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dante 2021. 8. 12. 08:07

나는 당신을 모릅니다

 

나를 아는 당신을 알 뿐

당신이 어디서 왔는지

당신이 무엇으로 빚어졌는지

당신의 시간이 무엇으로

채워졌는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나는 당신을 애인으로만

알았습니다 당신 눈길의 열기

당신 손길의 온도를 재는 데

급급했습니다 당신의 세포에 깃든

외로움 좌절 희망 사랑 부끄러움

거의 모든 것을 몰랐습니다

 

나는 당신을 시어머니로만

알았습니다 시어머니는

당신이 늦게 얻은 정체 중

하나였을 뿐인데

 

나는 당신을 아버지로만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당신이 잘해내려 무진 애썼던

역할 중 하나였을 뿐인데

 

나는 당신을 존경받는

선배로만 알았습니다

굶주렸던 어린 시절

눈칫밥 먹던 사춘기

인정받기 위해 사력하던

청년은 몰랐습니다

 

나에게 아무에 대해서

아무것도 묻지 마세요

나는 그이를 모릅니다

 

비늘 하나를 보고

물고기를 안다고 할 수 없듯

나는 그이를 알지 못합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당신이 아는 나는... 나일까요

나는 입을 다뭅니다

 

t살아있는 동안의 이웃을 제대로 알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그렸는데 이해가 걸린 사건 앞에선 전혀 다른 그가 튀어나왔으니까요. 그래서 전에 그렸던 상은 다 지우고 삐딱한 모습이 진짜 그라고 생각하니 지난날 막역하게 지냈던 날들이 무색하고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지금도 몸살을 앓고 있으니까요. 두 번째 그린 그가 온전한 그 일까요?
모든 문제에서 위선이 가능해도 이해가 걸린 경제문제 앞에선 날 것 그대로 드러나고 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선 이웃의 잘못을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랬는데 모태 신앙인인 저는 한 번도 용서치 못하고 망설이고 있으니 제 신앙도 참 한심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