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과 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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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시골살이

2021. 2. 7.

 

 

#.

딸 가족이

재넘어 도시로 옮겨오고 부터

백수의 일상이 제법 쫀쫀해져서

 

#.

딸아이 집에 들러

아내가 주방을 정리하는 사이

가끔은

청소 돕기,

 

#.

먼 도시의 친구 녀석은

늘그막에 그 무슨 고생이냐고 했지만

철없는 소리,

 

#.

바쁜 사람 도울 수 있으니 좋고

온통 아내의 수고로움이 될 일을

나누어 덜어 줄 수 있으니 좋고,

 

#.

두 번의 행복이

한방에 해결되는 일 일 뿐더러

 

#.

헐렁하게 늘어졌던 백수의 일상이

제법 쫄깃 탱탱해지는 효과도 있다.

 

#.

정해진 시간에

차에서 내리는 아이들 맞이하기와

 

#.

아이를 학원에 두고 돌아서는 길,

길 건널 때 손 들어야 돼~

아이는 어른스럽고

나는 아이스럽고,

 

#.

아주 잠깐이지만

두 아이의 예쁘고 따듯한 손을 잡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의 행복,

 

#.

갑작스러운 변화들로

아이들과

소소한 이견의 다툼이 있기는 하지만

해결과 맞춤을 위한 노력의 과정들,

 

#.

아내와 아이의 예리한 창은 티격

내 허술한 방패는 태격,

일전 끝에 나는 늘 패잔의 몰골이 되곤 한다.

 

#.

마을 알부자 친구 집에 들러

계란 세 판을 샀는데

달걀 한 판은 덤, 

다음엔 달걀 한 판을 사야겠다.

 

#.

손에 쥔 달걀이

사람의 정으로 따듯하니

봄이 올 모양이다.

 

#.

명절이 코 앞인데

5인 이상 집합 금지령,

 

#.

그리운 사람들을 다섯 수에 가둬 놓은 뒤에

흔들리는 이 마음은 어디에 묶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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