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2021년 04월

30

카테고리 없음 수다방

#. 촌동네 코딱지 미용실은 머리를 손질하기 보다는 #. 누구에 누구부터 어디 어디의 무엇 무엇들에 대한 소식들이 미용사 아줌마가 말아 놓은 머릿결보다 더 꼬부랑 하고도 찰랑하게 넘치는 곳, #. 왜 간짜장만 있고 간짬뽕은 없느냐는 얼큰한 의문과 교회와 성당 다니는 이의 비행이 성토됨으로써 #. 한 주간 지은 죄를 회개하고 다시 앞으로 지을 죄를 예약하는 장소 정도로 결말지어지기도 하는 흥미진진한 수다방, #. 세월보다 앞서서 늙어가는 사람들이 미명의 이른 시간에 마을 꽃길을 만들었다. #. 작은 바람에도 속절없이 꽃잎을 떨군 목련나무 아래를 정갈하게 다듬어 7,8월 더위에도 끄떡없다는 이름 모를 꽃을 심었다. #. 긴 시간 애 태우던 길 공사가 마무리되던 날 그 둔중한 콘크리트 아래 갇힌 지렁이며 땅강..

25 2021년 04월

25

풍경소리 나물이

#. 어느 후배의 불쑥 전화, 이번에 진급하여 ㅇㅇ으로 발령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큽니다. #. 해야 할 일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말아라 끝, #. 예겸이 동생 둘째의 태명이 나물이라고 했다. #. 냉이 달래 씀바귀에 이어서라나 #. 나물이를 만나는 날, 모두 모여 꼬숩게 비비기만 하면 되겠다. #. 부분 손질로 끝날 줄 알았던 구들장 손질은 황토 염색의 바닥과 벽지 도배까지 봄맞이 새 단장이 되었다. #. 문제는 Only Self, #. 이 북새통에 매일 묶여 있던 삼월이는 언제 일을 저질렀는지 오늘내일 중으로 강아지들이 나올 듯하여 꽃그늘 아래로 다시 옮겨 주는 출산 준비로 동동걸음, #. 작은 바람에 꽃잎들 어지러이 흩어지니 4월도 어느새 스무엿새 #. 한 주 사..

댓글 풍경소리 2021. 4. 25.

23 2021년 04월

23

좌충우돌시골살이 길들이기와 길들여지기,

#. 강아지 세 마리 줄에 묶여 하루 종일 먼산만 보고 #. 주인인 나 개들에 묶여 집 떠날 생각조차 못하고 #. 불면으로 뒤척이다가 아예 자리를 걷고 일어나서는 컴퓨터 수다질을 해 볼까 했는데 영어가 한글로 전환되지 않는 증세를 해결하느라 끙끙거리다 보니 날은 밝아오고 잠은 달아나고, #. 어두운 밤에 줄을 끊고 산으로 올라갔던 백두는 저보다 더 큰 고라니 한 마리를 물어다 놓았다 #. 저는 잡아서 물고 오느라고 개고생 나는 그놈 묻느라고 생고생, #. 잠시 병원을 핑계로 먼 도시를 다녀왔다 약간의 황사와 약간의 미세먼지와 그리고 마스크, #. 그니의 얼굴 속 미세한 표정들을 읽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던 시절이 있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그니의 마음들이 따듯하게 읽히던 시절, #. 그러나 이제 표..

16 2021년 04월

16

좌충우돌시골살이 꽃빛 넋두리

#. 꽃 피고 잎 피고 #. 산벚꽃 버짐처럼 듬성하니 산속이 온통 향기롭다. #. 서실 글쓰기를 마치고 봄볕 아래 도시의 골목 걷기를 한다. #. 온통 재개발 재개발하자고 봄바람 속에 플래카드의 헛된 구호들이 출렁널을 뛰는 골목 유기된 담벼락 아래의 노년과 비굴한 모습의 똥개 몇 마리와 반쯤 허물어진 초라한 집 안에 등불 같은 명자꽃 무더기 그 선연한 붉은빛이 울대에 걸리고 만다. #. 재개발로 아파트, 도시라는 거 참 척박하다. #. 연두의 싹으로 시작할 때는 한삼덩굴의 어린순 마저 예뻤었는데 비 몇 번 오시고 넉넉한 볕 아래 몸집을 키우는 풀들 #. 괭이의 날을 세우고 어깨에 힘을 모으고 #. 마을 입구에서 만난 만신이 묻기를 내일 비 온대유? 나 애비무당이 된 건가? #. 아침 운동 길에 이제 폐선..

10 2021년 04월

10

소토골 일기 만삭의 꽃,

#. 4월도 중순의 날들, #. 어느새 꽃들은 만삭이다. #. 길 공사의 부진은 농사일 조차 늘어지게 만들어 겨우 겨우 감자를 심었다. #. 그러나 이제 시골살이 서른 해가 넘는 내공으로 심지 않고도 얻는 법을 깨우쳐서 #. 집 주변 무성한 달래 홑잎에 이런저런 새순들을 바구니 가득 얻었으니 #. 뱃속의 화엄, #. 기왕의 일 구들방 마르기를 기다려 바닥과 벽면 도배를 다시 하기 위해 황토 염색 중, #. 제법 머리 써서 아랫목 부분에 사각의 홈을 만들었다. #. 자찬하기로는 업그레이드 지켜본 아내의 반응은 별 효과 없으리라는 없그레이드, #. 겨울나도록 쓰기에 매달렸던 어느 고승의 글 하나를 마무리한다. 그의 글 속처럼 순백의 공간 속에 나를 고요하게 하는 일, #. 꽃 피고 꽃 지고,

05 2021년 04월

05

소토골 일기 뉠늬리 맘봄,

#. 아이들과 손 잡고 밥 먹으러 갔더니 5인 이상은 안된다며 가족인 경우 가족관계증명서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 원 ☆ 거지발싸개 같은 노무 시절, #. 하는 수 없이 둘로 찌개져서 가족도 아는 사이도 아닌 척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밥만 먹고 나왔다. #. 코로나 이산, #. 담부턴 가족관계증명서 코팅해서 마스크에 붙이고 다녀야겠다. 우쓰~ #. 그러게 무얼 하러 밖으로 나가느냐고 #. 달래 냉이 씀바귀 지천이다. #. 상추 모종 십만개 심고 그 뒤에 상추 씨앗 이백만개 뿌리고 열무 쑥갓 얼갈이에 더 해 지난겨울 우리를 쫄게 했던 대파를 천만 개의 포트에 넣고, #. 겨우내 치솟던 대파 값에 쫄았던 아내여 이제부턴 파를 흉년에 산나물 파 먹듯 하시구려~ #. 더러 손님 되어 오는 이들 손마다 대..

04 2021년 04월

04

소토골 일기 싫어

#. 일년만의 만우절을 진실한 거짓말 하나 하지 못한채 헛되이 탕진하고 말았다. #. 어쩐지 거룩한 만우절을 유기한듯 하여 죄송함을 금 할 길 없다. #. 비 소식에 등 떠밀려 허둥지둥 밭을 간다. #. 어루만지듯 갈고 빗질하듯 이랑지어 공손하게 감자를 넣는 산골 의식, #. 신앙보다 경건하다. #. 사람도 기계도 작년보다 한해씩 더 늙고 낡아 더듬어 고치는데 한나절, #. 아직 내 손으로 고칠 수 있다는 거 장하고 대견한 일이다. #. 산 아래 마을의 길가에 벚꽃이 흐드러지던 날 때 맞추어 비가 왔으므로 질척한 꽃 향기가 발아래 흥건했다. #. 비 오시거니 화사한 벚꽃 아래 노란 우산 빨간 우산 찢어진 우산... 들이 알록달록 꽃만큼 예쁘다. #. 겨울에 지치고 코로나로 외로웠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

01 2021년 04월

01

소토골 일기 척후화(花)

#. 여전히 바람 모서리가 날카로운 산골 늦은 낮부터 시작한 비가 밤새 오시더니 #. 그 비 속에 예쁜 꽃 한송이 벙글었다 #. 장차 이 산골 뜨락에도 꽃 피울 수 있는지를 염탐하러 온 척후화로 피어 추운 빗 속 이거니 향기 그윽 했으므로 이제 황량했던 산속에도 봄이 당도하였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야겠다 #. 이런 바쁜 중에 황사였다. 앞산과 또 앞산과 온갖 산들이 수묵화처럼 떠다니고 있었다. #. 산속을 어지렁 거리는 멧돼지 한 마리 불러 숲 속 같은 눈동자를 가만히 마주 보고 싶다. #. 진입로에 걸쳐 있는 작은 다리를 넓히고 포장하는 일은 때 맞추어 시작한 레미콘 파업으로 더불어 휴면 중, #. 콘크리트 대신 지지와 부진만 탄탄하게 굳어지고 있어서 #. 작업 공간의 필요로 파헤쳐진 아랫집 할아버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