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2021년 05월

10

풍경소리 지하에서 길을 잃다

#. 서울 하고도 강남이라 하여 미리 쫄은 촌 부부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 한시간 반쯤의 칙칙폭폭 시간은 새 길로 새 기차가 달림으로써 번쩍하여 우리를 도시로 옮겨 놓았다. #. 큰 도시의 입에 물린 빨대를 위해 모두들 발전의 건배를 들은 뒤의 일, #. 땅 속의 너무 많은 길들에 홀려 우리는 갔던 길을 맴돌거나 멈춰 서서 지도를 보거나, #. 오래 기다렸던 지금이 순간적 과거가 되어 버리는 너무 빠른 도시, #. 아주 많은 사람들이 얼굴의 반을 가린 채 스마트 경전에 엎드려 경배하고 있었다. #. 이제 이동 방식에 이어 도시 전체가 데린쿠유처럼 땅속으로 들어가 버릴 것 같다. #. 더는 물러 설 곳이 없는 꽃 같은 아이들이 당초 계획했던 결혼식보다 다소 낡은 얼굴이 되어 허둥지둥 부부되는 행사를 ..

댓글 풍경소리 2021. 5. 10.

07 2021년 05월

07

좌충우돌시골살이 꽃과 나비

#. 올봄엔 천심이 넉넉도 하셔서 #. 또 비 오시고 #. 나는 조금 춥고 #. 막 써레질을 마친 아랫집 다랑 논은 개굴 개굴 수다스럽고 #. 우여와 곡절 끝에 이제 길 포장도 끝났으니 꼬물딱지 도라꾸도 의기양양하게 비탈길을 오르겠다. #. 삼월이가 낳은 여섯 마리 강아지는 세 마리는 엄마 닮아 희고 세 마리는 아빠 닮아 누렁이인데 누렁이 백두는 시치미 똑 뗀 체 낮잠만, #. 아이들 체험 농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엄하신 마누라의 지령대로 코딱지 텃밭을 만들어 퇴비 듬뿍 넣었더니 #. 할아버지에게서 똥냄새난다고 아이들은 저만큼, #. -손을 보니까 농사꾼은 절대 아닌 것 같아요 -손톱 밑에 흙물은 보이지 않고? #. 오이 호박 토마토 가지도 몇 개, #. 서툴게 더운 유월의 날들이 푸르고 치렁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