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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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토골 일기

2021. 1. 31.

 

 

 

#.

달걀 한 판에 칠천 원쯤 한다는

아내의 한숨 한 판,

 

#.

과연

에그머니로다.

 

#.

달걀 프라이 한개로도

진수성찬이 되는 시절,

 

#.

담부턴

껍질째 먹거나

달걀 대신 계란을 먹거나,

 

#.

사람의 살 길을 위해

예방적 살 처분을 한다고 했다.

 

#.

안전한 살육,

 

#.

다분히 인간적인

형용모순과

 

#.

사람은

만물의 배꼽이라는 인식의 오류,

 

#.

도둑의 걸음으로

살금살금 눈 오시고

그 틈새 도착한 책 한 권

미안도 하여라

 

#.

해 바뀌고

서른한 번째 새벽,

시린 달빛만 흥건하고도

어느새 2월,

 

#.

문틈에 귀 기울여

봄 기별을 기웃거리는

계절 관음증,

 

#.

사람인 나는

집안에 누워

덕지로 옷 끼여 입고도 춥다고 옹송거리는데

마당가 세 마리 개들은

단벌의 옷 한벌만 걸친 채 개기왕성하게

풍찬노숙 중,

 

#.

아침마다 식은 밥 한 그릇을 나누며

어루만져 인사 하기를

 

독한 것들 같으니라구,

 

#.

봄 되면은

꽃 향기 깔린

꽃그늘 아래로 옮겨 주어야겠다.

 

#.

꽃 피고 연두 순 돋기 전에

그리움부터 너울너울 자랄 것 같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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