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깅메모

上善若水 2008. 5. 21. 23:40

다음 블로그 댓글 사고

 

공짜로 쓰는 주제에 이런 말을 해야 하는지, 그냥 조용히 써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할말은 해야겠다 싶어서 씁니다.

 

다음 블로그에 입주해서 쓰고 있는 이 블로그에, 1주일 사이에 2번에 걸쳐서 댓글이 사라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5월 14일에 한번 5월 16일/17일 사이에 또 한번... 짐작컨대 시스템 장애가 일어나서 바로 직전 상태로 원상 복구를 했겠죠... 본인도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처지라 다음의 블로그 운영팀의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참 어렵겠죠. 시스템이 한두대도 아닐 테고... 야속한 사용자들은 시도 때도 없이 접속해서 글을 무지하게 써질러대고... 그러는 와중에 시스템이 죽어나가떨어지고... 용빼는 재주 있습니까? 죽으면 살리고 복구를 해야죠.

 

내가 블로그 운영팀의 팀장이었다면, 욕먹는 한이 있어도 한가지를 더 했겠습니다. "모월 모일 모시에 사고가 나서 모월 모일 모시 상태로 복구했습니다."라는 공지사항을 올리는 것입니다.

 

시스템 운영자로서 정말 죽기보다도 실은 것은, 사용자들에게 장애 사실을 공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장애가 나면 그 흔적이 남는 법... 사용자의 데이타가 홀라당 날아가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하고, 만에 하나 그게 발생하면, 어쩔 수 없습니다. 미연에 방지해서 이중화를 했거나 실시간 백업을 했거나 하는 식의 시스템 대책을 마련 못해서 그랬겠지만... 마지막 남은 한가지 면책이 있죠. 그게 바로 "잘못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재발을 방지하도록 해 보겠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죠.

 

시스템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은 운영자로서 죽기보다도 실은 것을 잘 이해합니다만... 가능하면 무슨 짓을 써서라도 그것을 피해보려고 별 짓을 다해보고는 합니다만... 결국 생각해 보세요... 세상에 완벽한 시스템 없죠... 불완전한 세상에 마지막 남은 여지는 인간적으로 인정하고 사용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잘 생가해보면... 그게 제일 현명한 대처이기도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개념없은 사용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숨기려고 하다가, 나중에 더 큰 대형 사고라도 나면... 진짜 책임질 수 있습니까? 아닐 거잖아요... 작은 사고부터 사용자들에게 고백하고,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찾아보고... 필요하면 하드웨어 더 투입하고 그래야죠. 크게 보자면... 숨기는 것만이 대수가 아닙니다. 숨길수만 있으면 숨기고 싶겠지만서도요... 하지만 못 숨겼잖아요. 제가 받은 댓글 날려 먹었잖아요.

 

죽기보다 싫은 일 해야만 할 겁니다. 다음 블로그 메인 페이지 공지사항 란에 코딱지 만한 글 하나 올리면 끝이잖아요. 장애공지 올려봐 버릇하면 또 그리 대수롭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그것을 올리기가 어렵지, 올리고 나면 또 심리적으로 매우 편안해 지기도 합니다.

 

공짜 서비스 쓰는 주제에... 내가 너무 한거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측의 댓글이 올라오는 대로 이 게시물은 삭제하겠습니다. 

 

--上善若水, 2008-05-21.

 

이글 보는 사람들에게... "맞아 맞아, 어쩐지... 다음 나빠요." 이런 댓글 올리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장애 한번 나면, 운영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속이 타들어가는지들 아십니까?

 

 

 

 

매번 잘 읽고있는 독자입니다.
항상 지당하고 지당하신 말씀 정말 멋지세요.. ^^;
특히 마지막줄은 눈물이 찔끔 나네요..

빨리 다음측의 댓글이 올라와서 게시물이 삭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블로그 팀이 바쁘겠죠? 이런 글 신경쓰기에는...? 두고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