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dante 2021. 9. 1. 07:47

9월은 폭우를 타고 왔습니다.

이 차분한 온도가 이렇게 극적인 비바람 속에

찾아오다니... 세계와 세상이 갈수록 드라마틱해지니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겠지요.

 

비 그친 9월 새벽 회색 하늘은 울음 끝 부운 눈처럼

안쓰럽고 아름답습니다. 눈물이 사람을 맑히우듯

빗물이 세상을 맑게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9월 한 달 동안 8월에 못한 일들 많이 하시고

뭉클한 순간들 자주 맞으시길, 그래서 자꾸

맑아지시길 빕니다.

 

아래는 일러스트포잇 김수자 씨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뭉클'입니다. 이사라 시인의 시 아래에 있는

글은 김수자 씨의 글입니다. 그림을 클릭하면

김수자 씨의 블로그 '詩詩한 그림일기'로 연결됩니다.

 

 

시 한편 그림 한장

뭉클 - 이사라

 illustpoet  2019. 7. 2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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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색연필

종이에 색연필



뭉클
    
                이사라


저녁이 쉽게 오는
사람에게
시력이 점점 흐려지는
사람에게
뭉클한 날이 자주 온다

희로애락
가슴을 버린 지 오래인
사람에게
뭉클한 날이 자주 온다

사랑이 폭우에 젖어
불어터지게 살아온
네가
나에게 오기까지
힘들지 않은 날이 있었을까

눈물이 가슴보다
먼저 북받친 날이 얼마나 
많았을까

네 뒷모습을 보면서
왜 뭉클은
아니다 아니다 하여도
끝내
가슴속이어야 하나

<저녁이 쉽게 오는 사람에게. 문학동네시인선>



 

아직 눅눅한 습기가 가시지 않은 작업실에 앉아 며칠동안 계속 한 화면에 집중하니 시공간이 멈춘듯하다. 생활의 자질구레한 일,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변수들에 미숙하게 대처했던 순간들이 오버랩되며 감정의 소용돌이가 서서히 내려앉는 시간이기도하다. 살아가는 해가 갈수록 나도 모르는 감정들이 살아나 욱! 울컥! 차오르는 눈물도 잦다.
오늘의 배경음악은 Buena Vista Social Club. 이브라임 페레와 오마라 포르투온도가 같이 부르는 Silencio를 들으니 또 울컥한다. 오후들어 맑아진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을 한껏 가볍게 한다.

Silencio - Ibrahim Ferrer,Omara Portuondo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Buena Vista Social Club) 중

youtu.be

 

 

 

언제나 패티김의 '9월이 오는 소리' 를 들으며 9월을 맞이했는데 올해는 그런 예의도 갖추지 못하고 황망한 가운데 맞이했네요. 기슴 뭉클한 일을 맞으려면 먼저 놓아야 할 것들이 많은데 쉽지가 않네요.그래도 기후위기 속에서도 우리나라엔 큰 위기 없이 풍년을 내릴 것 같아 크게 뭉클 할 것 같습니다, 더구나 의인 정치인 이재명의 압승에 계속 뭉클해서 9월과 함께 행운이 찾아오는 것 같아 기쁩니다!

 
 
 

나의 이야기

dante 2021. 6. 14. 08:13

2015년 9월 이곳을 떠나가신 아버지

제 첫 스승이고 친구이신 아버지...

아버지 떠나시고 단 하루도

아버지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오늘도 아버지의 자유와 평안을 위해 기도합니다.

아버지, 보고 싶은 아버지...

 

아래 그림을 클릭하면 일러스트포잇 (illust-poet) 김수자 씨의 블로그

'시시(詩詩)한 그림일기'로 연결됩니다.

맨 아래 글은 김수자 씨의 글입니다.

 

 

시 한편 그림 한장

나비 - 정호승

 illustpoet  2017. 9. 2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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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에 아크릴릭







나비
                   정호승

누구의 상장(喪章)인가
누구의 상여가 길 떠나는가
나비 한 마리가 태백산맥을 넘는다
속초 앞바다
삼각파도 끝에 앉은 나비



 



아버지, 직접 뵐 수 없는 곳으로 떠나신지 2년 입니다.
어제 밤 제사 올리기 위해 친정에 들려 거실 벽에 걸린 이 그림을 보니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수년전 개인전 작품중 마음에 드신다고 걸어드리면서도 어찌 죽음을 그린 작품을 좋다하실까 의문이었죠. 하지만 당신의 마지막 날들을 돌이켜보면 고개가 주억거려집니다. 죽음이 어떤 모습으로 올지 관조하시려는 의지가 저희 후손들에게 대단한 공부가 되었습니다. 순간 순간 가족들 대화에도 아버지 추억하며 저희들과 함께 해주신다고 믿고 있습니다. 어수선한 세상을 살아가는저희들에게 생전처럼 현답을 주세요.
온화한 미소의 인자하신 모습으로 오늘 밤 제 꿈에 찾아와주실거죠?

더 자주 뵙고 싶습니다.

돌아가신 후에도 사모하는 아버님을 두신 김 시인님이 부럽습니다. 지방의원 선거에서,상대가 탄탄해 이기기 힘들거라들거라 여겼는데 압승해 서병상에 계시면서도 좋아하시던 모습,근면하시던 모습은 가끔 떠올려도 김시인님처럼 사무치게 뵙고싶은 마음이 없다는게 부끄럽고 죄송하네요.그러면서 이제 저라도 더 조신하게 굴어서 이 다음 우리 애들한테는 보고 싶어하는 아빠로 남고 싶네요~~~^^

 
 
 

동행

dante 2021. 5. 15. 12:20

새벽녘 잠시 이슬 같은 비가 손등에 내려앉더니

벌써 그쳤습니다. 내일은 종일 비가 온다니

목마른 매실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실을 기다립니다.

아래는 일러스트포잇 김수자 씨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그림과 시입니다. 그림을 클릭하면 김수자 씨의 블로그

'시시한 그림일기'로 연결됩니다. 맨 아래 글은 김수자 씨의 글입니다.

 

 

시 한편 그림 한장

서우(暑雨) - 고영민

종이에 채색





서우(暑雨) - 고영민

매실이 얼마나 익었나

우두커니 방에 앉아 비의 이름을 짓네
매실이 익는 
매실을 보내는 

떨어져 온종일 
한쪽 볼을 바닥에 기대고 있노라면
볼이 물러지고
녹아, 썩어 없어지는

올해도 나무는
들고 있던 꽃을 놓치고
애지중지 열매를  놓치고

시큼달큼
 비는 언제나 그칠까
매실이 가고 없는 가지  허공엔

잎만
빗소리만



 

저녁시간 소파에 앉아 있으면 새콤한 매실향이 코끝을 스칩니다. 때가 되었군요.
지난 , 연두빛 매실열매를 커다란 유리병에 담아 거실 한켠에 두었더니 서너 달만에 신호가 왔습니다.
밀봉했던 뚜껑을 여니 한껏 발효된 향이 전해옵니다. 보슬비 내리듯 소리도 없이 자연스런 과정에 시간이 더해진 오묘한 수확물을 작은병에 나누어 담고 나니 추수한  뿌듯합니다.
가끔 소화불량인 가족의 편안한 상비약이 되거나, 입맛 돋우는 요리의 기본재료인 부엌의 감초로, 가끔은 다가올 겨울밤,  한잔의 여유를 누릴  지난  마음을 설레게 했던  꽃잎을 떠올리며 매향에 빠져보렵니다.

[출처] 서우(暑雨) - 고영민|작성자 illustpoet

 

친구네 매실밭이 있어 해마다 매실 걱정은 안했는데 그 밭을 팔았고,매입한 농협은 매실을 파내어버려 수소문해야겠습니다. 마을에도 몇 그루 있는데 열매가 보이지 않습니다.꽃 필 무렵 서리가 하얗게 내려 냉해를 입은 것 같습니다. 비상용으로 놔둔 게 있어 별 걱정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