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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2020. 1. 27. 10:02

1.평론작지 않은 주머니의 행복

이인영

 

 

손근호 시인의 외벽청소부 김씨의 주머니는 서울 서대문 농협 14층 건물의 외벽 청소부를 모델로 쓴 시이다보기만해도 아찔하고 안쓰러움이 전해지는 외벽청소부의 김씨 주머니가 불룩하다고 표현한다주머니가 불룩해지기를 바라는 시인의 바람이 불룩한 주머니에 반어적으로 투영되어 의미의 확장을 만든다.

 

외벽청소부 김씨의 주머니


손근호


서울서대문농협건물은14층건물의아침이다회색빛대기오염이진하게옷을입혀놓아오늘은외벽청소부김씨아저씨

물걸레질이다아슬아슬목숨건곡예를하고김씨아저씨주머니에아내와아이들이름이대롱대롱매달려있다

산다는 건 아찔하다

그러나 행복한 아찔함은 있는가 보다

그래서 죽지 못해 사는 사람에게도

죽이지 못할 조그마한 행복이 있는가 보다

주머니에 들어갈 크기의

자그마한 행복으로 인해

이 세상엔 죽는 사람보다 산사람이 많은가 보다

보험아줌마가이번달에가지고갈보험금도김씨주머니에서불룩하다지난달에장마라벽타지못해연체되었던

전기세도불룩하다김씨주머니는외벽의높은농협만큼두툼한주머니다해가서대문의교차로에서넘어가고 있다.


손근호 시인의 2003년 작

-손근호의 외벽 청소부 김씨의 주머니」 전문 

 

처음과 마지막 연에 띄어쓰기가 없다조여오는 외벽 청소부의 삶을 띄어쓰기를 안함으로써 더한 긴장감을 만든다서사적 마무리로 마지막에는 마침표를 찍었다아슬한 인생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주머니에 들어갈 크기의/자그마한 행복으로 인해/이 세상엔 죽는 사람보다 산사람이 많은가 보다” 행복은 작으나 위험과 힘듬은 큰 인생 앞에서도 죽는 사람보다 산사람이 많은 것은 행복이 작지 않음을 역설적으로 말하는 것이다행복의 주머니가 작지 않아서 김씨는 아내과 아이들은 다 담았던 것이다지나치기 쉬운 고달픈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에대한 연민으로 시는 또다른 서정을 만들었다.

 


소외자에 대한 시선이 잘 드러난 시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