코다리 위에 껴 얹는다.

따로 육수는 필요 없다.

채소에서 나오는 즙과 양념의 간장은 서로 최상의 육수를 만들어 낸다.

 

 

지금부터는 기다림의 시간...

한소큼 크게 끓어 오르면 불을 중약불로 줄여 뭉글하게 20-30분 정도 졸여준다.

물론 중간 중간 국물을 코다리 위에 숟가락으로 올려주는 수고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뜨거운 밥만 준비하면 된다.

 

 

 

코다리의 배를 가르듯이 반을 젓가락으로 쩍 갈라서

뜨거운 밥위에 올려 놓고

행복한 표정으로 그 맛을 음미하면 된다.

정말 맛있다.

밥한공기와 코다리 몇 토막이 순식간에 없어진다.

 

코다리 두마리는 누구 코에 붙일려구?

코다리 두마리는 누구 코에 붙일려구?

 

명언이다.

할머니의 무심코 하신 말씀이 귓속을 맴돈다.

코다리는 두마리로 만들면 안된다. 먹다가 부족하면 화만 돋을뿐...

 

자존심 강한 울집 냥이도 식탁 옆에서 코다리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아마도 나랑 같은 생각일듯...

자존심과의 싸움이 많은 갈등을 일으킬 것 같은 눈망울이다.

내가 냥이었다면?

자존심은 개나 줘버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