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dante 2021. 7. 4. 07:56

텔레비전에서 스타 강사의 '교양 강좌'를 보거나

주변에서 추천하는 베스트셀러를 보고 실망하거나 분노할 때가 있습니다.

 

틀린 '팩트'를 사실인 것처럼 얘기하거나, 다섯 가지를 얘기해야 하는데

한두 가지만 얘기해서 진실을 호도하고 자신의 논리에 맞게 재단하는 걸

보면 화가 나지만, 방송국에 전화해서 문제를 삼는 대신 채널을 돌립니다.

 

최근에는 어떤 고명한 사람의 책과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소개받고

읽었다가 아주 큰 분노를 느꼈습니다.

첫 번째 책은 한마디로 '꼰대의 꼰대를 위한 꼰대짓'의 결과물이었고

두 번째 책은 '체리 피킹(cherry picking)'의 전형적 예였습니다.

 

그런데도 제겐 그 책들과 저자를 밝힐 용기가 없습니다.

공적 사적으로 얽힌 관계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제가 비굴한 독자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한윤정 전환연구자는 저와 달라 비굴하지 않습니다.

그는 당당하게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과  <불편한 사실>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힙니다. 그가 우리와 동행이어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세상읽기

‘교양서’의 팩트 체크

한윤정 전환연구자

 

두 달 전, 지인이 한 일간지에 실린 기사 링크를 보내주면서 “전환연구자라면 이런 책 정도는 읽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북극곰은 잘 살고 있다: 환경전문가의 온난화 종말론 반격’이라는 제목의 서평 기사였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묵시록적인 경고와 암울한 전망에 대해 제동을 거는 교양서”로 소개된 책은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마이클 셸런버거 지음, 노정태 옮김, 부키)과 <불편한 사실>(그레고리 라이트스톤 지음, 박석순 옮김, 어문학사)이었다. 계속 마음에 담아두다가 그중 한 권인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최근 읽었다.

한윤정 전환연구자

<불편한 사실>을 뒤로 미룬 건 판단하기 힘든 전문성과 또렷한 정치색 때문이다. 역자인 박석순 전 이화여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립환경과학원장을 지낸 전문가인데 인터뷰에서 “이산화탄소 수치와 지구온난화는 큰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12만년 전에는 이산화탄소 수치가 지금보다 낮았는데도 8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200년만 보면 이산화탄소 농도와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간 것처럼 보이지만, 지구역사로 보면 현재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고 다소 추운 시기”라고 했다.

 

그럼에도 전 세계가 탄소감축에 나서는 이유는 “20여년 전 지구온난화가 처음 제기될 때만 해도 이런 데이터를 몰랐던 데다 미국 민주당이 앨 고어 등의 영향으로 이 문제를 자신들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란다. 이처럼 과학과 정치를 뒤섞는 태도는 책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아니나 다를까. 저자 그레고리 라이트스톤이 소속된 기관인 콘월 얼라이언스는 자유시장경제를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보수 기독교단체이다.

 

더 큰 문제는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이다. 출간 한달 만에 9쇄를 찍었고 지금도 대형 인터넷서점의 사회과학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들어있다. 칭찬일색의 댓글 서평 수십 건에는 대부분 만점에 가까운 별점이 달렸다. 교양서를 주로 내온 도서출판 부키의 공신력과 마케팅 파워가 책을 알리는 데 큰 몫을 했을 테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원제 Apocalypse Never)은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2018년 IPCC 1.5도 특별보고서 발간 이후 1.5도라는 숫자는 인류의 사활이 걸린 마지노선이 됐고 이로부터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목표가 세워지면서 사회 전체가 엄청난 압박을 받는 게 사실이다. 급작스러운 분위기 반전 속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싶은 심리가 이 책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저자인 마이클 셸런버거는 흔히 통용되는 상식을 하나씩 뒤집는다. 환경이 아무리 악화돼도 인간은 적응할 수 있다, 아마존은 파괴되지 않았으며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지도 않는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큰 문제가 아니다, 여섯 번째 대멸종은 없다, 석유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공장을 많이 지어야 숲이 보호된다, 채식을 하면 오히려 환경을 망친다, 전력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중 방사능 폐기물이 가장 안전하다 등등.

 

반어법이 아니다. 그의 주장은 명확하다. “경제가 발전하면 환경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되며 그러려면 원자력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면의 진실이 없을 리 없다. 그러나 그가 비판하는 환경종말론 못지않게 너무나 단순한 그의 주장에는 수많은 오류가 있다. 당연히 지난해 미국에서 원서가 나오자마자 가디언, LA타임스 등에 비판이 실렸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입장과 맞는 데이터만 골라 제시하는 ‘체리 피킹’이라는 것이다.

 

번역서는 그런 정보를 감추고 책을 과대 포장한다. 표지에는 “<침묵의 봄> 이래로 가장 탁월한 업적”이라는 와이어드 매거진의 평가를 실었다. 이 문구는 이 책이 아니라 2008년 출간한 <돌파하라(Break through)>에 대한 것이다. 그는 2003년 이전부터 천연자원의 무제한 사용, 기술 개발, 자본 축적을 옹호하는 자칭 ‘에코모더니스트’였다. 30년 넘게 기후환경운동을 해왔다고 소개됐지만 그중 20년은 기후환경운동을 비판해왔다.

 

이 책은 ‘팩트 체크’ 형식으로 쓰였다.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은 이렇게 말하는데 알고 보면 그게 아니다’라는 논법이다. 그러나 팩트 체크 역시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요즘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짜 출판물에 대한 경각심은 거의 없다. 양식 있는 출판사와 편집자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교양서도 팩트 체크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07030300035#csidx63f5da36d66ee3eb26c54fa6432fe2b 

탄소배출량 억제 앞에서 자본의 반발이 다각적으로 모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확한 지식이 없으면 비전문가의 그럴 듯한 포장에 넘어가기 쉬우니까요. 미국이 우방이고 혈맹이라고 믿는 대다수 국민들은 점령군이라고 칭한 이재명 지사의 바른 표현을 문제 삼고 잘 걸렸다는 식으로 물어뜯는 꼴이 창피합니다. 그간 정부의 잘못도 큽니다 왜곡된 우리의 근현대사에 대해서 제대로 가르치질 않았으니까요, 가르치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기득권자들의 치부가 들어나니까 쉬쉬 덮은 까닭이죠. 차라리 차제에 사회적 이슈로 들어내놓고 철저히 검증하고 바로 잡았음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페이스북에 미군은 점령군이 확실하다고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한윤정 전환연구자 같은 의인들이 많이 출현했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