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dante 2021. 7. 1. 14:00

7월의 첫날임을 햇살이 알려줍니다.

아침 일곱 시 조금 지난 시각의 햇살이

바늘처럼 따갑습니다.

 

그렇지만 7월 햇살도

산자락 나무들의 초록잎 지붕을 뚫진 못합니다.

초록 그늘 속에서 심호흡을 합니다.

산이 가슴으로 들어왔다 나갑니다.

이태준의 <무서록>에서 본 한시가 떠오릅니다.

 

"소나무 아래서 동자에게 물었더니

스승은 약초 캐러 가셨다 하네

이 산중에 가득한 것은 구름뿐이니 

안개 구름 속에 어디를 찾으랴 "

    --이태준, 무서록, 범우사

 

<무서록>엔 쓰여 있지 않지만

이 시는 당나라의 시인 가도(賈島:779~843)의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은자를 못 만나고)' 라는

제목의 시라고 합니다.

원문은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 言師採藥去(언사채약거)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

 

원문대로 번역하면 셋째 줄은 '이 산속에 계시기야 하겠지만' 이고

넷째 줄은 '구름이 깊어 계신 곳을 알 수 없네' 라고 하지만

이태준의 번역이 더 아득하여 시적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산에 오르는 것과 같아

조금 더 먹고 조금 더 오르면 조금 더 많은 것이 보입니다.

몸을 담그고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지상의 삶도 더 잘 보입니다.

 

7월 햇살 따가워도 가끔은 초록 정기 가득한 산에 올라

전생 같은 지상도 내려다 보고 구름 속 스승도 찾아야겠습니다.

 

저는 페이스북에 이육사의 청포도를 올리는 것으로 7월을 열었습니다.
이 뜨거운 7월에 이육사의 청포도마저 없었다면 견디기 힘들었을텐데 행동하는 민족시인 그와 그가 있기에 견딜 것 같습니다.산 아래를 보노라면 저도 살아온 전생 같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이상 기후로 캐나다엔 50도 이상 올라가 사망자도 나온다니 올 여름이 걱정입니다. 산과 친해지면 견딜 수 있겠죠?
7월에도 한 걸음 높은 곳까지 건강히 오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