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홍승환 2010. 5. 18. 15:34

 

홍보 패러다임이 바뀐다
소셜미디어 發 커뮤니케이션 혁명
최재영  |  기사입력 2010.04.22 13:56:59

Cover Story

홍보가 바뀌고 있다. 그야말로 틀(패러다임) 자체가 변하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부터 시작된 소셜미디어 發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기존 애널로그식 홍보에 일대 경종을 울리면서 홍보 전선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까지 적극 가세하면서 인터넷과 함께 IT기술이 소셜네트워크 PR시대를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밤새 기자들과 술자리를 갖거나 언론사 입구에서 신문 나오기를 기다려 보고하는 시대는 지났다.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만 알리는 시대도 끝났다. 사통팔달의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정보가 연결되고 만인에 의해 만인에게 공개됨에 따라 더 이상 감출 것이 없는, 거짓말해선 안되는 소통 세상이 됐다.

그래서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전략홍보에서 투명홍보시대로 들어섰다. 2010년이야말로 뉴미디어 홍보의 원년”이라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삼성, SK, LG 등 주요 기업들이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 홍보를 강화하고 내로라 하는 CEO들이 “서류 대신 스마트폰으로 보고 하라”고 말 할 정도로 기업 문화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홍보 전선의 새 바람을 집중취재했다.

[편집자주]


소셜네트워크 PR시대

입사 3년차로 모 대기업 홍보실에 근무하고 있는 이 모 대리는 최근 ‘얼리 버드’가 됐다.

#아침 6시 30분.
그는 일어나자 마자 스마트 폰부터 집어든다. 간밤에 수많은 트위터리안이 트위터에 남겼을 멘션(Mention)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빠른 답변이 필요한 멘션이기에 그 자리에서 즉답을 해준다. 몇 개의 멘션을 확인한 이 대리는 메일로 팀장에게 답변한 부분을 보고한다. 샤워를 마친 이 대리는 출근 전 오늘 일정을 살핀다. 약속은 모두 3건. 기자들과의 약속이다. 또 오늘까지 처리해야 할 업무를 살펴본다. 이 대리는 스케줄을 확인하고 다시 메일을 열었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석간지 기자들이 밤새 보냈던 메일을 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대리는 출근하면서 혹 메시지를 열어보지 않은 기자에게는 전화로 메시지 확인 요청을 한다. 메시지를 못 받은 기자가 있다면 그 자리에서 보도자료를 전송한다.

# 아침 8시 40분. 홍보실에 도착한 이 대리는 자사 블로그에 글을 남긴 네티즌들에게 답변을 한다. 새로운 제품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업로드 한다. 이 모든 과정은 메신저를 통해 홍보팀장에게 보고한다. 팀장은 “오늘 특이 사항과 하루 일정을 보고하라”고 재촉한다. 이 대리뿐만 아니라 팀원들 모두가 메신저로 하루 일정을 짤막하게 보고한다. 팀장은 회의를 제외한 모든 업무를 가능하면 메신저로 지시하는 편이다.

# 오전 10시 30분. 이 대리는 모 일간지 기자와 점심약속을 위해 일어섰다. 몇 가지 업무가 남았지만 이동하면서 처리하기로 했다. 이 대리는 가능하면 버스로 이동한다. 스마트 폰 메일로 받은 자료를 꼼꼼히 살펴본다. 그리고 자료들 중 틀린 부분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수정한다. 파일은 다시 팀장에게로 보내면서 단문메시지로 ‘결재 부탁’이란 메시지를 남겼다.

# 오전 11시 40분. 예상보다 일찍 도착한 이 대리는 스마트폰으로 트위터를 열었다. 잠깐 사이에 수많은 문의 멘션을 봤다. 그 가운데 조금은 난처한 멘션 하나가 눈에 띄었다. 아직은 공개할 수 없는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는 문의였다. 이 대리는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사안을 보고한다. 팀장은 정보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분은 무방하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 대리는 평소 저장해뒀던 사진을 포함해 답변 멘션을 보냈다.

# 12시 10분. 기자와의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이 대리는 식사 중간 중간마다 스마트 폰을 치켜들었다. 최근 출시된 제품에 대한 사진과 블로그 평가, 반응 등을 기자에게 수시로 전달했다. 기자도 흡족해 하는 눈치다.

# 오후 1시 30분. 이대리는 회사로 복귀하는 도중에 스마트폰으로 여러 곳의 커뮤니티를 살핀다. 자사 제품과 회사 이미지에 대한 여론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여러 파워 블로그도 빼놓지 않는다. 서핑 중 한 파워블로그에서 자사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발견했다. 이 블로거는 제품에 대해 매우 흥미롭게 다뤘고 댓글에서는 제품에 대한 평가도 좋았다. 이 대리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는 인트라넷에 올렸다. 홍보팀장은 물론 각 부서장들이 함께 봐야하기 때문이다.

#오후 2시 10분. 컴퓨터 앞에 앉은 이 대리는 트위터를 클릭했다. 해외 트렌드와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유럽 동향이 궁금했던 이 대리는 “유럽의 최신 동향을 찾고 싶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10분 만에 유럽의 각 언론사 링크들이 올라왔다.

# 오후 3시 30분. 이 대리는 서둘러 언론사들의 홈페이지를 살폈다. 자사에 대한 기사를 검색하고 이를 온라인 보고서로 만들었다. 이 보고서에는 유럽의 최신 동향도 담았다. 이 보고서 역시 메신저로 팀장에게 보고했다.

# 오후 5시 40분. 이 대리는 내일자 신문 기사에 나갈 보도자료를 살폈다. 담당자들과 메신저 대화로 보도자료 시간 등 자료배포에 대한 조율을 마쳤다.

# 오후 6시 20분. 트위터와 블로거 등을 열어 오늘 하루 방문자와 관심도를 주욱 스크린했다. 새로운 소식 등을 다시 블로거그 올렸고 멘션을 보내온 트위터리안들과 짧은 대화로 마무리 했다.

# 오후 6시 50분. 뮤지컬을 함께 보기로 한 여자친구와 약속 장소로 향했다. 이 대리는 이동하면서도 스마트 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내일 준비할 자료를 검토하고 수시로 트위터로 대화를 하면서 이동했다.

 

전략홍보에서 투명홍보로

홍보실이 바뀌고 있다. 이 대리의 하루 일과에서 보듯 수년, 아닌 1~2년 전만 해도 이같은 홍보맨들의 일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많은 기자들을 상대하고 업무처리 하느라 야근을 밥먹듯 해야 했다. 1차에서 2차, 3차로 이어지는 술자리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 못한 날들도 적지 않았다. 1년만 지나면 홍보실에서 다른 근무 포스트로 옮겨 달라고 간청할 정도였다는 게 10년차 이상 홍보인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였다.

 홍보맨들이 이처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이유는 사원 수가 적어서가 아니다. 바로 환경 때문이다. ‘대면 업무’가 주를 이루다 보니 모든 일은 직접 만나거나 현장에서 해결했다. 이 모든 것은 서류로 만들어진다. 오후에는 가판용 신문을 확인하기 위해 신문사를 찾아 기사를 점검해야 했다. 혹시 자사에 불이익이 올 수 있는 기사라도 나는 날이면 ‘퇴근’은 없다. 담당기자를 만나 해명해야 하고 배달판에서 기사가 빠질 때까지 밤새워 대기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매일같이 저녁 술자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코스다. 

하지만 이제 홍보 전선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홍보업무 7년차인 모 기업의 정 모 부장은 “과거 홍보업무는 오로지 기자를 면전에서 상대하고 기사만 잘 나오도록 하면 됐다. 하지만 요즘은 아니다. 매체의 영향력이 신문에 이어 파워유저 블로그와 트위터, 마이스페이스,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로 옮겨 가면서 홍보 업무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 비중이 올드 미디어에서 인터넷과 모바일 등 뉴미디어로 이동하면서 덩달아 업무량도 늘고 다변화됐다. 언론사부터 1인 미디어인 일반 개인들까지 포괄적으로 커버해야 한다. 그렇다고 홍보실 직원이 증가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업무량을 처리할 수 있는 것에는 기술적 변화에 힘입은 바가 크다. 우선 스마트 폰이 업무에 효율을 가져왔다. 한 홍보실 직원은 “과거에는 어떻게 일을 처리했는지 모를 정도로 이제는 스마트 폰을 유용한 툴로 사용하고 있다”“문서 확인부터 간단한 워드작업까지 할 수 있어 바쁘게 움직일 때는 스마트 폰이 없으면 아예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없으면 홍보 못 한다”

스마트 폰은 블로그나 소셜미디어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바쁘게 움직이면서 홍보업무나 CS(고객만족)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실제 한 대기업 홍보실 직원들은 회사에서 스마트 폰을 지급 받아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접속해 매 시간 단위로 자사관련 뉴스를 체크한다. 나아가 잘못된 소식도 빠르게 바로 잡을 수 있다.

지난 3월 동계 올림픽 당시 “안톤 오노가 삼성 북미 광고에 출연한다”는 소문이 인터넷 상에 나돌자 삼성이 트위터를 통해 “오노는 AT&T(북미지역 통신사)사 광고에 출연하면서 삼성제품을 들고 나왔을 뿐, 삼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발 빠르게 대처한 것이 좋은 사례다.

 

스피드와 효율을 중시하는 사내 업무환경 변화도 홍보실 변신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우선 회사 내에 서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가능하면 메신저나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대화와 문서를 주고 받는다. 심지어 회의도 메신저로 진행한다. 해외 출장 중에도 메신저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어 업무에 차질을 빚는 일이 적다. 최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그동안 대면보고가 예의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는 빠른 결정을 위해 스마트폰이나 이메일로 보고하도록 하라”며 서류를 줄일 것을 지시했다.

최근 SK텔레콤은 모든 직원의 휴대폰을 스마트 폰으로 바꿔줬다. 사내 메일은 물론 전자 결제까지 가능한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사내 공지사항과 그룹 포털 열람, 사내 품의서나 통보서 등 가능한 모든 서류를 스마트 폰에 담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모바일 오피스 시대가 열리면서 홍보 업무도 그에 맞춰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자보다 더 무서운 파워블로거

기술 혁신이 홍보실을 변화시키고 있는데 이어 문화적 접근성도 높게 만들었다. 바로 인터넷 유저들을 이해하는 문화적 접근이다. 강학주 이스토리 대표는 “소셜미디어 뿐만 아니라 블로그는 일종의 진화하는 유기체다. 문화적 접근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모든 홍보 창구는 언론사였지만 이제는 인터넷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에 따른 다양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기업 홍보실도 그만큼 유연해졌다는 이야기다.

모 기업 홍보실 직원은 “딱딱했던 기자들만 상대하다가 네티즌을 대상으로 홍보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유연해져야 한다”“여기에 맞춰 홍보실 분위기도 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인터넷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파워블로거의 경우 연령대가 무척 다양하다. 음식과 관련된 블로거의 경우 나이가 많은 주부인 중년 여성이 많다. 또 활동적인 커뮤니티나 블로거의 경우 나이대가 젊은 편이다. IT의 경우에는 연령대가 더욱 내려간다. 20~30대 초반이 주류를 이룬다. 게임과 관련된 블로거들이나 커뮤니티를 맡고 있는 대표들은 대부분 10~20대다.


지난해 한 게임회사는 신제품 출시 기자회견에 출입기자와 함께 블로거들과 커뮤니티 대표들은 초청해 함께 진행했다. 기자회견장에는 10대들이 넘쳐났고 기자들이 오히려 당혹스러워할 정도였다. 당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블로거들과 커뮤니티 대표들의 질문. “유저들이 제일 관심이 있어 하는 것은 캐릭터인데 캐릭터의 모습보다 게임 스토리에 치중한 것 같다.” “게임의 프레임이 너무 직관적이라서 게임의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며 전문가 못지않은 질문을 던져 놀란 기자들이 질의 자체를 하지 못했다는 후문.

블로거들과 커뮤니티 대표들은 마치 기자들의 실시간 기사처럼 자신의 블로거와 커뮤니티에 기자회견 현장 스케치와 게임에 대한 평가를 올렸다.


정지욱 문화전문 평론가는 “과거에 기업들의 홍보 대상은 기자들로 압축됐지만 이제는 아니다. 고도의 인터넷 환경 구축과 함께 파워블로거 등 새로운 오피니언 그룹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홍보 대상이 넓어지고 홍보방식도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자들과 달리 파워블로거나 일반인들의 소통 방법은 전혀 다르다. 따라서 홍보 방식도 같을 수 없다. 이들은 문화를 공유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문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홍보실이 젊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이런 변화 때문에 홍보실에서 ‘관리’가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한 IT전문기업 홍보담당자는 “어떤 지속적인 만남을 유지하기 보다는 이들의 흐름에 맞춰주며 따라간다”“너무 앞서거나 뒤를 쫓아간다면 네티즌들에게 질타를 받을 수있기 때문에 어려워도 중간을 유지하되 대화를 많이 하며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침묵·변명 보단 즉각 공개 대응

홍보대상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홍보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추세가 그러하다.

지난해 12월 한 외국기업은 블로거와 트위터, 언론을 통해 자사 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적이 있다. 그러나 1주일 후 이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한 커뮤니티 채널을 통해 알려졌다. 네티즌은 이메일, 게시판 등을 통해 본사에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는 이 기업이 전혀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 임의로 게시판을 닫아버리고 네티즌들의 질의에 입을 굳게 닫아 버렸다. 네티즌들은 이러한 기업의 행동을 문제 삼으며 이른바 ‘퍼나르기’식 시위를 전개했다. 결국 언론이 이 문제를 받아 크게 다루면서 일파만파로 퍼졌다. 이 회사는 결국 잘못을 시인하고 제품에 대해 ‘리콜’을 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화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이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벌어져 CEO가 퇴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최근 KT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겪었다. 하지만 대응하는 방식이 달랐다. KT는 3G(세대) 이동통신망 56K사건으로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56K사건은 아이폰용 업로드 속도를 말하는 것. KT는 당초 언론을 통해 3G에서는 고속 데이터 기술 기반으로 영상통화 뿐만 아니라 데이터 다운로드(3.6Mbps)와 업로드(384kbps)의 속도로 혁신적으로 개선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 네티즌이 사진을 업로드 하면서 속도가 너무 느려 직접 속도를 측정한 결과(아이폰은 이 같은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56k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네티즌은 KT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면서 네티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여기서 KT는 어떤 변명도 하지 않았다.

KT는 트위터를 통해 “자사에서 직접 측정한 결과 고객님이 제기한 문제가 맞았다”며 “이를 KT 본사에 알려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침묵하기 보다는 즉각적인 대응을 한 것. 외국사례와 마찬가지로 네티즌들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KT는 오히려 이 같은 사실을 블로거와 트위터 등 모든 채널을 동원해 알렸다. 그리고 1주일 후 KT는 트위터와 불로거를 통해 “업로드 향상 문제를 내부적으로 깊이 논의했고 이번 주말부터 향상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네티즌들의 엄청난 환호가 이어졌다. 한 트위터리안은 “그동안 기업은 숨죽이고 소비자와 대화를 하지 않았는데 KT의 놀라운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며 KT의 커뮤니케이션방식에 찬사를 잊지 않았다. 언론도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네티즌들의 힘”이라고 추켜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홍보 방식에 변화가 오면서 잘못된 점을 감추기 보다는 직접 잘못을 시인함으로써 오히려 더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최고 컴퓨터회사 델은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기도 했다. 델은 일부 파워 블로거들이 안티-델 관련 게시물을 올려 불만을 쏟아내자 블로그인 ‘델 커뮤니티 포럼’을 일방적으로 폐쇄해 버렸다. 곧 고객들의 불만이 급증하고 수익과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델은 자신의 중대한 실책을 인정했다. 델은 개방과 공유, 참여란 전제 아래 고객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고객 불만 관련 게시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49%에서 20%로 감소했다.


최근들어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급변하는 데에는 CEO(최고경영자)들의 오픈 마인드와 소통 의지도 한몫을 하고 있다. 신헌 롯데홈쇼핑 대표는 아침에 출근할 때 스마트폰으로 일정을 확인하고 실시간 뉴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기사를 본다. 회사에 도착, 사무실로 이동하는 순간에도 스마트폰으로 결재 문서를 확인하곤 한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앉아서 직원들에게 보고 받기보다는 새 흐름에 맞춰 직접 정보를 취득하고 필요한 지시를 하겠다는 생각에서다.

 

CEO들도 첨단 투명홍보시대 앞장

스마트폰 애호가로 박용만 두산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얼리어답터 수준으로 알려진 박 회장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끼고 살 정도. 박 회장은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회장은 2대의 노트북과 1대의 컴퓨터를 사용한다. 노트북 1대는 메신저 이메일 확인 등 주로 ‘국내용’으로 사용하고 또 다른 노트북은 해외 출장 일정이나 이메일 체크 등 ‘해외용’이다.

박 회장이 2대의 노트북을 사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1대의 컴퓨터로 모든 것을 해결하면 업무가 뒤섞인다는 결론에서다. 국내용은 결재 등에 사용하기도 하지만 직원들과의 메신저 대화 등에 활용한다. 이동하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직원들과 대화를 주고 받는다. 직원들의 고충도 들어주기도 하면서 충고도 한다. 지시도 전화로 하기 보다 통신망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두산그룹 내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많은 편이다.

박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일반인들과도 기탄없이 대화를 나눈다. 누군가 두산에 대해 질문을 해오면 직접 대답한다. 회장의 말이 홍보실을 통하지 않고 일반인들에게 자연스럽게 나간다는 사실은 가히 혁명적인 변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최재영 기자 jychoi@the-p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