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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지 못한 물길, 굴포운하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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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리포터

2021. 9. 15.

 

이루지 못한 물길, 굴포운하를 가다

서산과 태안 사이를 걷다

 


굴포운하는 서산시 팔봉면과 태안군 태안읍을 가르는 경계 지점에 완공될뻔한 운하다.
고려 인종때부터 조선 현종때까지 500여년 이상 조금씩 태안반도를 우회하는 경로를 단축하고, 물살이 세고 사고가 빈번했던 곳을 피해 안전한 운송을 위해 굴착하였으나,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 인력에 비해 진척이 없자 흐지부지 된 운하 중 하나다.

운하 공사는 오래 전 중단됐고, 일부 구간은 농지로 개편해 농사를 짓는 구간도 있기는 하지만 2021년 현재까지 운하라고 볼 수 있는 구간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그곳이 바로 태안읍 인평리와 팔봉면 진장리의 경계지점이 되는 구간이다. 서해로 인평2리 정류장에서 내려, 마을길을 따라 인평3리 쪽으로 걸었다.

흥인천을 건너 과수원을 지나면 인평3리 입구의 교회 옆 쉼터에서 폰타나리조트(구 고성초등학교) 방향으로 살짝 지대가 낮아지는 그 지점, 바로 그곳이다.
차가 다닐 수 있는 길가에는 표지판만 있고, 보이는 건 논과 집 몇채 뿐이다. 태안군에서 세운 굴포운하 표지판 옆, 비포장 길을 따라 몇 발자국만 걸으면,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옛 방식의 운하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전날 내린 많은 비로 인해, 운하에는 물이 가득차 있었다. 주변에서 유입된 토사들로 인해 흙탕물이 되어 라오스의 메콩강 상류 지대 같은 느낌을 주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아 운하로 향하는 통로의 풀은 무릎 높이까지 자라있었고, 개구리와 거미 등 중부지방에서 서식하는 각종 생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 할 수 있었으며, 마침 많은 수량과 일자리 뻗은 물길로 운하다운 모습을 쉽게 관찰할 수 있었다.

사진을 찍은 곳은 태안땅이지만, 건너편 하얀집부터는 서산땅이니 운하로서의 기능은 못하지만,
시군경계의 역할은 잘 소화하고 있다. 만약 운하가 완공되었다면 가끔 배가 이곳을 지났을 것이고, 나름대로 상권이 발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랬다면 태안은 태안반도가 아니라 태안도가 되었을 것이다.

몇백년에 걸친 굴포운하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조선 중기 태안반도 중간에 좁은 물길을 뚫어 일부 효과를 보기도 했는데, 그곳이 바로 안면도다.
드르니항과 창기리 사이의 물길을 뚫어 뱃길을 통한 운송은 편해졌다. 그러나 멀쩡히 육지에 살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섬주민이 되어 꽤 오랜 기간을 고생했다.
1968년에서야 태안반도와 이어지는 안면교를 통해 다시 육지와 이어졌다고 하니, 어찌보면 굴포운하로 인해 태안군민 전체가 예전의 안면도처럼 불편을 겪었을지도 모를일이다.
운하만을 보러 이곳을 보러 오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역사유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거나, 팔봉산이나 가로림만 방문 후 시간이 남는다거나 서산 혹은 태안 주민이라면 산책삼아 한번씩 와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하늘담이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태안 굴포운하지 >

- 소재 : 충남 태안군 태안읍 인평리 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