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길

오주르디 2014. 1. 21. 08:48

 

지역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토건 개발논리와 1%를 위한 경제논리에 지역 환경이 훼손되고, 지역민과 노동자의 삶이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전국 이슈에 묻혀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는 지역의 현안들. 오주르디는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의 주선으로 부산 참여연대 등 지역 행동가들과 함께 부산 지역의 난개발 현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를 토대로 2~3주에 걸쳐 주 2회(화, 목) 부산지역 난개발 문제점을 고발하겠습니다. 

 

①주민의 눈물, “사고가 아니라 살인입니다”

 

연말과 성탄절 분위기가 고조되던 지난달 19일 오후 4시. 부산 남북항대교를 연결하는 영도구 영선동 영도고가도로 건설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다. 상판교량이 붕괴되며 작업 중이던 노동자 4명이 20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하고 말았다. 

 

불가피한 죽음이었다면 덜 억울했을 것이다. 고가도로 방식을 밀어붙인 부산시와 비리 의혹이 있는 시공업체를 상대로 9년 동안 반대운동을 펼쳐 온 ‘영도고가도로반대 주민대책위’ 하상윤 위원장은 네 명의 금쪽같은 목숨을 앗아간 현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참사는 부산시와 시공업체가 벌인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채택한 공법이 근본적으로 취약해 대형 사고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는데도 시와 시공업체가 외면한 겁니다. 예견된 재앙입니다. 막지 못해 안타까울 뿐입니다.”

 

 

살점 깊고 넓게 도려내진 부산 영도

 

현장은 참혹했다. 영도 원도심을 관통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일렬로 늘어선 모습은 흉물스럽기 그지없었다. 높이 22m의 2.44km 구간을 관통하는 고가도로 건설로 인해 영도의 살점이 깊고 넓게 도려내진 것이다. 영도는 이렇게 신음하고 있었다. 

 

도심 상가와 주택을 관통하는 거대한 고가도로 건설. 분명 시대착오다. 고가도로를 해체하는 게 일반적인 추세인데 부산만 거꾸로 간다. 왜 이럴까. 억울한 인명을 빼앗고 선량한 영도주민을 겁박하면서까지 하필 고가도로를 고집하는 걸까.

 

주민들의 요구는 고가도로가 아닌 지하차도였다. 그런데도 ‘고가도로’라는 답을 미리 내놓고 모든 주장과 논리를 고가도로에 꿰어 맞춰온 부산시. 그 이면에는 복잡한 얘기들이 있다. 

 

 

주민 의견 무시, ‘고가도로 방식’ 결정한 부산시

 

부산시는 애당초 고가도로를 염두해 놓고 있었다. 주민들의 의견과 주장은 묻지도 듣지도 않았다. 개발논리에 매몰됐기 때문이다. 항만화물 운송이 목적인 항만배후도로로 지정되면 중앙정부로부터 예산 30%를 지원 받게 된다. 이것을 노린 부산시는 화물운송량이 많은 것처럼 조작해 남항대교를 항만배후도로로 지정받았다. 

 

이러면서 남항대교와 북항대교를 잇는 영도도로 또한 반드시 항만배후도로가 돼야만 했다. 때문에 지하차도는 처음부터 논외였던 것이다. 이때부터 부산시가 할 수 있는 건 애꿎은 영도주민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고 피해를 감수하라고 윽박지르는 일 뿐이었다.

 

부산시가 고가도로를 고집하는 이유는 또 있다. 시공업체와의 유착관계 때문이라는 게 주민대책위의 주장이다. 주민대책위는 “‘RC코리아’가 자신들의 전용특허 공법인 ‘PCT거더 공법’이 채택되도록 오랫동안 부산시에 로비를 벌여왔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한다. 

 

<출처: 주민대책위 발간물 '희망영도'>

 

부산시, 특허권자, 시공업체...이들의 ‘수상한 관계’는?

 

무리한 로비자금 때문일까. ‘RC코리아’는 2010년 10월 부도가 난다. 그래도 부산시와 이들의 유착관계는 돈독했다. ‘RC코리아’와 원 특허권자인 ‘GIF’는 부산시에 삼정건설을 소개한다. 삼정은 이들에게 45억원의 금전을 제공하고 부산시로부터 시공사로 인정받았다. 

 

유착관계에 있던 업체가 부도나자 이 업체의 소개로 교량 건설 경험이 전무한 삼정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것이다. 주민대책위는 부산시가 ‘유신’ ‘RC코리아’ ‘GIF’ ‘삼정건설’ 등 영도고가도로 건설 관련업체와 바람직하지 못한 관계에 놓여 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PCT거더 공법도 문제다. 대책위와 전문가들은 “상판 교량 건설에 적용된 PCT 공법은 구조적 설계 결함으로 인해 붕괴위험이 높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9월 동일한 공법이 적용됐던 경기도 파주 장남교 건설 현장에서도 이번 영도고가도로 현장과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 2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은 바 있다. 

 

<사상자 14명 발생한 파주 장남교 붕괴현장. 영도고가도로과 동일안 공법(PCT)을 적용했다.>

 

“무게 이기지 못해 붕괴 위험이 높은 구조”

 

PCT 공법으로 시공중인 현장에서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영도고가도로와 파주 장남교 이외에도 남한강교 음성-충주 공사구간, 충주-제천 고속도로 공사구간인 산척4교, 홍천-양양 간의 공수전교와 내촌천교 등에서도 사고가 발생하거나 시공상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영도고가도로 사고 현장을 살핀 부산대 윤일성 교수는 “영도고가도로는 화물차량 통행 등 교통량이 폭주하는 곳으로 안전하고 튼튼한 구조로 건설돼야 한다”며 “(PCT공법은) 하부 콘크리트가 자신의 무게와 상부 콘크리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처져 붕되될 위험이 높은 구조”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2011년 고가도로를 반대하는 영도 주민들은 허남식 부산시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고가도로 대신 지하차도로 건설해 달라는 도기계획입안을 부산시에 냈지만 허 시장이 이를 거절하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하상윤 주민대책위원장. 부산시-시공업체 커넥션에 맞서다 옥살이까지 해야 했다.>

 

“개발논리보다 주민의 존엄성이 우선”

 

“고가도로가 건설되면 영도구의 슬럼화는 물론 주민생존권까지 위협하게 된다”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부산시는 “경제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지하차도 방식이 맞지 않다”는 논리로 맞섰다. 또 부산시는 “지하차도 방식은 기술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부산시는 “기술상 가능하다면 지하차도 방식도 고려해 보겠다”고 한발 후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선거 직전 ‘주민이 반대하는 고가도로를 재검토해 지하차도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고 공약했다가 당선 되자마자 발을 뺐다”며 지역 정치권을 비판했다. 

 

결국 주민들은 지하차도 방식을 관철시키기 위해 절박한 마음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주민 주장 옳지만 이미 공사 시작됐으니 기각"...이기고도 진 주민 소송.>

 

법원 “주민 주장 맞지만 이미 공사 진행됐다” 부산시 손 들어줘

 

“개발논리보다 영도주민의 존엄성이 우선”이라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부정과 부조리를 용납하지 말아 달라”는 주민 추진위의 간절한 요구가 있었지만 법원은 엉뚱한 판결을 내렸다.

 

‘지하차도 건설도 기술상 가능하지만 이미 공사가 상당부분 진행된 관계로 소를 기각한다’는 게 법원의 판결이었다. 내용적으로는 주민들이, 결론적으로는 부산시가 이긴 황당한 소송이었다.

 

영도고가도로 사고가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상판 교량 콘크리트에서 심각한 균열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균열이 생기자 시공업체는 주민들의 눈을 피해 강력 접착제인 에폭시를 갈라진 틈에 주입하고 있다. 

 

영도고가도로 건설은 ‘부산판 4대강 사업’

 

주민대책위 하상윤 위원장이 몰래 찍은 거라며 꺼내놓은 몇 장의 사진. 낯익은 작업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에폭시 주사’를 놓고 있는 모습니다. 

 

 <균열이 생기자 갈리진 틈에 주민 몰래 에폭시 주사 놓는 모습/사진 제공: 하상윤씨>

 

4대강 보 균열이 논란이 됐을 때도 4대강 시공업체들은 쉬쉬하며 ‘에폭시 주사’를 놓았다. 환경운동가가 ‘에폭시 주사’에 대해 묻자 시공업체는 “사람도 보약 먹으면 튼튼해지는 것처럼 저것도 지금 보약을 먹고 있는 중”이라고 대답해 전 국민에게 폭발적인 웃음을 선사한 바 있다. 그 장면이 지금 영도고가도로 건설현장에서 재연되고 있다. 

 

부산 영도고가도로 건설. 부산판 4대강 사업이다. 허남식 시장의 토건시정과 경제적 이득을 노린 건설업체들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지며 시작된 공사다. 주민은 없고 오만한 부산시장과 토건업체의 커넥션만 있는 사업이다.

 

                   

 

어휴ㅠㅠ정말 답답할 따름입니다...왜 늘 이럴까요 우리나라는ㅠㅠ
포스팅 아주 알차네요^^ 잘보고가요^^
다녀갑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안녕하지못한 영도 주민을 위해함께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오주르디님! 부산 주근깨입니다! 멋진 글 감동적입니다.
좋은 행사로 뵙게 되어 기뻤구요 또 뵙길 바랍니다.
근데 글 중간 쯤에 하상윤씨가 허상윤씨가 사진을 찍었다고 ㅋㅋ 오타가 났네요! 하상윤 선생님이 지적을 똬악 ㅋㅋ
비밀댓글입니다
하선생님께서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씀 전해 달랍니다.
4분 고인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추위에 건강 유의하시고 유익한 하루되세요^^
제 블러그로 퍼갑니다. 괜찮지요?
트윗으로는 퍼날랐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