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경제

한진수 2008. 5. 24. 22:11

왜 잘 살까?

어떤 나라가 잘 살고 어떤 나라가 못 살까요? 잘 사는 나라는 못 사는 나라에 비해서 어떤 점이 다를까요? 모두 다 잘 살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것은 오래 전부터 많이 제기되던 질문입니다.

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부자였기 때문에 지금도 부자라는 해석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잘 살았지만 지금은 그리 잘 살지 못하는 남미 국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 역사 동안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잘 살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는 것을 가난한 나라의 변명으로 받아들이기도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과거에는 못 살았지만 이제는 잘 살게 된 나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성장의 원동력

한 나라 경제의 성장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는 오랫동안 경제학자들의 단골 연구 메뉴였습니다. 연구 결과 경제학자들은 인적자원이나 물적자원 등으로부터 경제적인 부가 창출된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는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에 투자하고 이들의 질을 개선시킴으로써 부자 나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동의 질이 중요

단순한 노동의 양도 중요하지만 교육과 기술과 근면함 등이 첨가된 노동, 즉 노동의 질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인적자원(human resources)은 경제 성장의 필수 요인입니다. 단순한 노동의 양만을 가지고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면 중국은 세계 제일의 선진국이 되어야 할 것이며, 인도 또한 남들이 부러워하는 선진국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노동력도 풍부했지만 높은 교육 수준과 잘 살려는 의지에 노력과 근면함까지 있었기 때문에 노동의 질이 매우 뛰어났습니다. 양질의 인적자원을 보유한 데 힘입어 우리나라는 6·25 전쟁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저축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물적자원(physical resources)도 중요합니다. 공장, 기계, 도로, 통신시설 등을 의미하는 물적자원의 중요성은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 물적자원을 구축하고 개선하기 위한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국내에 있는 사람들이 저축을 많이 한다면 기업이 물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위한 돈을 쉽게 조달할 수 있습니다. 저축도 경제 성장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저축이 부족하더라도 투자를 하는 데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외국에도 돈을 빌려오거나 외국인 투자자금을 적극 유치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 나라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외국인이 돈을 빌려주지 않을 것이며, 그 나라에 대한 투자도 망설일 것입니다. 따라서 국내 저축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이 더 바람직합니다.

기술이나 정보도 중요

기술의 중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첨단기술 하나가 한 나라 경제를 먹여 살릴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또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정보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물론 천연자원 또는 부존자원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들 여러 가지 요인들을 다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의 차이점을 완벽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들 요인들이 다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나라는 잘 살고 있으며, 어떤 나라는 못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패한 정부로는 성장할 수 없어

경제 성장의 원동력 가운데 남은 요인들로는 정부의 능력, 경제 제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정부가 부패하거나, 관리들의 능력이 부족하거나, 불필요한 행정 규제가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저해하거나, 관료주의적 제도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면 다른 요인들을 아무리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경제가 빨리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IQ에서 해답을 찾은 사람들

그렇지만 여전히 2%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얼마 전 영국의 심리학자와 핀란드의 정치학자가 IQ를 가지고 GDP를 설명하는 연구 보고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국민들의 IQ가 높으면 GDP도 높다는 주장입니다. 이들은 세계 60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해서 조사한 IQ와 GDP 자료를 이용해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들의 연구 결과를 좀더 자세하게 살펴봅시다.

동아시아 지역이 최고 IQ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IQ가 가장 높은 지역은 우리나라, 중국, 일본, 대만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로서 국민들의 평균 IQ가 105라고 합니다. 이에 비해서 유럽의 평균 IQ는 100이었습니다. 미국, 캐나다의 북미 지역, 호주, 뉴질랜드도 평균 IQ 100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칠레 역시 평균 IQ가 100이었다고 합니다.

IQ가 낮은 지역

이와 달리 평균 이하의 IQ를 보인 지역을 봅시다.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전지역과 카리브해 섬나라 국민들이 평균 IQ 70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미얀마와 같은 동남아시아 지역은 평균 IQ가 85로 나타났습니다.

이 외에도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이란 지역, 사하라사막 이북의 북아프리카 지역(이집트, 리비아,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칠레를 제외한 남미의 대부분 국가들의 IQ가 85였습니다.

IQ와 1인당 GDP가 비례

이들은 이런 식으로 지역별 IQ를 구한 후 해당 지역의 GDP를 살펴본 결과 1인당 GDP와 IQ가 대체로 비례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평균 IQ가 100인 선진국들의 경우 1인당 GDP가 대체로 2만 달러를 넘는 데 비해서, 평균 IQ가 70인 남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1인당 GDP가 5백 달러 이하였습니다.

IQ 85로서 중간 정도에 해당되는 지역들 가운데에는 남미 국가들의 1인당 GDP가 2천7백 달러였으며,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1천3백 달러 정도의 1인당 GDP에 불과했습니다.

한국은 아직 발전 여력이 많아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에는 다소 예외가 있습니다. IQ 105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일본의 1인당 GDP가 2만7천 달러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의 1인당 GDP는 3천6백 달러로 매우 낮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인당 GDP가 7천2백 달러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 연구가 사용한 GDP 통계가 1998년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1998년은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를 맞이하여 1인당 GDP가 일시적으로 급락했던 해였음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에 2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들의 연구가 맞는다면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아직도 높아질 여력이 많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IQ가 세계 최고 수준이므로 1인당 GDP 역시 현재 수준에서 머물러서는 안 되고,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발 이들의 연구가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시장 경제도 중요

이들은 마지막으로 중요한 변수를 한 가지 더 지적했습니다. 바로 경제 체제입니다. 그 나라가 시장 경제 체제를 채택하고 있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국민들의 IQ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체제를 채택했었기 때문에 1인당 GDP가 높지 않다는 겁니다. 최근에 중국이 시장 경제 체제를 채택하면서 GDP가 급상승하고 있는 현상은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시장 경제 도입 실험에서 성공을 거둔 중국

시장 경제의 위력을 최근에 가장 잘 보여주는 지역으로 중국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개혁을 추진했던 중국은 시장 경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전에 시장 경제의 효율성을 실험하는 신중함을 보였습니다. 중국이 일부 집단농장의 땅을 개인들에게 빌려주는 계약을 체결한 정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땅을 빌린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면서 효율성 또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자신들의 성과가 바로 소득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누가 뭐라고 명령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노력했습니다.

자전거에 올라 탄 중국 경제

중국에서 이러한 개혁이 시작된 지 5년만에 농부들의 실질 소득이 2배로 증가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시장과 가격의 힘입니다. 농업 부문에서의 개혁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중국은 경제의 다른 부문으로까지 시장 경제를 도입하는 개혁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멈추지 않는 자전거에 올라 타 페달을 힘껏 밟으면서 우리를 맹렬히 추적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경제의 자전거는 최근 페달의 속도가 많이 늦춰졌습니다.  

축구를 잘 하면 1인당 GDP가 높다?

이왕 나왔으니 GDP와 관련된 재미있는 통계 하나를 더 봅시다. 2006년 월드컵에서 유럽 국가들이 4강을 모두 점령했습니다. 이들 유럽 국가들은 선진국입니다. 축구를 잘 하는 것하고 그 나라의 경제 성적하고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이 나설 때입니다. 그러나 FIFA 랭킹이 높다고 1인당 GDP가 높은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얻었습니다.

2004년의 GDP 통계를 가지고 둘 사이의 관계를 봅시다. 브라질은 FIFA 랭킹 1위이지만 1인당 GDP는 3,110달러로서 세계 94위에 불과했습니다. FIFA 랭킹 2위 체코의 경제 성적은 55위로 역시 부진합니다. 1인당 GDP가 9만5천 달러로서 세계 1위인 리히텐슈타인은 FIFA 랭킹이 겨우 123위입니다. 1인당 GDP 2위인 버뮤다, 3위인 룩셈부르크의 FIFA 랭킹은 각각 162위, 152위에 불과합니다. 노르웨이만이 1인당 GDP 4위, FIFA 랭킹 40위로 비교적 체면을 지켰을 뿐입니다.

FIFA 성적과 1인당 GDP는 역의 상관관계에 있어

우리나라는 FIFA 랭킹 29위에 1인당 GDP 47위입니다. 우리에게 월드컵 원정 1승의 선물을 준 토고는 FIFA 랭킹 61위에 1인당 GDP 183위의 가난한 나라입니다. 이러한 통계로부터 경제 전문가들은 FIFA 랭킹과 1인당 GDP 사이에 오히려 마이너스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유럽 선진국들의 경우에만 두 가지 성적이 대체로 비례할 뿐, 다른 나라들은 관계가 없거나 오히려 반비례 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1인당 GDP가 증가할 뿐 아니라 FIFA 랭킹도 상승하여 부자 나라가 축구도 잘 한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다음 주제: 지속 가능한 성장과 지속 가능한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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