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 글/시심 만당

찾는이 2005. 11. 15. 15:32

< 언덕마루 타령>


1


마치, 우리가
알리바바의 도둑처럼
그 봄 빛과 여름의 따사로움을 방기한 채
슬픈 노랫말들을 훔치고 있을 때

때론,
적당히 피곤한
사랑 놀음을 하고 있을 때
그래, 분명 어느 가슴 젊은 문인이 말했듯이
사랑 놀음을 하고 있을 때

혹은.
어쩌다 보내 버린 시간들을 반추하며
부지런히 술잔들을 비우고 있을 때

우리들은 갑자기
구토와 설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새벽의 스산함 속에서도
막막한 산맥의
가로지름에
당황하곤 하였다


2.


우리에겐 언제나
왜소한 그림자 둘, 셋 뒤쫓아 왔고

우리 또한  그림자 없는 자

경멸하곤 했지만
알 수 없는 공포는 늘

그림자와 더불어
엄습하곤 하였다


3.


실없이 기웃거리던 정오의 찻 집을 지나
갑자기 쉬어 빠진 우리의 젊음을 지나
덜그럭거리는
저 소리는
내 소리가 아님에
안도하다가
그 치기 어린 안도에

안도 하다가
갑자기 들려오는 '시간의 경적'

 

사십령 고개를 넘는다.

 

 

      *  1990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