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2021년 03월

22

풍경소리 3월 넋두리,

#. 이 맘 때쯤이면 잊지않고 시작되는 꽃샘추위 #. 하루종일 바람불고 비 오다가 눈 오다가 우박으로 퍼 붓기도 하다가 잠시 쉬는 시간으로 햇빛도 나다가, 하느님 참 바쁘시도다. #. 그러거나 말거나 햇볕 바른 자락에서는 조심조심 초록 생명들이 솟아오르기 시작했지만 #. 해 넘어갈 무렵에는 여전히 겨울과 내통 중인 시린 바람이 불고 3월은 창밖에서 어지럽게 출렁거렸다. #. 봄처녀 제 오시기 전에 봉두난발의 머리부터 다듬어야겠다. #. 능선 넘어 옆댕이에 집 한 채 어리고 들어 와 사는이가 있어 길에서 첫인사 나눔을 했다. #. 몸에 깊은 병이 있어 들어왔노라는 병색 깊은 인사, #. 이 몸 또한 그러하니 이노무 골짜기는 장차 캔서 밸리가 되려는지, #. 아지랑이 보다 먼저 허공으로 몸 일으킨 마늘 순들..

댓글 풍경소리 2021. 3. 22.

07 2021년 03월

07

풍경소리 1학년의 꼼수,

#. 글 쓰기 수업입니다. 모음 연습 이군요 ㅏ ㅏ ㅏ ㅏ 하다가 상당히 효율적인 방법, 주욱~ 내려 긋고 삐침 네 개, #. 작은 모임에 방과 후 수업으로 역사를 지도하는 선생님 한 분 어제 문득 전화하여 1학년 중에 딱 한 명 정우가 있더라는 말씀, #. 이런저런 관심 중에 유독 역사 속의 위인 책에 빠져 있더니만, #. 학교에서의 일을 대남방송처럼 떠들어대는 아이와 손 잡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 봄볕보다 더 따듯합니다. #. 팔꿈치 인대 치료가 끝나지 않아 쌓인 거름을 밭에 올리고 구들방을 정리하는 일이 태산 같은데 어제 아들 전화, #. 다음 주에 내려갈 테니 손도 대지 말고 기다리세요 #. 야호 인대~ #. 30년 넘게 끌고 다니던 어머니의 피아노를 치웠습니다 등에 얹혀 있던 천근의 바위를 ..

댓글 풍경소리 2021. 3. 7.

15 2021년 02월

15

풍경소리 접촉에서 접속으로,

#. 먼 도시에 차려진 차례상에 엎드려 영상 세배하였다. #. 접촉의 세상에서 접속의 세상으로 진화 중, #. 마을 안 지붕 낮은 집들마다 낯선 차들이 따듯하게 웅성거리고 흐린 불빛 아래 도란거리던 일들은 이제 전설이 되어서 #. 누옥들이 게딱지처럼 엎드려 있는 마을 고샅에는 갈색 바람만 어지러이 몰려 다니고 있었다. #. 올 수도 갈 수도 없는 이상한 명절이 이상하게 지나갔으나 사람의 일들은 여전히 번잡해서 #. 날짜를 나눈 번 가름으로 다녀가는 사람들은 짧은 왕복 달리기가 힘들고 맞고 보내는 우리는 늘어지는 일들로 힘겨웠다. #. 모두들 떠난 자리 만세 삼창 후에 청소만 두 시간, #. 청소를 끝내고 실신하듯 잠들었던 한낮 씻김굿 같은 비가 내렸다. #. 복수초 소식이 궁금하여 잠시 오른 뒷산에서 봄..

댓글 풍경소리 2021. 2. 15.

02 2021년 02월

02

풍경소리 새벽 일기,

#. 철없는 시절 연애질 10년 끝에 가시와 버시되어 마흔한 해의 날, #. 나이 탓인가? 이제 서로 특별한 감동조차 없는 맹숭한 마음들이거니 #. 그저 꼭 끌어 안고 "고맙습니다" 했다. #. 살아온 날들 곳곳에 전설 같은 얘기들이 묻혀 있고 그 끝에 푸르고 예쁜 아이들이 자라고 있으니 됐고 말고, #. 시원찮은 재주에 입춘첩 나눔을 했다. #. 정작 내 집에 붙일 방은 따로 마련함 없이 마음속에 "연두" 하나 새겨 두기로, #. 겨울에 지친 이쯤에 봄 기다리는 성급함으로 2월의 이틀을 똑 떼어 버린 건 아닐까? #. 차들로 미어터지는 길 열심히 가고 있는 중인데 또르륵 전화 어디야? 123모 1234 차 뒤에 있어~ #. 무료한 산골 한낮 또르륵 전화가 오길래 받았더니 -뉘기네 집이지요 -아닙니다 잘..

댓글 풍경소리 2021. 2. 2.

22 2021년 01월

22

풍경소리 겨울 비,

#. 대설 지난날 밤비 오시고 #. 비 그친 새벽 안개 그윽하여 팽팽하던 허공이 한결 너그럽고도 몽환적이다. #. 비 덕분에 겨울의 각질이 한 겹 벗겨졌으므로 #. 다소 명랑해진 산새들, #. 날카롭던 겨울과는 기어이 화해를 할 것이다. #. 입춘첩을 써 달라는 앞 마을 아우의 전화, #. 벌써 그러한가? 게으른 하품을 문다. #. 재 넘어 시내로 들어가는 꼬물딱지 버스에는 꼬물딱지 노인들만 가득 앉아서 모두들 병원 가시는 중, # 건강이란 내 안의 병을 안고 스스로 이겨나가는 일, #. 동행이다. 세상 만물이 세월 따라 낡아가는 일이니 더욱 그러하다. #. 밤 동안 산짐승이 내려오는지 밤새 그악스러운 개 짖음 소리에 툭하면 잠을 깬다 손님 대접도 할 줄 모르는 녀석들, #. 모서리 날카로운 서리가 무성..

댓글 풍경소리 2021. 1. 22.

17 2021년 01월

17

풍경소리 넋두리 천오백,

#. 출근 이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 미로 같은 도시의 길들은 언제든지 미어터질 준비를 마치고 있어서 #. 자본의 암수에 홀려 내 차를 갖게 된 우리들은 앞으로는 물론 뒤와 옆으로도 비상구를 찾지 못한 채 외통수의 길바닥에서 핸들을 부여안고 몸부림을 치다가 그러다가, #. 문화와 복지는 국가적 시혜가 아닌 개별적 선택의 몫이라고 결론 지었기에 #. 어느 날 홀연히 서식처를 옮겼다. #. 등짝이 아주 큰 산 품 이었다. #. 차 소리와 사람의 소요 대신 바람과 산 새들 그리고 겨울이면 하얀 눈이 내리는, #. 푸른 허공을 재단한 뒤 팔뚝 굵은 아내와 힘을 합쳐 뚝딱 흙집 한 칸을 어렸다. #. 산 속 오두막은 도시의 아파트보다 꿈을 꾸기에 좋았다. #. 둥지를 이소한 아이들은 별 보다 예쁜 아이들을 낳아..

댓글 풍경소리 2021. 1. 17.

16 2021년 01월

16

풍경소리 낙수 겨울,

#. 도시 왕복 달리기 정기적인 병원 진료였다. #. 주차장부터 넘쳐나는 차들과 사람들과... #. 병원에 오는 일로 치유와 건강이 보정된다고 믿는 사람들, #. 출입하는 일은 여전히 번거롭고 까다롭다. #. 여덟 명의 병든 사람들이 신약에 대한 임상 치료를 시작했었다. #. 예후 관찰 5년째, 일곱 명이 리커런트 되었다고 했다. #. 유일하게 멀쩡하고도 전체적인 상태가 호전되었음을 축하한다고 했으나 #. 사실은 매일매일을 임종의 마음으로 살아왔다. #. 그러므로 그들이 얘기하는 섣부른 관해를 유예로 받아 담는다. 그래야 한다. #. 그리고 다시 병상에 누워야 하는 일곱 명의 아픈 곳을 일일이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 변덕처럼 허공이 느슨해진 틈새 두껍게 얼어있던 지붕의 눈이 낙숫물로 ..

댓글 풍경소리 2021.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