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 sincere(동방의 등불)

동천년노 항장곡(桐千年老 恒藏曲) : 오동나무는 천 년이 지나도 늘 아름다운 곡조를 간직하고, 매일생한 불매향(梅一生寒 不賣香) : 매화는 평생 혹한에 꽃을 피지만 향기를 팔지 않는다. 월도천휴 여본질(月到千虧 餘本質) :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하지 않으며, 유경백별 우신지(柳經百別 又新枝) : 버드나무는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 ☞ 조선 중기 4대 문장가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 ~ 1628)

“문화가 꽃피는 나라” 단군·세종·백범의 원대한 꿈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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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유산

2014. 1. 20.

▶ “문화가 꽃피는 나라” 단군·세종·백범의 원대한 꿈 눈앞에

[한반도 웅비론 2020-미래 비전 새 지평을 연다]

“한글은 문화대국의 가장 큰 자산, 2020년 세계 10대 언어 기대”

“전 세계의 한국어 사용자 수는 남북한 인구와 재외동포를 더해 7700만∼7800만명쯤으로 추산됩니다. 현재 세계 13위 수준인데 지금처럼 한국문화가 널리 퍼져나가고 또 한국어 보급을 열심히 하면 2020년엔 세계 10위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송향근(58·사진)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은 2020년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위상이 ‘문화대국’이란 명칭에 걸맞을 만큼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외대 한국어문학부 교수로 한국어의 세계화에 힘쓰던 그는 2012년 출범한 세종학당재단의 초대 이사장이 됐다. 세종학당재단은 세계 52개국 120곳의 ‘세종학당’을 운영하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한국문화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할 만큼 관심이 뜨겁습니다. 전에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유가 주로 한국에서 일하려는 것이었는데, 요즘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배우는 쪽이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어 수업의 목적이 취업에서 취미로 바뀐 것이죠. 우리도 한국어 못지않게 한국문화 교육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문화가 세계를 휩쓸며 영어가 세계공용어가 된 것처럼 문화와 언어는 불가분의 관계다. 한국어를 세계에 널리 알리려면 한류를 비롯한 한국문화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 송 이사장은 “한국어를 아는 외국인이 늘수록 한국을 이해하는 지한파, 친한파 외국인도 증가한다”며 “한국어 보급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해나가야 할 필요성이 거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어를 담는 그릇이 한글이다. 한글 창제의 원리를 적은 ‘훈민정음 해례본’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창조성과 과학성을 인정받는다. 한국어와 한글은 한국이 지향하는 문화대국의 가장 큰 자산이요, 밑거름이다.

“한 나라의 문화가 체계적으로 형성돼 그 힘이 굳건하면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합니다. 그때에 비로소 문화대국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문화를 다른 나라 국민이 받아들여 정착시키고 새롭게 발전시키면 그만큼 우리의 영향력이 커지고 문화영토도 넓어지는 겁니다. 그게 바로 문화대국이죠.”

송 이사장은 “올해 외국 10여곳에 세종학당을 추가로 세워 문화대국 건설과 문화융성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향근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김태훈 기자원문

[한반도 웅비론 2020-미래 비전 새 지평을 연다] ② 문화산업 육성

20세기 말 대표적인 ‘늙은 나라’로 꼽히던 영국은 1997년부터 ‘창의적인 영국(Creative Britain)’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문화를 집중 육성했다. 그 결과 21세기 들어 세계중심국가로 다시 우뚝 섰다. 영국 하면 높은 실업률과 왕실 스캔들부터 떠올리던 이들이 이제 ‘해리포터’ 시리즈와 웨스트엔드 뮤지컬을 탄생시킨 젊고 매력적인 국가로 영국을 바라본다. 문화가 한 나라의 국운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단적인 사례다.

대한민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고도성장의 신화를 써 세계 15위 경제대국이 됐다. 경제가 개인과 국가의 생존을 보장하는 물적 토대라면, 문화는 그 위에 튼튼한 집을 짓고 구석구석 생기가 돌게 만드는 정신적 자양분이다. 이제 경제대국을 넘어 문화대국을 지향할 때다. 21세기는 문화산업의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현 시점에서 문화의 터를 더 굳게 다져야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한국의 미래가 활짝 열릴 수 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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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인 마음을 사로잡아라!”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문화도 한 곳에만 머물지 않고 계속 옮겨다닌다. 고대 중국에서 탄생한 한자와 유학이 동아시아 등에 널리 퍼지고, 근대 유럽의 과학기술이 전 세계로 뻗어간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유력한’ 문화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의 석학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원동력은 ‘소프트파워(soft power·부드러운 힘)’에 있다”고 말했다. 군사력 같은 ‘하드파워’와 대비되는 소프트파워의 핵심이 바로 문화다. 미국문화가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누리며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미국의 우위가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장차 한국이 문화대국이 되려면 먼저 한국문화를 인기 있는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의 문학과 음악, 미술과 무용, 캐릭터와 게임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세계 다른 문화권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요즘 세계 젊은이들은 아이패드와 스마트폰,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같은 경험을 공유한다”며 “한국문학이 세계화하려면 한국적인 것을 초월해 세계 젊은이가 공유하는 보편적 고뇌와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 문화산업 발전의 엔진, 창의력

문화산업이란 문화적 활동의 결과물이라 할 콘텐츠를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다. 문화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각 분야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끊임없이 내놓아야 한다. 여기서 기존에 없던 참신한 콘텐츠를 구상하고 창조하는 능력이 바로 창의력이다.

서용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후기정보화 사회에서는 이미지나 스토리 등이 부와 권력의 원천이 된다”며 “이러한 원천은 창의력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창의력이 없으면 획기적인 변화도 없다”는 현대그룹 창업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말은 창의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운다. 창의력이야말로 문화산업 발전의 ‘엔진’인 셈이다.

오늘날 한국이 세계에 선보이는 여러 문화콘텐츠 중 단연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것이 게임이다. 2013년 상반기 게임 수출액은 1조5011억원으로 전체 문화콘텐츠 수출액의 57%를 차지했다. 한국 게임산업의 발전 뒤에는 “공부나 하지 게임은 무슨 게임이냐”는 주위의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생소한 분야에서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판 게이머들과 프로그램 개발자들의 노고가 있다.

이처럼 창의력을 지닌 인재를 키우려면 어릴 때부터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하고 장려하는 풍토가 필수적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데이비드 스로스비 호주 맥쿼리대 석좌교수는 “아이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어린이들이 공부 외에 음악 연주 등 자유로운 활동을 맛보게 하는 것이 창의력 향상의 조건”이라고 조언했다.

# “한류도 고급화와 차별화 필요”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 몇몇 한류 콘텐츠가 외국에서 성공을 거두며 한국인의 자부심이 부쩍 높아졌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싸이 뮤직비디오를 본 18억명 중 단 1%만 한국에 관심을 가져도 그 숫자가 1800만명”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문화산업 육성에서 한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가요·드라마 등 철저히 대중문화 위주인 지금의 한류로는 국격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고, 생명력도 짧을 수밖에 없다.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는 여전히 문학 등 고급문화에 쏠려 있다. 캐나다 작가 앨리스 먼로가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자 캐나다 문학이 새삼 세계 문화계의 주목을 받았고 캐나다인의 문화적 자긍심은 한껏 드높아졌다.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한류가 지금보다 더 융성하려면 (대중문화 이외에) 순수예술 분야의 고급 한류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숲 건국대 겸임교수도 “한류를 돈벌이로만 생각하면 연예인 양성이 곧 한류의 전부인 것처럼 돼 격이 떨어진다”며 “유럽 문화를 본받아 전통과 품위를 지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원문

▲ 단군은 민족과 건국의 시조로서 오랜 세월 숭배의 대상이 됐다. 외세의 침략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민족적 자긍심이 고취되었을 때 단군은 자주성과 통합의 상징으로 인식됐다. [자료사진]

[한반도 웅비론 2020-미래 비전 새 지평을 연다] ③ 문화대국

“문화가 꽃피는 나라” 단군·세종·백범의 원대한 꿈 눈앞에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원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는 광복 직후인 1947년 출간한 자서전 ‘백범일지’에서 문화국가론을 제창했다. ‘문화의 힘으로 세계인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백범의 포부는 이 땅에 처음 나라를 세운 단군의 건국 이념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정확히 일치한다. 세종대왕이 1446년 훈민정음을 반포하며 밝힌 “누구나 쉽게 배워 일상생활에 편히 쓰기를 바랄 뿐”이란 한글 창제 이유에는 온 세상에 문화를 꽃피우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2020년 우리나라가 ‘문화대국’으로 자리 잡는다는 비전은 그 연장선 위에 있다. 단군과 세종, 백범의 원대한 꿈이 전 세계에 펼쳐질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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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창조의 기쁨’ 누리는 나라

문화대국 하면 빼어난 예술작품과 화려한 문화재, 수준 높은 공연 등을 내세워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문화를 예술작품이나 공연, 문화재에 국한하는 건 협소한 시각이다.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한국학)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문화를 좁게 정의하고 있다”며 “가치관이라든지 생활문화 같은 우리의 삶 전체가 가장 기초적인 문화”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 한국인이 별로 행복하지 않은 건 영화나 뮤지컬이 발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생활문화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탓이다. 최 교수는 “우리는 문화를 일상생활에서 느껴야 한다. 매끼의 밥에서, 항상 입는 옷에서, 늘 하는 생각에서 행복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가 최근 제정한 ‘문화기본법’은 누구나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문화권’을 국민 기본권으로 규정했다. 박재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은 “모든 이가 창의성을 갖고 창조와 창작을 할 수 있다”며 “창작을 함께하며 키우는 공동체의식, 내 작품으로 박수를 받을 때 느끼는 자존감, 내가 창조적 주체가 돼 뭔가 가치를 창출해내는 체험 등이야말로 소중한 문화적 가치”라고 말했다. 온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가 주는 위안과 여유를 누리는 나라가 진정한 문화대국이다.

▲ 외국인들이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세종은 한글을 창제하고 학문과 예술을 장려해 15세기 조선을 문화대국 반열에 올려놓았다.[자료사진]

# “사상의 자유로 창의성 꽃피워야”

K-팝 등 한류 열풍이 뜨겁다. 멋과 흥이 담긴 한국문화의 독특한 아름다움이 세계 각지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 한류는 의도적으로 조성된 게 아니라, 한국문화에 호감을 가진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뛴 결과다. 외국에 한국어·한국문화를 보급하는 세종학당재단이 최근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 6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문화에 매료돼 한국이란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한국을 더 잘 알고 싶어 한국어를 배운다”고 답한 이가 많다.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외국인이 늘어나게 만드는 건 문화대국 실현의 첩경이다.

문화는 민간이 주도해 일궈나가야 하는 것이지만, 정부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해진 프랑스는 앙드레 말로와 자크 랑이라는 두 걸출한 문화부 장관이 각기 10년 넘게 재임하며 문화예술 육성책을 일관되게 편 결과 문화대국 지위를 회복했다.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영문학)는 “문화 선진국에서는 문화부 장관을 한국처럼 단기간에 교체하는 경우가 없다”며 “문화정책이야말로 장기적 안목과 비전을 가지고 수립·집행해야 한다”고 고언했다. ‘문화융성’을 국정기조로 삼은 현 정부가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70년 가까이 지났지만 백범의 문화국가론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백범 사상을 연구한 정경환 동의대 교수(정치학)는 “문화국가론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사상의 자유”라며 “백범은 ‘사상의 자유가 없는 곳에선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삼림으로서의 문화국가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문화의 고유한 힘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민·관이 협력해 장기적 안목에서 문화정책을 집행하며, 누구나 창의성을 자유롭게 발현하는 문화적 풍토를 만드는 것이 문화대국의 길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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