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07

eunbee 2007. 12. 30. 07:41

세계 지도 속에는 '산티아고' 라는 지명을 가진 땅이 많다.

그 이름이 참 맘에 든다. 정작 내가 가고 싶은 산티아고는 스페인의 순례길인데...

 

길게 생긴 물고기 같은 칠레땅 한가운데 쯤에 자리잡은 산티아고는, 희끄무레한 하늘을 이고

게슴츠레한 웃음을 띄우며 우리를 덤덤한 표정으로 맞이했다.

특별날것도 없고 가슴 두근거릴 것도 없는 그냥 수수한 표정의 그 곳.

오나 가나 바닷가 구경이 우선이다.

산티아고 위성 해변도시 발파라이소에 있는 레나까 마을의 테라스아파트들과,

비냐 델 마르의 네루다의 얘기가 서린 시원하고 아름다운 바닷가를 만나고,

산티아고 시내에 있는 아르마스 광장, 부겐벨리아가 흐드러진 산타루치아언덕을 둘러 보았다.

남미 여러나라엔 왜 그리도 그럴싸한 도시 마다에 '아르마스광장'은 꼭 있는건지... 아주 헷갈린다.

스페인의 체취가 어딜 가나 우리를 들뜨게 한다.

 

태평양의 외롭고 신비로운 이스터섬이 칠레 영토이며, 국토의 꼬랑지가 남극까지 뻗어 있으니

이 나라 영해의 넓이는 어마어마하다.

연어 어획량과 수출량은 세계 최다이며 홍어는 우리나라에 100%수출. 스페인이 들여온 와인빚는 기술은

기후좋은 이 땅에서 얼마든지 수확되는 포도를 보물로 만들었다.

남미의 다른 나라에 비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 자원이 풍부하고 인구가 적기 때문이다.

 

 발파라이소의 해군성. 해양국가라서 해군의 파워가 막강. 이 길을 따라 해변쪽으로 가면 남국의

아름다운 꽃들이 흐드러진 거리에서 공예품을 파는 가게 여인들이 정답다.

 

 레나까 마을의 계단식, 테라스아파트가 있는 한적한 바닷가

 

 비스듬한 산등성이에 이렇게 비스듬하게 아파트를 짓고, 가운데에 보이는

아센소르Acensor를 이용하여 오르내린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고, 아파트들은 럭셔리하다.

 

 '파블로 네루다' 시인이 자주 찾던 바닷가, 비냐 델 마르.

영화 '일 포스티노'를 생각하며 갔더니, 깨몽!  영화처럼 웅대한 바닷가 절벽은 없더이다.

'일포스티노'에서 우편배달부 역을 맡았던 배우는 그 영화 촬영을 마치고 천국으로 갔다고, 내큰따님이

그 영화를 보았을 당시 얘기해 주었는데, 나는 이 해변에서 자꾸만 그 배우의 여리고 우울하고 홀쭉한

슬프고 가여운 모습이 떠 올랐다.

 

 바닷 쪽에서 올려다 본 '작은 사막'이라 불리우는 언덕.

 

오후 7시, 아르마스광장의 대성당엔 종이 울리고... 성당으로 들어가 미사는 생략, 성호만 긋고..

그 광장엔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니라, '콜라 트리'가 높이 세워져 있더군. 유리벽에 비친 콜라트리.

 

 

 남미 어느 나라 어디를 가나 아르마스 광장이 있고, 풍경도 그게 그거.ㅋㅋ

 

 칠레인들은 자존심이 여간 아니랜다. 특히 여자들의 자존심은 하늘을 찌른다나?

이 대통령궁의 주인도 현재는 여자.  여자들이여- 세계를 구하라 ! 하하

 

 대통령궁 앞의 공원. 이 곳에서 만난 영어 선생님은 참으로 우아하고 품위있는 여인이었다.

엉터리 내 영어도 잘 이해했고, 자기는 영어를 전공했는데, 나는 뭐가 전공이냐고 하기에,  편한대로

그냥 '현대무용'이라했다. 그때부터 우리는  마샤 그레함의 현대무용 공연에 대한 얘기를 한참 나누었다.

수년 전에 파리에서 그의 공연을 보았다고 했더니, 그녀는 부럽다고 말하며 유쾌하게 웃는다.

카일린은 Centro Danza Universidad de Chile 라는 칠레 무용단에 대한 얘기도 했건만, ㅠㅠ

짧디짧은 내 가난한 영어가~~

남미 여행중에 만난 가장 아름답고 품위있는 세뇨리따, Kailin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삼삼~~

 

 안데스 산맥을 베고 있는 산티아고. 루치아 언덕/공원/에서 조망. 계절은 한여름이지만 만년설로 덮인

안데스 산맥의 큰 봉우리.

 

 산타루치아 언덕에서 내려오며... 함께 여행한 길동무. 예쁘죠?

 

 이 도시의 공중 전화 부스. 사~안뜻 합니다요.^^

 

 내 방짝꿍이 3달러짜리 반지를 부지런히 사 모으는 동안, 나는 예쁜 엽서를 사서, 서울에 두고 온

사랑하는 이들에게 편지를 쓴다. 길 위에서 쓰는 편지는 나의 여행에 빠트릴 수 없는 중요 메뉴다.

우체국을 만나면 부치고, 못 찾으면 현지 가이드에게 우송을 부탁한다. 대개는 내가 먼저 서울 착!!ㅋㅋ

새들은 나한테서 날아갔고,
밤은 그 강력한 침입으로 나를 엄습했다.

살아남으려고 나는 너를 무기처럼 버리고...
내 화살의 활처럼, 내 투석기의 돌처럼 버렸다.
그러나 이제 복수의 시간이 왔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

지금 나는 아주 작은 것으로 만족한다.
한 권의 책이 마음에 들때,
내 맘에 드는 음악이 들려올때,
마당에 핀 늦장미의 복잡하고도 엷은 색깔과 향기에 매혹될때
또 비가 조금씩 오는 거리를 혼자 걸었을때
나는 완전히 행복하다.
맛있는 음식, 진한 커피, 향기로운 포도주,
생각해보면 나를 기쁘게 해주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럴듯한데~~
너냐? 네루다냐. 암튼 조오타.
얘, 그런데 우리가 본 공연이 '마샤 그레함'이 아니라 '머스 커닝햄'이었다구? 맞다 맞다
오메-워쩐댜, 카일린에게 헛소리했네.ㅋ 그런데 왜 그사람들 헷갈리게 다섯 음절의 이름이냐?
마샤 그레함은 죽었을테구, 머스 커닝햄 그 할아버지 아직 살아있니? 그때도 엄청 늙은거 같드만...ㅋ
'새들은~ 나는 너를 사랑한다' 부분은 네루다의 '스무편의 사랑의 시와 한편의 절망의 노래'중 일부분이고, 뒷부분은 전혜린.
참, 오타가 있네요. 무기처럼 버리고'가 아니고 벼리고''예요. 돌처럼 벼렸다''이고. So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