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홍승환 2011. 4. 20. 13:17

“대중의 지혜”는 웹 2.0의 키워드로 요즘 뜨는 문구 중 하나이다. “대중의 지혜”는 뉴요커지 논설위원인 제임스 서로위키(James Surowiecki)가 2004년 펴낸 동명의 서적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명해졌으며, 소수의 전문가보다도 일반 대중의 힘과 지혜가 시장을 움직이는 원동력임을 주장한다.

이 원칙에 기댄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http://wikipedia.org/)의 대성공 이후 대중의 지혜 또는 “집단 지성”은 일종의 유행어가 되었다. 여러 사람이 참여하여 수정할 수 있고 현재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실시간 기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위키피디아는 순식간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명성을 넘어서는 위상을 쌓았다.

위키피디아의 명성에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야후 버즈 게임(http://buzz.research.yahoo.com/bk/index.html)도 군중의 지혜를 빌린 성공작으로 꼽히고 있다. 버즈 게임은 가상 주식 시장과 유사한 예측 시장으로, 첨단 기술이나 개념, 흐름에 대한 평가를 대중에게 맡기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성공할 것으로 예측하는 유망 기술일수록 더 많은 점수를 받게 된다.

역사상 가장 대중의 지혜를 잘 활용한 응용 프로그램을 논할 때는 검색 엔진 구글 역시 빠지지 않는다. 구글은 질의어와 웹 페이지의 내용을 비교해보는 고전적인 검색 알고리즘에, 더 많은 사람이 가리킨 웹 페이지일수록 더 중요하다는 간단한 원칙을 수학적으로 접합하여 검색 엔진의 질적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 이제는 모든 검색 엔진이 구글의 원칙을 기초로 웹 사이트의 순위를 정할 때 대중의 지혜를 취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웹 분야에서는 국외에서 인력 및 기술을 충당하는 아웃소싱(outsourcing)에 비교되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필요한 지식을 불특정 다수인 대중의 자발적인 참여에서 빌린다는 의미이다. 크라우드소싱의 응용 범위는 크게 위키피디아와 같은 새로운 지식의 창출, 야후 버즈와 같은 미래의 예측, 구글과 같은 기존 지식의 재조직으로 구분될 수 있다.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한 지식 창출 분야에서는, 많은 사이트가 제2의 위키피디아를 노리며 활동 중이다. 대표적인 예로 캠브리언 하우스(Cambrian House, http://www.cambrianhouse.com/)를 들 수 있는데, 이 사이트에서는 사용자가 소프트웨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올리고 각각의 아이디어에 대하여 평가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4천여 개의 아이디어가 올라온 가운데 캠브리언 하우스에서는 이 가운데 세 가지를 상품화하였고, 사용자들로서는 꾸준히 아이디어 제출이나 평가에 참가하면 기술 사용료 격인 로열티를 쌓아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캠브리언 하우스는 각자 만든 발명품을 제출하고 의견을 나누는 고전적 사이트 해프베이커리(http://www.halfbakery.com/)의 상업화 버전이며 모범적인 크라우드소싱의 예로 볼 수 있지만, 최종 결과물이 상업적인 제품이므로 크라우드소싱의 기본 원칙과는 상반되는 소수 참여의 중간 과정이 길고 비중이 큰 편이다.

간단한 전자 기기를 대중의 힘으로 개발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크라우드스피릿(CrowdSpirit, http://www.crowdspirit.org/), 다수 네티즌이 함께 만드는 영화 스웜 오브 엔젤(A Swarm of Angels, http://www.aswarmofangels.com/), 일종의 공동 창작 소설인 밀리온펭귄(AMillionPenguins, http://www.amillionpenguins.com/) 등이 같은 범주에 속한다.

예측 분야에서는 주식과 함께 예측 시장의 양대 인기 품목인 스포츠 부문의 픽스팰(PicksPal, http://www.pickspal.com/)이 돋보인다. 픽스팰은 스포츠 경기에 대하여 승패를 예측하는 사이트로, 마치 게임을 하듯이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단순한 승패 예측뿐 아니라 농구 경기의 1쿼터 경기 결과 예측이나 가장 득점이 많은 선수 등을 놓고 포인트를 걸 수 있어 도박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픽스팰은 이렇게 받은 사용자들의 예측을 종합한 일종의 집단 예측을 생성하여 실제 돈을 받고 팔고 있으며, 이 예측의 정확도는 꽤 높은 편인 것으로 드러났다.

비슷한 개념의 서비스로는 네티즌이 공동 개발하는 뮤추얼 펀드를 표방하는 마케토크러시(Marketocracy, http://www.marketocracy.com/), 연예인들의 인기 지수를 집단 지성으로 예측하는 할리우드 스톡 익스체인지(Hollywood Stock Exchange, http://www.hsx.com/) 등이 있으며, 티셔츠 디자인에서부터 비디오 게임에 이르기까지 각종 상품의 인기 여부를 예측하는 사이트들이 많이 등장했다.

대중의 지혜로 기존 정보를 지능적으로 배열하는 정보 재조직 분야에서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큰 성공을 거둔 뉴스 사이트 디그(http://digg.com/)가 눈에 뜨인다. 웹 2.0의 대표 사이트로도 종종 언급되는 디그는 누구든 흥미 있는 뉴스나 웹 사이트, 사진, 동영상 등을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링크하고, 사람들은 이를 읽고 투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뢰성이 높은 사용자들로부터 이른 시일 안에 많은 표를 받으면 그 링크는 디그의 대문 페이지로 올라간다. 흥미 있는 내용이라도 시간 순서에 따라 뒤로 밀려나게 마련인 일반 게시판과는 달리 항상 뜨거운 주제를 놓고 댓글 논쟁을 벌일 수 있는 디그는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왔다.

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높은 기대를 받는 집단 지성이지만, 대중은 언제든지 우중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인기도를 측정하는 디그에서도 표 매수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으며, 대부분의 집단 지성 응용에서 인기의 관성 법칙에 따라 인기 있는 링크에 무성의한 표가 더해지면서 비판적인 시각은 묻힌다는 관찰도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제어하려면 대중의 지혜를 수집하거나 집단 지성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지능적인 기법이 점차 더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