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빛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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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시골살이

2021. 4. 16.

 

 

#.

꽃 피고

잎 피고

 

#.

산벚꽃

버짐처럼 듬성하니

산속이 온통 향기롭다.

 

#.

서실 글쓰기를 마치고

봄볕 아래 

도시의 골목 걷기를 한다.

 

#.

온통

재개발

재개발하자고 봄바람 속에 플래카드의 헛된 구호들이 출렁널을 뛰는 골목

유기된 담벼락 아래의 노년과

비굴한 모습의 똥개 몇 마리와

반쯤 허물어진 초라한 집 안에

등불 같은 명자꽃 무더기

그 선연한 붉은빛이 울대에 걸리고 만다.

 

#.

재개발로 아파트,

도시라는 거

참 척박하다.

 

#.

연두의 싹으로 시작할 때는 

한삼덩굴의 어린순 마저 예뻤었는데

비 몇 번 오시고

넉넉한 볕 아래 몸집을 키우는 풀들

 

#.

괭이의 날을 세우고 

어깨에 힘을 모으고

 

#.

마을 입구에서 만난 만신이 묻기를

내일 비 온대유?

나 애비무당이 된 건가?

 

#.

아침 운동 길에

이제 폐선이 된 철길에서

레일의 부속쯤으로 보이는 쇠 도막 하나를 주워 왔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힘겹게 계곡을 달리던 기차의 거친 숨소리 들릴까 하여

 

#.

앞 산

뒷 산

옆 산

조심스러운 사람의 기척이 분분하다.

 

#.

겨울 나무꾼

봄 나물꾼

그리고도 약초꾼,

 

#.

오랫동안 소식 없던 동무가 

언제 어느 날 막내 아이가 결혼을 한다고 알려왔다.

또르륵 전화하여

막내 보내고 짐 다 덜을테니 홀가분하겠구나

땅꺼질 것 같은 한숨으로 대답 하기를

그 위에 늙으신 딸 두 마리 더 계시다네~

 

#.

글을 읽으면 난독과 오독이 되고

글을 쓰기로는 자주 오타를 낸다

블로그질의 내구연한이 도래한 것 가트다.

 

#.

한달에 한번

정수기 관리하러 오는 이의 신발을 예쁘게 돌려놔 주었더니

나가던 발길 되돌려서는

고맙습니다... 공손한 인사 일 인분 내려놓고 돌아서는데

사람의 일

개떡도 아닌걸로

콧등 시큰하게 아름다워지더라.

 

#.

시간 됐다

애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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