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 sincere(동방의 등불)

동천년노 항장곡(桐千年老 恒藏曲) : 오동나무는 천 년이 지나도 늘 아름다운 곡조를 간직하고, 매일생한 불매향(梅一生寒 不賣香) : 매화는 평생 혹한에 꽃을 피지만 향기를 팔지 않는다. 월도천휴 여본질(月到千虧 餘本質) :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하지 않으며, 유경백별 우신지(柳經百別 又新枝) : 버드나무는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 ☞ 조선 중기 4대 문장가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 ~ 1628)

“도덕성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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敎育百年之大計

2013. 2. 1.

[오늘의 눈] “도덕성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5일 만에 낙마했다.
두 아들의 병역비리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결정타가 됐다.

장애인이란 역경을 딛고 일어선 그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통합형 국무총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검증 과정에서 ‘특권층’, ‘귀족’의 이미지가 각인됐고
‘투기의 귀재’라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벼랑 끝에 몰린 그는
“부덕의 소치”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등 법조인으로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그가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있어 치명적인 결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법조인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지역개발 정보를 미리 파악한 뒤
‘금싸라기’ 땅이 될 서울 서초동의 허허벌판을 미리 사들였다는
의혹은 ‘서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현재 공시지가 44억원의 서초동 땅을 선물해 줬다”는
해명은 오히려 그를 ‘귀족’처럼 보이게 했다.
그 땅의 소유권을 20대였던 아들에게 넘겨준 모습은 ‘부의 세습’으로 비쳤다.
도덕적 모범을 보여야 할 국가 고위 공직자에게,
또 정의롭고 공정해야 할 법조인에게는 패악(悖惡)적인 행위였다.

같은 맥락에서 그가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또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서다.
제기된 의혹들은 박 당선인이 내세우는 철학과 전면 배치되는 것들이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민행복’을 전제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새 정부에서 어떻게 구체화할지를 논의하고 있는데,
총리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등으로 오히려 ‘민생’을 위협한 전력이 드러났으니 버틸 명분이 없었다.

물론 언론의 검증이 혹독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와 그의 가족까지 ‘발가벗겨’ 놓은 것에 시시비비가 있을 수 있다.
“살인자도 25년이라는 공소시효가 지나면 죄를 묻지 않는데
무려 38년 전에 일어난 일을 들추어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도 없는 도덕성 부분을
문제 삼는 것이 합리적인가”라는 비판도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도덕성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강력범죄의 공소시효 제도 역시 시간이 지나 수사의 가치가 떨어진 경우
그 죗값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지 도덕성에까지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은 아니다.
사회도 압축적으로 성장하면서 도덕성 잣대는 더욱 엄격해졌다.
또 정보의 디지털화로 개인 정보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쉬워지면서
과거의 오점을 감추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도덕성의 공소시효를 무너뜨리는 요인이 된다.

도덕성이 중요한 이유는 리더십과 직결되는 까닭이다.
도덕성의 본질은 언행 일치이고 이는 국민들의 마음을 이끄는, 신뢰의 정치로 승화되는 것이다.
머리가 아무리 좋고 능력이 뛰어나도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인물은 리더로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대통령 다음 가는 국정의 2인자인 국무총리라면
국민들이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고, 또 높아야 한다.

[서울신문/칼럼] 이영준 정치부 기자apple@seoul.co.kr 서울신문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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