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야기/파리산책

    Lipp 2011. 4. 16. 06:34

                                                                                                                                    ↑ 몽파르나스 타워에서 바라본 공원묘지


    초여름을 연상케했던 지난 주말에 찾은 몽파르나스 공원묘지는 유난히 한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유를 가지고 오랜만에 한참을 걸었다. 평소에도 곳곳의 파리 공원묘지를 산책하는걸 좋아하지만 이렇게 햇살이 가득한 날, 특히 봄/여름엔 녹음이 우거져 다니다보면 어느새 기분이 상쾌해진다. 동쪽의 <페르 라쉐즈>나 북쪽의 <몽마르트>묘지에 비해 몽파르나스는 좀 더 파리 중심가에 위치해 있다. 생 제르망 데 프레 구역에서도 가깝고 오르세 미술관이나 룩상부르그 공원에서도 그리 멀지 않다. 지하철 노선표를 보면 먼 거리로 보여도 이리저리 걷다보면 어느새 몽파르나스로 와 닿는걸 알 수 있다.



    1824년 7월부터 공개된 몽파르나스는 파리에선 <페르 라쉐즈>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공원묘지다. 19헥타르35,000개의 조각품 그리고1200그루의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파리에서는 녹음이 우거진 중요한 장소중 하나다. 다른 두개의 묘지도 마찬가지지만 해당 구청에서 가이드와 함께 방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유명한 인물들이 많이 잠들어 있다보니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물론, 규모면에서 <페르 라쉐즈>만큼은 아니지만(이곳은 정말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주말에는 정신이 없기도) 몽파르나스도 꽤 외국인들이 찾는 곳이다. 물론, 파리지앙들도 즐겨 찾는 장소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시 들르는 직장인들 또는 근처 대학의 학생들도 그룹으로 만날때도 있다.




    공원묘지를 천천히 걸으며 보면 무덤도 천차만별이다. 작은 집처럼 만들어 가족들이 함께 사용하기도 하고 웅장한 조각품으로 장식을 한 무덤도 보인다. 간소하고 소박하게 보이는 곳도 많고 시든 꽃 하나없이 싱싱한 화초들로 둘러쌓인 곳이 있는가하면 오래동안 다녀가지 않은 흔적이 짙은 그런 쓸쓸한 무덤도 보인다. 개인적으로 만약 떠날 시간(?)이 온다면 땅속에 뭍히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오래전부터 표시하고 있는데, 죽어서도 잊혀지지 않고 누군가 늘 찾아와 향기로운 꽃을 놓아 준다면 그것도 행복이겠지 싶다 ...


                                                                                             맨오른쪽 사르트르&보부아르, ↑↑ 사뮤엘 베케트, ↑↑↑ 샤를르 보들레르


    몽파르나스 공원묘지엔 내가 좋아하는 많은 인물들이 잠들어 있다. 살아서의 명성에 비해 아주 소박한 무덤에 누워있는 장 폴 사르트르&시몬느 드 보부아르와 사뮤엘 베케트가 있고 파리의 밤을 서정적으로 담았던 브라사이 그리고 맨 레이 ...

    <악의 꽃>의 샤를르 보들레르, <내사랑 히로시마>의 마그리트 뒤라스, 현재 촬영중인 <벨 아미>의 기 드 모파상 ...

    아름다움 <입맞춤>의 조각가 콘스탄틴 브랑쿠지, 앙뚜안 부르델도 이곳에 있다.

    시인이자 작곡가/가수였던 세루주 갱스루르그와 영화 <네 멋대로 해라>의 히로인 진 세버그의 흔적을 찾아보는 즐거움도 좋다.



    그런가하면, 그 유명한 드레이퓌스 사건으로 본의아니게 이름을 널리 알린 '드레이퓌스'도 몽파르나스에 뭍혀있고 현 오페라 하우스를 설계한 '샤를르 그리니에',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동차회사중 하나인 시크로앵의 창업자 '앙드레 시트로앵' 또는 아나키즘의 아버지/노동조합의 창시자 '피에로-조셉 푸르동'도 이곳에 뼈를 뭍었다.


    콘스탄틴 브랑쿠지의 <입맞춤>


    위 브랑쿠지의 조각품이 있는 무덤의 이야기는 좀 슬프다. 주인공은 러시아의 젊은 여인이었는데 사랑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그녀의 부모는 브랑쿠지에게 조각을 의뢰했고 조각가의 유명한 <입맞춤>을 간소하게 다듬은게 위의 작품이라 한다. 부모의 마음이란게 그렇게 안타깝게 떠나버린 자식을 위해 이런 조각을 만들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조각가 앙리 로랑의 <고통>



    이날, 적지않은 관광객들에게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러시아, 네덜란드, 독일, 헝가리, 타이완..등에서 왔다고 한다. 그들만의 여유로운 산책 또는 좋아하는 인물들을 찾아서 오지 않았나 싶다. 파리를 관광하는 일은 늘 흥분되고 추억을 남기지만 가끔은,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이렇게 한적한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도 기억에 남지 않을까 한다.

    파리를 보는 또 다른 시선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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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색적이네요..^^
    공원묘지..우리나라는 너무 무섭게만 생각하는것 같은데..
    삶과 죽음의 공존임을...
    잘보고갑니다..^^
    맞아요, 저도 처음엔 가기를 꺼려했으니까요. ^^
    죽음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시선이 조금 달라서 그런지 묘지의 분위기도 많이 다르더라구요.
    그저 조용한 산책길 ... ^^
    아! 정말 가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네요. 잘 보고 갑니다. ^^;;
    초여름이 산책하기에는 참 좋아요. 나무들이 많아서 적당히 그늘을 만들어주고요. ^^
    글로만 전해 듣던 익숙한 이름들의 무덤이 저기에 있는 거군요 ^ ^
    네,, 아주 많은 예술가, 지식인, 작가들이 잠들어 있어요. 좋아하는 인물이 있다면 꽃 한송이 놓아주는것도 좋죠. :)
    새벽한시...샌프란이여요...
    묘지를 생각하기엔 좀 으스스한 시간이지만...
    얼른자구 일어나서..저 공원묘지를 산책하구싶다는...
    공원곳곳에 숨어있는 아름답고 슬픈사연들도...만나고 싶구요...
    파리가 자꾸자꾸 좋아지게됩니다..
    지금쯤 한참 꿈나라에 계시겠군요. ^^
    파리는 구름낀 하늘로 하루를 벌써 시작했답니다.
    바로 일주일전에 갔는데 그때는 햇살이 너무 좋았어요. 눈이 부셨는데 ..
    천천히 걸으며 조각품을 감상하는게 참 좋아요.
    모두 좀 쓸쓸한 표정이지만 마음을 끄는 뭔가가 있다고 할까요..:)
    묘지...하면 월야의 공동묘지가 떠오르는 한국식 사고 방식에서,
    저렇게 조각과 식물이 어우러진 도심의 공원이 묘지라는 것, 멋지네요.
    죽음이 삶 곁에 바싹 붙어 있어도 잘 어울리는게...생각해보면 더
    자연스런 일이예요.

    팬텀 옵 오페라에서 나온 묘지도 이런 곳이었겠네요. 레퀴엠도 울려 퍼지고...
    그죠, 한국식 사고방식으론 묘지에서 산책을 한다는게 .. ^^
    삶과 죽음을 멀리 떨어져 생각을 안하는 문화가 이런 공간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요.
    도심에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접하기도하고요. :)
    잘보고 갑니다.행복한 시간이 되세요
    네, 방문 감사합니다~
    정말 신기한건 우리와 문화가 다르다는 것
    공원묘지 하면 참배하고 묵도를 하기 위해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놀러간다는 나들이 개념도 담겼고
    곳곳에 조각작품들도 이채롭습니다.
    한국도 이런 공원묘지는 있어도 거의 장사를 하는 듯한 것과는 달라보입니다.
    맞아요. 이런게 바로 문화의 다른점이죠.
    묘지라고해서 그저 무거운 분위기만 있는건 아니더라구요. ^^
    편안함도 주면서 가볍게 느낄수 있는 공간이 도심에 있어 자주 찾게 되나봐요. :)
    묘지라는 느낌이 안 드는데요. 문화적인 차이도 느껴지고...산책하고 싶습니다. 저도...기꺼이
    그렇죠? 묘지라는 느낌이 안들어요.
    가까이서 조각작품을 보면서 아 ,, 누군가 이곳에 잠들어 있구나 그런 생각만 잠시들죠. :)
    다른 문화의 한 단면을 이렇게 맛볼 수 있다는 것이 블로그의 매력중 하나인 것 같아요. 같은 한국이지만 세계여러 곳에 다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간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인데, 실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고 있으니 말이죠. ^^
    앉아서 내가 모르는곳의 문화를 접하는거, 블로그의 매력 맞는거 같아요. ^^
    역으로, 물론 제가 한국을 잘알아도 오래동안 접하지 못해던걸 이웃분들에게서 듣는것도 마찬가지구요.
    새로운걸 알아간다는건 늘 흥이로운 일이에요. :)
    오늘같은 날..
    서울의 맑은 날이
    이곳에 있었다면
    초록의 그 공원풍경이 더 시원하게 담겼겠지요.
    파리도 날씨가 무척이나 좋답니다. ^^
    원래 4월은 으실으실 추운데 올해는 강한 햇살이 사정없이 내리쬐는군요. 너무 좋죠.
    오늘은 27도까지 올라간다는군요. 이런날 공원을 찾으면 녹음이 더 푸르러 보이겠지요? :)
    생각하는 돼지입니다~
    이런 곳이 있었군요~
    첫번째 사진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죠? 도심 한 복판에 자리잡은 묘지 .. 흥미롭기도 하지만 공원처럼 이용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구요. ^^
    감사히 보고 가요. 행복한 휴일 되세요^~^
    네, 방문 감사해요~
    몽파르나스 공원묘지라... 예상은 했지만 도시의 한 가운데로 위치한 모습 자체가 생경할 수밖에 없습니다.
    잠들어 계신 분들의 면면에서도 예사롭지 않은 전통과 위엄(?)이 있네요.
    책 속에서나 접했던 분들의 묘지 앞에 서면 어떤 기분일까... 제대로 상상하기가 힘들어요.

    으시시함이 아닌, 친근하게 이웃해 있는 망자들이라... 기분이 묘해질 듯 싶습니다.
    이야기님 오랜만입니다. 저도 요즘 계속 포스팅을 못하고 있어서 ,,;;

    그죠, 모습이 참 생경해요.. 도시 한 가운데 자리한 묘지라서.. 근데 자주 찾다보니 이젠 그냥 공원같다는. ^^
    너무나 이름을 알린 위인들이 많다보니 다 보기도 벅차요. 꼭 찾고 싶었던 묘지들만 가보는데 이미 다녀간
    사람들이 늘 많죠. 묘지라는 일반적인 느낌보다는 가끔은 무슨 박물관 가듯이 그렇게 찾게되더군요. ^^
    아 몽파나스 공원묘지...여길 가봤나 안가봤나 ㅎㅎ

    이 정도면 정말 중증 건망증이져? ㅡㅡ;;;

    덕분에 잠시 쉬었다 갑니다..

    지금은 외출준비중이라 오래 머물다 못가네여 ^^*

    담에 또 와서 찬찬히 감사해볼께여..

    좋은 하루 맞이하고 계시길 바래여 ^^*
    오래되면 다 기억 못하는건 당연하죠. 저도 그래요 .. ^^
    잠시 쉬었다 가기에 아주 좋은 장소 맞는거 같아요. 실제로도 ,,
    한동안 강한 햇살이 비춰주더니만 오늘은 구름이 조금 보이네요. 며칠동안 좀 덥기는 했어요.
    편안 오후 보내시길 바래요 ~~ ^^
    날이 좋은 오후네여.

    잘 지내시져?

    5월 첫 인사를 지금에서야 하고 갑니당 ^^*

    다가올 주말 잘 보내세여 ^^*
    아직도..
    새글을 만들고 잇는 중이겟지요..

    서울은 온통 비로 모든 것들이 눅눅합니다.
    글을 빨리 올려야 되는데 ... 마음이 다른곳에 가있네요..
    정신차리고 눈도 크게뜨고 ,, ^^
    파리는 예년보다 좋은 날씨가 이어져요. :)
    묘지라... 쉽게 들어가기 힘들겠는데요~ㅋㅋㅋ(분위기는 좋타라고 할지 몰라도 묘지라는 생각에^^)
    인식이 그렇지만 막상보면 그냥 공원처럼 느껴져요. 이상하죠? ^^ 익숙해지는거죠.
    몽파르나스 공원묘지 구경 한번 제대로 했습니다
    몽마르뜨언덕 보다는 더 시내에 있다구요.
    묘지구경도 나쁘지 않군요
    반갑습니다 Lipp님.
    그죠? 묘지구경 나쁘지 않죠? ^^
    전 가끔 한적한 이런 장소로 산책나가는걸 좋아한답니다.

    한달이 넘게 블로그를 방치해두고 있는데 ...오랜만에 답글을 달고있자니 빨리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반갑습니다 빨강머리앤님! ^^
    어떻게 지내세여?

    아니 갑자기 넘 오랫동안 뵈지 않아서 궁금해갖구 들렀습니당 ㅎㅎ

    행복한 하루 되세여 ^^*
    빠리불어님, 오랜만입니다 !! ^^
    네, 한동안 블로그를 돌보지 못했답니다. 그동안 한국에 잠시 다녀왔고 ..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말이죠 ..
    이제 다시 기지개를 펴야하는데 얼마 쉬었다고 감각이 말을 안듣네요 ,, ^^ 곧 다시 만날꺼에요 ~
    구름이 많은 하늘이지만 즐거운 하루 되시길 ~~
    아 한국에 다녀오셨구나~ ^^*

    한국에서 보내는 동안 기분좋은 시간 보내셨길 바래여~ ^^*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당 ^^*

    그러게여, 아침엔 잔뜩 볼탱이 잔뜩 나온 아이같은 얼굴이더니 지금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한 얼굴로 절 쳐다보고 있네여~ ㅎㅎㅎ

    긍까~ 종잡을 수 없는 날씨 땜에 막 헷갈리~ ㅎㅎㅎ

    행복한 6월 맞이하세여~ ^^*
    파리를 가끔 가긴하는데 몽파나스 공원은 아직 못 가봤네요.
    어딜 일부러 찾아다니질 않고 발길 닺는데로 다니다 보니..
    담에 친구들 만나러 파리가면 꼭 가봐야겠어요.
    좋은 사진과 소개 잘 봤습니다!^^
    파리 중심가에 있으면서도 굉장히 한적해요.
    녹음이 우거진 여름에 한가로이 거닐기에는 참 좋죠. ^^
    다음에 파리오시면 꼭 들러보세요~
    효창공원의 국립묘지 추진화 관련(http://omn.kr/4gr0) 다시 찾아보게 되었네요. 유럽, 프랑스식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