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dante 2021. 6. 19. 07:28

지난 며칠 사소한 글자들을 다루느라

정작 시는 읽지 못했습니다.

 

시를 읽지 못한 날들이 이어지면

바닷물을 마신 사람처럼 목이 마릅니다.

 

목마름 때문일까요?

허만하 시인의 <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를

집어듭니다.

 

 

의자와 참외

 

마지막 교가처럼 비어 있는 방에 의자가 들어온다. 대합

실 지루한 시간같이 의자 위에 다시 의자가 얹힌다. 풀잎같

이 엷은 소학생 엉덩이 마지막 무게를 받치던 의자가 모로

누운 다른 의자의 무관심 위에 얹힌다. 쌓인 의자는 교실 벽

에 기대어 벌써 위험하다. 출격을 앞둔 병사들처럼 트럭을

기다리고 있는 조그마한 의자들. 폐교 하루 전의 교실보다

쌓인 의자가 고요한 것은 균형의 목표가 붕괴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누군가 한 사람 격렬한 소모를 예감할 뿐 어디에

실려가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름을 잃어버린 빈 학교 앞 리

어카 좌판에 의자 대신 노란 참외를 포개고 있는 행상의 손

길이 외롭게 붕괴와 싸우고 있다. 

 

      --허만하 시집 <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 솔

읽으니 균형이 헝클어지고 균형의 목표가 붕괴라니 붕괴의 목표가 균형이라는 문구보다 더 헝클어집니다
시인의 관점이 얼마나 좌우 하는지 새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