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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돌아보기 좋은 '계룡저수지'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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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리포터

2022. 1. 25.

겨울에도 돌아보기 좋은 '계룡저수지' 둘레길


공주시의 계룡저수지는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농업기반시설입니다. 작년 하반기에 5억의 사업비를 투여해 저수지 데크길 잔여 구간과 둘레길을 연결하는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계룡저수지는 계룡산국립공원을 끼고 관광지로도 기대를 모으게 됐습니다.
며칠 전 푹한 날씨에 마음이 동해 공주에서 갑사로 가는 계룡저수지 둘레길이 아닌 그 반대쪽이 궁금해 나들이에 나서 봤습니다.

▲ 계룡저수지(공주시 계룡면 하대리 1005) 표지석

계룡저수지 제1주차장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가까이에 작은 정자 하나와 멀리 있는 취수탑전망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 계룡정 (鷄龍亭)

이날 계룡저수지에서 만난 첫 번째 정자는 '계룡정'이었습니다. 정자 현판 옆으로는 필명 '유버들'이 지은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시 한 수가 걸려 있어 슬쩍 읽어 보았습니다.

〈정월 대보름〉

달빛이 으르렁거리고 있다.
달빛이 섬돌 위 죽나무 잔가지를 길게 늘어뜨리고
창호지 문풍지 드륵 똑똑거린다.

휘영청 대낮 같은 하늘이 열리고 별들이 우르레 나오자
위샘 석류 집에 살고 있는 동춘이 형이 불나게 부르고 있다.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까만 고무신 어깃장 놓고
섬돌 위에서 내려다보니
아궁이에서 솔방울 툭툭 불거진 불빛이 어른거린 엄니 얼굴 위로
붉은 사과 얼굴마냥 볼그스레시하고
시루떡 푹푹 팥고물 냄새가 온 집안 들쑤시고 있다. (이하 중략)

 

▲ 계룡저수지 제1주차장 전경

취수탑전망대에 올라보기 위해 서둘러 계룡저수지 제1주차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둑 위로 올라왔습니다. 한껏 기대하고 올랐건만, 취수탑전망대는 출입을 금하고 있어 너무도 아쉬었습니다. 

 

▲ '연애바위'가 보이는 데크길

수심이 깊은 구역이라 낚시 및 어망· 유해물질 등으로 물고기를 잡는 행위를 제한한다는 안내문을 읽은 뒤 '연애바위'가 보이는 데크길로 이동했습니다. 

 

▲ 하대정(下大亭)

낮은 언덕 위로 난 계단을 오르자, 두 번째로 만나는 정자 '하대정'이 나타났습니다. 정자에 오르니, 한겨울임에도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져 보입니다. 이곳에도 유버들님의 시 한 수가 적혀 있었습니다.

〈춘심의 소녀〉
             
간밤에
빗님이 내렸나 봅니다.

춘심의 소녀는
화단가로 달려가 봅니다.

먼먼 하늘 우러러 수줍은 그곳
그리워 간지럽다 합니다.

향몽어린 눈짓으로 흙 속을
한둘 한둘 헤집어 봅니다.

소녀는 파란 입김으로
고개 드시고 눈 떠 보아요.

화사한 햇살 여민 가슴 품고
흙 속에 묻힌 씨앗들을
보듬어 봅니다.

 

▲ 석양정(夕陽亭)

포토존에서 근사하게 보였던 석양정에 다다랐습니다. 오는 도중에 버드나무숲을 지났는데요, '봄나들이'라는 시로 세 번째 만남을 갖게 된 '유버들'님은 아무래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합니다.

〈봄나들이〉

봄꽃이 
밖이 요란스럽다
호들 거리는
꽃들이 벙긋거리자
옆지기는 봄나물 캐러
가자 보챈다.
갑사 근처 홍매화 식당에서
점심 먹고 쑥내음 그윽한
계룡저수지 둘레길 걷다 보면
범바위 산비탈에 뻐꾸기 소리
망아지처럼 돌아다니는
나를 마누라가 부른다.
"쑥 안 뜯고 어딜 돌아당기는 게라요?"
산꿩 푸른 솔방울 소리
마누라 바가지 소리 꿩 꿩
산비탈 숨고
계룡저수지에 놀러온 연천봉 마중 온
버드나무숲 봄빛이 푸르다.

 

계룡면 하대리 마을을 통과할 즈음에는 유유히 저수지에서 노니는 물새 떼들이 등장했다. 진짜 봄이 아주 가까이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하대리에서 공주 방향으로 돌아 나오니 ○○슈퍼라는 간판을 단 작은 가게가 마주하고 있습니다. 갑사에 갈 때마다 지나던 곳이지만, 걸어서 이곳을 지날 것으론 한 번도 생각지 못했기에 낯설지만,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박○스가 100원 올랐다네."
볕 좋은 곳에 앉아 기다리던 친구에게 할아버님이 강장제 한 병을 건네며 작은 행복을 나누시는 모습에 가슴 한쪽이 훈훈해집니다.

 

▲ 하대정미소

좀 더 걸으니, 그림 그리는 이들이 화폭에 자주 옮기는 오래된 정미소도 나타납니다. 아직은 쓰임새가 많은  기계들이 건물 안쪽에서 바삐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 중장성당(중장천주교회,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177)

계룡저수지 반 바퀴 산책은 중장성당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한겨울에 돌아봐도 흡족했던 계룡저수지 둘레길이 다른 계절에는 얼마나 많은 위안과 행복을 안겨 줄지 벌써부터 거는 기대가 커져만 갑니다.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엥선생 깡언니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공주 계룡저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