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 sincere(동방의 등불)

동천년노 항장곡(桐千年老 恒藏曲) : 오동나무는 천 년이 지나도 늘 아름다운 곡조를 간직하고, 매일생한 불매향(梅一生寒 不賣香) : 매화는 평생 혹한에 꽃을 피지만 향기를 팔지 않는다. 월도천휴 여본질(月到千虧 餘本質) :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하지 않으며, 유경백별 우신지(柳經百別 又新枝) : 버드나무는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 ☞ 조선 중기 4대 문장가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 ~ 1628)

대통령을 선택하는 지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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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

2012. 12. 11.

대통령을 선택하는 지혜의 눈

새벽 기온이 차갑다. 산사의 기온은 시내보다 더욱 차다. 새벽 예불 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달과 어우러진 별무리들의 청명함에 눈이 시리다. 달과 별이 내려다보는 사위의 존재들은 고요하고 적막하다. 잠시 멈춰 이 고요함의 한 일원이 된 ‘나’를 본다. 낯선 이방인이다. 적적요요의 세계 일원이 되기에는 아직 조화롭지 못하다. 체(體)와 용(用)의 연이다. 그 용은 부드럽고 평온하지 못하여 체와 섞이기에는 무언가 어색하다. 사물을 보되 봄이 없는 봄이라야 지극히 조화롭다. 수행이란 바로 나와 존재의 경계가 커져 종국에는 먼 지평으로 사라져 경계가 없는 자리라야 진정한 무아, 무심이 된다.


인연이 된 젊은이들과 화엄행자 1000일 수행을 하고 있다. 매일 나와 대상이 지극히 평온하고 자비로운 관계로 인연되기를 발원한다. 이 땅의 인연된 사람들에 대해 소중하고 귀한 관계로 이어지기를 희원하면서 그들이 평화롭기를 기도한다. 불교에서는 아름다운 삶의 전형을 보살이라 한다. 보살은 중생이 있기에 존재한다. 중생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를 일컫는다. 보살은 그 고통스런 중생과 함께하기에 아름답다. 인연된 존재들이 고통을 받고 있거나 구조적으로 반복된 고통을 받으면서 살아간다면 보살은 결코 외면하지 않는다.


꼭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12월19일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공의 인연에 있어 중요한 결정을 하는 날이다. 특히 한국사회는 대중의 권한을 위임 받은 대통령이 어떤 세력에 의해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따라 개개인의 삶의 질, 사회와 국가의 운명이 크게 뒤바뀐다. 그래서 우리들의 선택이 향후 5년, 10년 국가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멈추면 보이고 들린다. 곧 지관(止觀)이다. 여기서 멈춤이란 우리들의 심의식 작용의 멈춤을 의미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기 본위의 고정관념과 편견은 오랫동안 쌓아온 업연으로 인해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래서 모든 것을 멈추고 나와 인연된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라는 것이다. 화엄에서는 이것을 여실지견(如實知見)이라 한다.


마음을 멈추고 여실지견의 눈으로 볼 때 비로소 사물이 제대로 보인다. 세상을 향한 역사의 진행도 마찬가지다. 이걸 가리켜 지혜의 눈으로 세상을 관망하는 통찰의 안목 혜안이라 한다. 멈추고 차근차근 우리의 역사와 세상 사람들의 삶의 소리를 제대로 들어보자. 나와 인연된 모든 존재들이 왜 이리 고통스럽고 평화롭지 못하는지, 마음의 눈으로 보았으면 좋겠다. 지난 5년 국정을 담당하고 있었던 사람들과 그 세력에 대해 엄정히 평가하고 심판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판단에 후회가 없는 결정을 해야 한다. 소통과 신뢰, 정직과 공정, 상생과 통합이라는 시대적 가치가 매개되어 조화로운 사회로 이어지는 실천이 필요하다. 이런 행원은 자신의 삶의 가치로 이어진다. 보살은 중생 삶의 고통과 함께 나누는 행원 실천의 존재다. 그래서 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존재라고 한다. 나와 대상은 둘이면서 하나다. 내가 아프면 그도 불편하고 그가 아프면 나도 힘이 든다. 그가 바로 나이며 내가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삶의 가치는 공존과 조화 속에서 평화로움에 있다. 이것은 모든 생명들에게 공히 적용되는 진리다. 수행이란 내가 나 밖의 대상에게 평온무사하게 조응해서 둘이 아닌 하나가 되는 것이다. 역사의 길목에서 내가 어떤 존재로 서있느냐의 문제는 오로지 자신의 선택에 있다. 그 마음이 내가 아닌 너와 만나 하나가 될 때 우리는 세상을 화엄으로 장엄하는 공덕장의 존재가 된다. 우리들의 행원이 체 속에 자연스럽게 용해될 때 역사는 우리의 영혼을 축복해주지 않을까.


[특별기고] 중앙종회 부의장 법안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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