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수필문단에서 주목해야 할 빛나는 수필가들의 수필 60편을 만날 수 있는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이 출간되었다. 이혜연 선정위원은 「발간사」에서 “『The 수필 2022』의 작품 선정에는 기존의 블라인드 방식 외에 선정위원이 추천한 작품에 자기 점수를 매기지 않는 채점 방식을 추가해보았다. 조금이라도 더 공정한 평가를 하기 위해서였다. 심사를 거듭할수록 심사하기가 어려워진다. 공정이라고는 했지만, 위원 각자의 시각과 취향이 다르니 선택이 완벽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평점에 편차가 커 동점자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었지 싶다. 동점을 얻은 작품들 중에서는 최고 점수가 높은 작품을 우선 순위로 했다. 골고루 높은 점수를 얻은 작품은 위원 각자의 시각과 취향을 넘어서는 여건을 충족시킨 작품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여기 선정된 작품들은 여러 형태의 독자의 눈을 대변한 것일 수도 있겠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으로 보아야 한다는 얘기다”라고 선정된 수필가들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다. 수필을 폄훼하는 말로 ‘신변잡기’가 있다. 하지만 신변을 떠난 문학은 없다. 모든 장르의 문학은 신변잡사, 즉 일상으로부터 시작된다. 미학의 대상이 되는 최고의 예술 작품도 그 모티브는 소소한 것들로부터 온다. “풀꽃 한 송이만 있어도 나는 예술을 한다”고 했던 화가 앙리 마티스의 말을 상기해보아도 그렇다. 예술성은, 문학성은 그 소소한 것, 평범한 것을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예민한 촉수를 가지고 있는가에서 판가름이 난다. 하지만 그 예민한 촉수는 선천적이라기보다는 후천적일 경우가 많다. 내적 충실을 위한 부단한 노력, 그리고 수없는 수련을 거친 끝에라야 좋은 작품이 얻어지는 것이다.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은 2020년 겨울호부터 2021년 가을호까지 전국의 수필 전문잡지와 종합 문예지, 그리고 연초 신춘문예 당선작을 대상으로 맹난자 선정위원장을 포함한 8명의 선정위원이 각자 서너 종의 수필잡지와 문예지 등을 담당하여 각 계절마다 5편 이내를 선별, 40편 내외의 수필을 저자 이름을 가린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점해왔으며 올해는 선정위원 자신이 뽑은 작품에는 점수를 주지 않는 방식을 추가했다. 이들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수필 15편씩을 뽑아 모두 60편씩 선정하여 한 권의 수필집으로 제작해 선보이며 선정된 수필 끝에 해당 작품을 추천한 선정위원이 단평을 붙였다.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에 선정된 수필가들의 수필 60편은 독자 여러분을 흥미로운 수필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수필 쓰기는 단순히 추억하기와 회고만은 아니다. “문학이란 태양 아래 모든 것이 검토되고 성찰될 수 있는 거대한 반성의 광장”이라는 아이리스 머독의 말처럼 수필을 통해 삶을 성찰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구체화하여 기록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 부여와 자신만의 내적 질서를 찾게 해주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수필가들은 수필을 쓸 때에 정말 미련하다 싶을 만큼 공력을 쏟는다. 작가가 의식하든 못하든 기본적으로 이 모든 인간의 존재성으로 직조되어 있는 것이 수필이다. 그래서 수필을 ‘자기성찰의 인간학’이라고 부른다.
■ 『더 수필』 선정위원 맹난자 문혜영 엄현옥 이혜연 조 헌 노정숙 정진희 한복용
목차
● Winter 입덧 | 강향숙 12 연필 | 김건민 16 슬픈 나비 | 김경애 21 마지막 벌초시대 | 김만년 26 쌀밥전(傳) | 김용삼 32 베르쿠치 | 문경희 36 창문, 그 오묘하고 신비한 | 윤온강 41 달항아리 | 이다온 45 울음을 풀다 | 임이송 50 뜰 앞에 잣나무 | 정승윤 54 기다리는 집 | 조현미 57 죽었니 살았니 | 최민자 62 죽은 자의 집 청소 | 최현숙 66 첫눈 내린 아침 | 한경선 71 오로라를 기다리던 시간 | 허상문 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