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dante 2022. 7. 1. 08:52

유월은 청소쟁이 

온 집안 물탕 되어

온식구 젖었더니

손님이 오시누나!

 

어서 오세요, 7월님

슬쩍 걸친 하늘 아름다워요

알나리깔나리 저 파란 속살! 

 

 

 

*알나리깔나리: 아이들이 남을 놀릴 때 하는 말.

  '얼레리꼴레리'는 비표준어.

벌써 7월? 믿기지 않습니다, 엊그제 정월 초하루였는데... 장마와 함께 농민들이 모처럼 고단한 몸을 추스릴 수 있는 달이긴 하지만 물가는 치솟고 처음 해보는 대통령은 건둥건둥 고민도 안하니 편히 쉬기는 글렀습니다. 그래도 이육사가 노래한 청포도가 익어갈 것이니 위안이 됩니다.

 
 
 

나의 이야기

dante 2022. 6. 28. 10:49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 바다,

그 바다가 오늘 제 창문으로 쑥 들어왔습니다.

시속 24.1 킬로미터 남서풍을 타고 온 겁니다.

 

창가에 서서 눈을 감습니다.

머리칼과 치마가 바람을 타고 얼굴과 몸을 휘감습니다.

'타이타닉'의 뱃머리에 서 있는 기분입니다.

 

바람과 바람이 때로는 연인처럼 때로는 성난 아버지와

주눅든 아들처럼 낮고 높은 말을 주고받습니다. 

 

바람이 바다를 옮기며 묻어 두었던 말을 쏟아내는 동안

새들은 침묵합니다. 예의를 모르는 건 사람뿐이니까요.

 

파도가 거세어지고 바람의 목소리가 거칠어집니다.

길을 방해하는 마천루들 때문이겠지요. 

 

잠시 눈 뜨고 내려다보니 바쁜 택배 차들과 휴대전화에

잡힌 행인들, 영락없는 어제입니다.

 

멀리서 앰뷸런스의 사이렌이 울립니다.

누군가가 바다를 만나는 순간 누군가의 목숨은 경각에 달리고

누군가는 바람 너머로 가고 누군가는 어제를 삽니다.

 

다시 눈을 감습니다.

바다가 온몸을 감싸줍니다.

 

시인님의 바다는 멈추어 있지 않네요!
역시, 시인은 다르시군요! 바다를 옯겨 오는 바람! 예의를 모르는 건 사람 뿐.....

 
 
 

동행

dante 2022. 6. 26. 11:15

인숙이 떠난 지 9년,

저승의 시간은 이승의 시간보다 빨라

인숙은 버얼써 이곳을 잊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우리들의 사랑...

오이 향기 속에도 대파의 하양과 초록 속에도 있습니다.

 

내년 그녀의 10주기를 앞두고

그의 남편 박상천 시인이 아내를 그리고 기리는

시집을 냈습니다. <그녀를 그리다>.

 

인숙과 함께한 시간을 다 합해도 일년이 되지 않을

제가 이럴진대, 그와 근 30년을 함께 산 남편의 그리움은 어떨지...

짐작은 오만이겠지요...

 

박 시인의 시들 중 몇 구절을 옮겨 적으며 인숙을 그립니다.

말없음표는 문장의 생략을 뜻합니다.

 

"마트에서 길을 잃다

...

당신과 함께 장을 보러 가던 마트에

이젠 혼자 가게 되었습니다.

...

그러다가 문득 앞서가던 당신이 보이지 않아

난 갑자기 멍해지고 불안해집니다.

오른쪽으로 돌면 당신이 있을까,

물건을 고르고 있는 당신을 지나쳐 온 건 아닐까,

자꾸만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지만

유기농 야채 코너에도, 정육 코너에도

당신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앞서가던 당신을 잃어버린 나는

길조차 잃어버려 자꾸만 마트 안을 혜매고 있습니다."

 

아, 코 끝이 찡해집니다~~! 그 어떤 화사한 단어보다 그리움의 깊이를 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