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광기와 규율에 대하여

댓글 0

이야기/책을 읽고

2020. 1. 9.

                         1차세계대전 직후인 1919년 서머싯몸이 내놓은 장편소설-달과 6펜스!

런던에서 살던 주식중개인 스트릭랜드가 어느날 화가가 되겠다고 가족을 버리고 파리의 뒷골목을 전전대다가 마침내 태평양의 타히티란 섬에 도착, 그곳의 토착민여성 아타와 함께 살면서 문둥병에 걸리고 눈이 멀고 그 와중에 인생최대걸작이었을지도 모를 그림을 사방 오두막벽에 그려넣으며 생을 마감하는 줄거리의 전기형식 소설이다. 화자는 스트릭랜드를 잠깐씩 파리와 런던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지만 정작 타히티에서의 행적에 대해서는 또다른 타자들에 의해서만 그를 알게 된다. 스트릭랜드에 대한 화자의 감상은 "불쾌감을 주는 사람이긴 하지만 나는 지금도 그가 위대한 인간이었다고 생각한다"(p.221)로 요약된다. 달은 닿기 어려운 관념, 예술 혹은 억제하기 어려운 광기의 보이지 않는것 이라면 6펜스는 가장 낮은 단위의 은화 한 푼으로서 생존 혹은 현실로 치환될수 있어보인다.달과 6펜스에 대한 이미지 결과 정작 한번도 제목이 등장한 적은 없지만 몸은 스스로도 작가였기때문에 평범한 생활인보다는 그런 문제에 좀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을것이라고 추정해본다. 추정일뿐 단정하기 어려운것은 당대에도 그랬지만 이제 막 끝난 전쟁에 대한 언급이 그 어디에도 드러나지않기때문이다. 양심이 있으면 이거나 혹 그래도 작가인데 하는 따위는 내 나이쯤 되보니 안그렇다는걸 경험으로 안다. 사람을 보는 시점이 물적 토대에 근거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학습한 결과다. 나는 내심 토론의 현장에서 달에 미친 스트릭랜드를 무지 동정하지만 그러면 안되지 기본적인 가족을 내팽개치다니... 이런식의 논의가 진행될 줄 알았다. 결코 닿을수없는 언제나 저 멀리서 홀리기나 하는 님프처럼 마음은 무쟈게 출렁이는데 현실에선 최소한의 6펜스라도 지키기위해 어쩔수 없이 그 마음을 접어야한다. 하지만 나에게도 누구라도 저 스트릭랜드와 같은 달은 있을것이고 난, 참고로 부럽기까지. . .  뭐 난 내마음이 이러니 다들 이런식일줄

ㅍㅎㅎ

아타가 문둥병에 걸린 그의 발목에 퍼부은 그 뜨거운 키스와 입김이 지금 내 앞에서 느껴진다. 티아레의 무거운 몸이 재즈에 실려 달빛을 친구삼아 스탭을 밟을땐 마치 마치 나비같다고 느껴진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오랜 잔상이 지금도 느껴진다. 그가 했던 유일한 잘못은 가족을 버렸다는 것뿐인데 너무 가혹하고 잔인하다. 그는 마지막엔 휴식처럼 조금 편안해졌을까? 내생각엔 유언을 하는 그 순간 그는 알았던것 같다. 자기가 위대한 그림을 그린줄 알았는데 달에 닿은줄 알았는데 세상에 남길수 없다는 것을..슬펐다. 다른 욕심없이 오직 그림을 그리고 싶었을뿐인데 내속에서 솟는 이 불덩어리를 그림으로 꺼내고 싶었을뿐인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것을.

달은 너무 차갑고 어쩌면 6펜스의 가치도 안될지 모른다는 것. 그래도 벼리는 가슴을 버릴수가 없다는 걸.그렇게 붙잡고 싶은것이 어쩌면 젤 하찮은 6펜스꺼리밖에 안될지도 모른다는 것! 그럼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