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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이 있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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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리포터

2021. 9. 16.

보물이 있는 그곳

천안 성거읍 천흥리

 


하늘도 편하고, 땅도 편하고 더불어 사람도 편하다는 천안엔 유명한 것이 너무도 많다.
대표적으로 삼남의 분기점인 천안삼거리, 독립기념관,유관순열사를 비롯해 많은 애국열사의 숨결이 살아있는곳...
뭐니뭐니 해도 천안 하면 떠오르는 먹을거리 호두과자 등... 하지만... 성거읍 천흥리에 고려시대 관련 보물로 지정된 천흥사지 오층석탑과 당간지주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는 않다. 
고려초기 최대급 규모로 창건된 왕실사칠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천흥리로 보물 사냥을 따났다. 
시내권에서 조금 떨어진 한산한 시골길로 들어서니 허허벌판에 '보물 제 354호'로 지정된 '천흥사지오층석탑'이 화려함은 없지만 단아한 모습으로 늦여름 내리쬐는 햇볕을 그대로 받으면 굳건히 서 있다.

어느  뛰어난 석공의 솜씨인지 돌을 시루떡 다루듯 네모 반듯하게 다듬어 한땀 한땀 쌓아 올린 탑을 보고 있자니 경이롭다는말이 절로나온다. 
탑신을 받치고 있는 기단은 아래층이 너무 얕아 마치 1층 처럼 보이는 2단 기단위에다 5층의 몸돌을 올렸다.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몸돌의 크기가 작아지기에 매우 안정적인 느낌의 탑이다.
안타깝게도 탑의 상륜부는 없다. 맨 꼭대기 5층 지붕돌은 1966년 탑을 해체 복원할 때 부근에서 발굴 된 것이라고 한다. 보물이라 관리가 잘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탑을 첫 대면하는 순간 들판에 무성하게 자란 풀을 지키고 있는 허수아비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래층 기단 4면에는 각면마다 7개씩의 안상(코끼리눈을 형상화함)이 촘촘히 조각되어있다.

천흥사는 조선 시대 폐사된 이후 소유지는 물론 주변 지역의 민가 및 과수원으로 개간돼 현재는 정확한 크기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천안 천흥사지 오층 석탑과 당간 지주의 거리가 300m가량 떨어져 있는 것으로 미뤄 상당히 큰 절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자리를 옮겨 '보물 제99호'인 '천흥사 당간지주' 가 있는 곳으로 갔다.
당간지주가 있는 곳이 마을 골목의 어느집 대문앞이라니 참으로 놀랍다. 

절에서는 의식이 있을 때 절의 입구에 당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데...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이라고 하며...이 당간을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돌기둥을 당간지주라고 한다.
이곳 당간지주는 2단의 기단 위에 동·서로 마주 서 있는데 60cm의 간격을 두고 세워져 있으며 기단은 흩어져 있던 것을 복원하였다한다. 누가 보아도 보물이 있는 곳이 참으로 불편해 보인다.

먼저 만난 천흥사지 오층석탑 기단 주위에도 안상(코끼리 눈을 형상화함)을 새겨 넣었는데...
이곳 당간지주에도 안상의 흔적이 있다.

천년만년 흥할 것 같던 천흥사...
지금은 보물로 지정된 탑과 당간지주만이 있을 뿐 역사속으로 사라진 사찰...
길위에서 불편하게 만난 보물이 더 깊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보존과 관리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천흥저수지로 향한다.
금계국이 피는 시절 방문하면 뚝방아래로 노란 황금물결이 일렁여 장관을 이룬다고 하는데...난 꽃과 인연이 없는지 시기를 못 맞추어왔다.

올 여름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그런지 저수지의 물이 많지 않다. 바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넓은 저수지의 물을 만나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초록의 단조로움만 있는 지금보단 꽃피는 봄이나 단풍철에 방문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멋진 풍경을 만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과 바람 그리고 세월이 함께 만들어낸 천흥저수지에서 고기를 낚는건지 세월을 낚는건지 느긋함이 묻어 있는 강태공의 뒷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날씨가 너무 덥고 습해 물을 보고 걸을 수 있는 숲길을 선택했다.
비릿한 저수지의 물비린내와 숲이 주는 싱그럼움이 한데 섞여 상쾌함이 콧끝으로 전해진다.

물이 빠진 탓인지 저수지의 바닥이 마치 해변처럼 느껴진다.
천흥저수지가 낚시 맛집인지 강태공들이 참 많다. 무슨 물고기를 잡는지 궁금해 조용히 다가가서 물으니 베스 낚시란다.
생태계 교란종인 베스낚시로 손맛도 느끼고 힐링도 하시나보다.

꽃피는 계절이 아니라 사람이 없어 그런지 저수지는 깨끗하고 한산하다.
단지 저수지 주변으로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쉼터가 없어 아쉽긴 하지만 어찌 다 만족하랴~~
작년에 저수지 주변 데크 공사를 완비하여 성거산 등산객들은 물론 연인이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천안에선 나름 인기있는 나들이 장소라고 하니 천흥사지 오층석탑과 당간지주 두 보물은 가슴에 간직하고 탁트인 호수는 두 눈에 담고 오는 여행이 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팅커벨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천안 천흥사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