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 성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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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을 잊는 고개 "망우 고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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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성귀의 글/자작 글

2021. 8. 16.

한 여름 더위가 심상치 않다. 출근하면서부터 몸으로 느끼는 더운 열기는 실내에서 가만히 있어도 에어컨을 켜야만 견딜 수 있을 정도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침에는 창문을 열어두면 그런대로 맞바람에 시원했는데 7월 중순을 지나면서 대기 온도는 실로 무시무시하다.

그래도 "여름이면 더워야 제맛이지." 했는데 지금의 기온은 더운 것보다는 찐다거나 굽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기상청을 우스개 말로 "구라청"이라고 한다. 날씨를 예보하는 것이 어려운 줄은 알지만 빗나갈 때가 너무 많으니...ㅎ

어쨌든 기상청에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상층까지 덮여있는데 여기다 티베트 고기압까지 확장하면 한반도에 "열 돔"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예보를 한다. 그렇게 되면 극심한 무더위를 겪어야 한다기에 조금은 겁도난다. (중략)

 

숲길로 올라가면서 오른쪽으로는 운동장도 있고 이어서 망우리 공원 속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왼쪽으로는 양원역 근처에 중랑 캠핑숲이 있다. (중략)

자전거를 타는 사람 또 운동하는 사람 그리고 주인과 함께 나온 강아지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꼬리를 흔들며 산책하는 평화로운 모습에서 나도 덩달아 여유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중략)

 

망우리 고개는 자료에 의하면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한양에 도읍을 정하고 종묘사직을 다진 후 무학대사에게 자신의 묏자리를 알아보게 하였다고 한다. 태조는 무학대사가 선정한 검암산 현재의 구리시 동구릉(건원릉)을 둘러보고 자신의 능지로 결정하고 궁으로 돌아가던 중 이 고개 위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능지를 바라보며 "이제야 근심을 잊게 되었다." 고  하였다고 한다. 이후 "근심을 잊는 고개"라고 한 데서 망우(忘憂) 고개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살면서 근심 없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저마다 크고 작은 근심 덩어리를 안고 산다. 그런데 그 근심을 잊게 해주는 고개라니 밑져야 본전이라고 한번 넘어보면서 근심은 이 고개에 두고 가면 그나마 마음에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근심을 잊어 즐거운 낙(樂)이 망우"라는 문구가 있는 고갯마루 교각 위에 잠시 머물며 넘어가는 해가 남긴 노을 아래로 멀리 북한산 국립공원의 멋진 모습을 보며 상념에 잠기기도 한다. 태조 이성계도 이 고갯마루 어딘가에 서서 자신의 능지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기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본다. 우리가 사는 곳 그리고 다니는 길에도 역사가 담겨 있다. 모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알고 나면 그 의미가 달리 느껴지고 그때를 회상해보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이 고개를 걸을 때면 잠시나마 근심을 잊고 평안했던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는 망우리 하면 공동묘지를 떠올리며 회피했는데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고 근심을 잊게 만드는 아름다운 공원이 되고 있다. (중략)

"무지개" 하면 초등학교 교과서에 김동인 님의 소설이 생각난다. 무지개를 쫓았던 소년처럼 나도 무지개를 쫓아 왕숙천 쪽으로 더 가볼까 하다가 포기하고 사진으로 남기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근심을 잊는 고개 "망우 고갯길"을 넘어와서 좋았는데 덩달아 무지개 그것도 쌍무지개를 보면서 잠시나마 꿈을 좇는 소년의 마음이 되었다. 다음날 아침에는 각 방송사마다 카메라에 담긴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의 무지개 영상을 보여준다. 코로나와 폭염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소박한 배려인 것 같기도 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