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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년노 항장곡(桐千年老 恒藏曲) : 오동나무는 천 년이 지나도 늘 아름다운 곡조를 간직하고, 매일생한 불매향(梅一生寒 不賣香) : 매화는 평생 혹한에 꽃을 피지만 향기를 팔지 않는다. 월도천휴 여본질(月到千虧 餘本質) :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하지 않으며, 유경백별 우신지(柳經百別 又新枝) : 버드나무는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 ☞ 조선 중기 4대 문장가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 ~ 1628)

검찰 개혁, 조직문화·인적쇄신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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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 Research

2012. 12. 7.

[열린세상] 검찰 개혁, 조직문화·인적쇄신이 먼저다


지난 2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검찰 개혁안을 발표했다.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대대적인 검찰 개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지만 지금처럼 대수술이 예고되는 개혁안이 나온 것은 드문 일이다. 최근 검사 거액 뇌물사건, 성추문 사건이 터지면서 검찰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때마침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면서 이처럼 강력한 검찰 개혁안이 발표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제시된 검찰 개혁안 중 몇 개라도 차기 정부에서 이행될 수 있다면 검찰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두 후보의 개혁안은 검찰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외부적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원론에 있어서는 비슷하지만 각론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겠다는 것과 함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하되 검찰은 기소나 공소유지에 필요한 증거수집 등 보충적 수사권만을 행사하도록 수사권을 조정하겠다는 것은 두 후보의 개혁안이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중수부 폐지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정치적 사건을 일선 지검에서 수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때가 분명 존재한다. 중수부를 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중수부의 권한이 갈수록 막강해지고 정치화돼 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중수부 폐지를 무슨 당위적 명제인 것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 보다 신중한 고민과 접근이 필요하다. 관할이 전국에 걸쳐 있거나 엄청난 수사 인력과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일선 지검이 담당하는 것이 버거울 수 있다. 수사력의 한계로 인해 수사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중수부가 불필요하다는 것과 운영상 문제점이 많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불필요하다면 없애는 것이 옳은 일이지만 필요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중수부는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만 운영상 문제가 많은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에 폐지하기보다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하도록 하겠다는 개혁안 역시 깔끔해 보이지만 매우 큰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무엇이든 독점을 하게 되면 비리와 남용의 폐단이 발생한다. 지금 검찰이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도 기소권의 독점에 따른 기소재량권의 남용과 폐단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런데 만약 수사권을 경찰에 오로지 넘긴다면 경찰의 수사권 남용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장 수사는 원칙적으로 경찰이 하되 기소와 공소유지를 위해 필요한 때에 한해 보충적으로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른바 수사권의 보충적·보완적 배분 방식보다는 형사사법 절차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수사권을 경쟁적으로 배분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사가 경쟁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비리를 눈감아 주거나 범법행위를 묵인해 주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소권을 검찰이 독점하는 것도 많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기소권을 분산할 경우 국가 사법행정의 혼선을 초래할 수 있고 기소권자에 따라 형사사법권의 집행이 달라질 수 있는 모순이 있으므로 기소권 자체를 분산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에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감시할 수 있는 강력한 외부적 통제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기소재량권에 대한 실효적 통제시스템만 작동된다면 중수부를 폐지하거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또는 상설특검을 신설하는 번거로운 일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결국 검찰 개혁은 새로운 기구를 만들고 권한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문화를 바꾸고 인적 쇄신을 통해 지금의 제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 돼야 한다. 선전이나 구호만 요란한 검찰 개혁이 아닌, 진정으로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모습의 검찰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울신문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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