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과학

Song Of Songs 2009. 2. 13. 18:12

 고대에 인간은 자연을 경배와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았다. 자연 그 자체를 신으로 보았고, 모든 자연 현상은 신의 노여움이나 메시지로 해석을 했다. 그러나 과학이 문명을 지배한 이후 그러한 생각은 무지에서 비롯되었음이 판명 되었다. 과학으로 인해 자연은 더 이상 경배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누려야 할 대상, 더 나아가 정복의 대상으로 보게 되었다. 인류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발전시켜줄 도구로 전락하게 되었다. 자연을 인류의 동반자요, 공존의 대상이 아니라 정복의 대상으로 전락시키자 자연 파괴가 일어났고, 그로 말미암아 인류의 생존이 위협 받게 되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과학, 아이러니 하게도 그것은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존재한다. 과학의 발달은 유토피아 건설을 위한 것이다. 죽음을 정복하고 보다 건강하고, 오래 살기 위해, 그리고 보다 안정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다. 그러나 삶의 질은 나아졌을지 모르나 삶의 환경은 퇴보하고 있는 느낌이다.

 

 인간이 과학 발전에 그리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인 이유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인류의 복지 향상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것이다. 인간의 근원을 밝히는 것이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인간은 한 질문을 동일하게 하고 있다.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모든 과학과 종교 및 철학은 그 한 가지 의문에서 시작했고, 그것을 향해 나아간다. 그것이 왜 그렇게 궁금할까? 그것을 왜 그토록 해결하려 할까? 그냥 살다 죽으면 안 되는 것일까?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간의 노력과 의지가 참으로 수고스럽게 느껴진다.

 

 근대의 과학은 신을 부정 했고, 21세기 과학은 신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근원과 최후는 우리의 노력과 능력으로 밝힐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영성과 종교(이하 종교)는 그것에 회의를 품는다. 그로 말미암아 신을 아래 두려는 과학과 신을 위에 두려는 종교 사이의 관계가 벌어졌다. 그 둘의 화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 책은 과학과 종교, 그 둘의 화해와 협력을 통해 인간의 근원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둘 사이에 다리를 놓기 위한 책이다.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

Healing ├ the ┤ Rift

Bridging the Gap Between Science & Spirituality

 

 

 

 이 책은 가장 먼저 과학 안에서 창조와 생명, 그리고 진화를 살피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으로 우리가 보고 느끼는 실재의 영역과 그 인식의 오류를 밝힌다.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로 시선을 옮겨 몸과 뇌, 마음과 의식 등을 들여다 본다. 끝으로 과학, 그리고 영성과 종교가 멀어진 이유 등을 알아본다.

 

 저자는 과학자라는 자신의 위치에도 불구하고, 극단에 치우쳐 어느 한쪽만을 지지하지 않는다. 과학과 종교를 공정하게 두루 살피고, 각각의 문제점 또한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그 둘이 화해하는 방법은 서로에 대한 사랑이라고 한다. 지금처럼 서로 미워하고,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다. 물론 서로 어디까지 얼만큼 양보해서 도와 주어야 할지가 문제로 남지만 말이다. 어쨌든 인간의 근원을 밝히기 위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저자의 공정한 노력이 참으로 반갑게 느껴진다.

 

 과학과 종교는 서로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 서로를 미워하고 있다. 각각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정말로 완전히 다른 길로 갈 수밖에 없을까? 계속 미워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종교는 그 특성상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없다는 말이다. 새로운 것이 나온다 하더라도 큰 관점에서 봤을 때는 기존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때문에 영성과 종교는 과학을 무엄하게 보고 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자신의 밑에 있던 과학이 이제는 머리 꼭대기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그런 과학이 어디까지 나아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따라서 과학이 오만함을 버리지 않는 이상, 종교가 불안함을 버리지 않는 이상 둘의 관계는 조금도 좁혀지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서로가 자신의 오만과 불안을 버리면 둘은 화해할 수 있다. 그때에 상보관계가 이루어지고, 마침내 인간의 근원에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