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패션 큐레이터 2021. 3. 31. 00:05

위 매거진 기고를 마치고

 

저는 하나의 테마를 집요하게 큐레이션하는 잡지들을 좋아합니다. 이런 매체에서 글을 요구할 땐 항상 힘들더라도 글을 써왔지요. 아빠의 라이프스타일을 다루는 볼드 매거진, 아이들과 가족 중심의 서사를 지속적으로 계발하고 있는 위 매거진,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찾고 싶은 이들을 위한 철학 매거진 뉴 필로소퍼 등 이외에도 많습니다. 이번 위 매거진은 테마가 옷이었습니다. '좋은 옷을 오래입는 일'을 주제로 삼았어요. 제 강의의 주제이기도 하고요. 이번 위 매거진은 랄프 로렌의 도움이 컸습니다. 함께 협업을 해서 아이들 교구도 만들었더라구요. 

 

최근 지속가능성 화두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면서 사실 2019년부터 발행된 랄프 로렌사의 <세계 시민권과 지속가능성 보고서 Global Citizenship & Sustainability Report>를 읽었습니다. 명품업계에도 지속가능성이란 화두는 이제 기업 자체의 철학으로 등장을 했고, 세부 기업전략 입안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지요. 이번 위 매거진에서 랄프 로렌의 지속가능성 철학에 관한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흔쾌히 허락한것은 이 보고서를 오래전부터 읽어오고 있었고 무엇보다, 경영 및 마케팅 전략을 공부해온 저에게 '전략Strategy'이란 단어가 성립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춘 랄프 로렌의 보고서는 정말 인상적이었기에, 글쓰기에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지속가능성과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습니다. 흔히 친환경을 한다면서, 실제로는 성분을 속이고, 혹은 친환경 요소 한 두가지만 살짝 삽입해놓고 나머지는 기존 관행대로 풀어가거나, 친환경 인증마크를 위조하는 업체들도 있고요. 이러한 그린워싱Green Washing 행위가 꽤 오랜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상당수의 기업이 이래요. 그런데 랄프 로렌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그냥 기업이란 행위 주체가 '이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류의 설명문이 아닙니다. 기업전략으로 지속가능성을 채택한 기업 답게, 무엇보다도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란 표현을 기업의 서사에 내면화 시켜왔던 기업 답게 향후 자신들이 해야 할 행보와 달성율, 목표에 대한 이행수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패션은 항상 시대의 변화를 담지하는 그릇이자, 변화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라는 믿음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패션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기획과 저술을 하는 작가로, 큐레이터로 살아오면서 이제 제가 다루어야 할 주제는 지속가능성 의제임을 확신합니다. 다양한 실험들이 유럽과 미주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고, 패션 테크놀로지의 다양한 발전방향에 대해서도 계속 공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꿈만 꾸었던 단체들이 함께 연대해 '어머니로서의 지구 The Earth as a Mother'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더 이런 분들을 열심히 만나며 길을 모색하고, 으쌰으쌰 해볼 생각입니다. 

 

올 해는 좀 더 행복한 일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지금도 몇 개의 복안이 있는데요. 조금씩 펼쳐지는 데로 설명드리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