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dante 2022. 1. 18. 12:07

生에 대한 회의가 극에 달했던 대학 1학년 때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 1803-1882), 소로우 (Henry David Thoreau:

1817-1862) 같은 초월주의 시인들에게서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회의'를 '결심'으로 누르며 살았는데 언제부턴가

'결심' 위로 '피로'의 그림자가 짙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무거운 피로를 밀어올리며 중력의 세계에 계속 존재해야 하는가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런걸까요?

지난 연말부터 자꾸 소로우의 <월든: Walden; or, Life in the Woods>이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집안의 모든 책꽂이를 다 뒤져도 <월든> 원서도

번역본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학가에 살지만 서점은 하나도 없습니다.

시장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헌 책방에 들러 보았지만 없었습니다. 

인터넷 서점보다는 책을 직접 만지고 들춰 볼 수 있는 서점에 가서

사고 싶었지만 시절이 시절인 만큼 쉬이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책 한 권을 배달받았습니다. 아는 사람 중에 누군가가

책을 냈나 보구나 하며 봉투를 여니 수문출판사가 펴낸 <월든: 숲속의 생활>이

있었습니다. 

 

원서 초판본에 소로우의 여동생 소피아가 그렸던 숲속 오두막을 꼭 닮은 표지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게다가 번역자가 안정효 선배였습니다. 안 선배와는

코리아타임스에서 함께 근무했으나 1980년대쯤 각기 신문사를 떠난 후론

통 뵙지 못했는데, 책에서나마 함자를 접하니 반가웠습니다. 

 

첫 장의 '계산서'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웃음이 나왔습니다.

원서에 'economy'로 되어 있어서 대개 '숲속 생활의 경제학'으로 번역하는데

안 선배는 '계산서'라고 번역한 겁니다. 웃음 끝에 맨 뒤에 있는 '옮긴이의 말:

월든 주변의 단상들'을 읽으니 안 선배와 마주 앉아 얘기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함께 일하던 시절보다 더 젊고 자유로워지신 듯한 선배를 글로나마 만나며

정신과 육체 두루 골골 중인 저를 돌아보니 참으로 한심했습니다.

 

젊은 시절 저를 위로했던 <월든>의 단어들이 오늘의 저에게도 힘이 되어줄지

찬찬히 읽어 봐야겠습니다.  그래야 이 아름다운 우연과 우정

보답할 수 있을 테니까요.

 

승정님, 감사합니다!

 

 

 

숲속생활의 경제학을 읽어보지 않고선 댓글을 쓸 수 없어 목포시내 하나 남은 국제서점에 전화했더니 지금은 없고 이틀 뒤에 갖다놓겠다고 해서 지역경제와 책방을 살리기 위해서 인터넷으로 주문치 않고 기다렸다 샀씁니다,마르 북컴퍼니 출판사에서 작년 6월에 출판한 '숲속의 생활' 이라는 표제로, 첫 페이지만 읽고 댓글 답니다, 인생을 정착으로 보지 않고 체류로 본다는 소로우의 고백이 머리에 벼락을 치네요. 찬찬이 읽어보고 독후감은 나중에 쓰겠씁니다.겨우 18,000원으로 귀한 영의 양식을 살 수 있게 해주신 김 시인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힘 빠진 책방이 힘을 얻고 지역경제가 조금이라도 살아났음 금상첨화겠습니다~~^^

 
 
 

나의 이야기

dante 2012. 4. 8. 11:59

일본 동북부가 쓰나미와 핵 오염 등 이어지는 재앙에 시달린 지 일년이 넘었습니다.

북한과 아시아에서 개발협력사업을 추진해 온 사단법인 '봄'의 이승정 상임이사님이 최근 후쿠시마를 다녀와 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핵물질로 오염된 그곳에 뭐하러 갔다 오셨을까 속이 상했지만 겉으로 내색할 수는 없었습니다. 사랑이 충만한 분이니 도움이 필요한 곳을 가보시지 않을 수가 없었겠지요. 이 이사님의 메일 일부를 여기 옮겨두는 이유는 여러분께서 이 글을 읽고 '봄'의 새 식구가 되어주셨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봄(www.pom.or.kr)'은 독일 카리타스의 협력단체로, 북한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소리없이 일하는 시민단체입니다. 후원하고 싶은 분은 '봄' 사무실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전화는 02)744-0741, 이메일은 corp.pom@naver.com 입니다.



"일본 출장에서 어제 돌아왔습니다.

현지에서 메일을 드리고 싶었는데...
후쿠시마 도착한 날부터 돌아오기 전날까지 숨가쁘게 움직여야 해서
생각^^만 많이 하고 실행을 못했습니다.
 
피해지역이 어찌나 넓은지(도후쿠 해안지역  500km)
아침 7시~8시 출발하여 저녁 8~10시에 돌아오는 강행군을 했습니다.
집을 잃은 사람만 30만명이라니....임시가옥이 후쿠시마현, 미야기현, 이와테현 등으로 흩어져
있어서 자동차로 1~3시간씩 달려 방문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독일 카리타스가 그 동안 200만 유로를 지원했고, 다시 200만 유로를 지원할 계획이어서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방문, 평가와 앞으로 진행할 사업 선정이 주 목적이었습니다.
 
독일 카리타스 사업 중심이 가난한 노인과 장애인들이어서 특히 장애인 그룹홈과
주간활동시설 등을 방문하고 활동가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이곳에 들어와 활동하는 등록된 민간단체만 750여개라고 함)
 
늘 그렇듯, 어느 곳에서나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고, 그리고 가장 나중까지
고통을 짊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들의 고통을 함께 하려는 작은 민간단체, 활동가들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피해 입고 고통받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몸과 마음을 지치게도 했지만
그 고통 가운데서 삶의 선한 의지와 협력, 연대를 확인하게 되니 힘을 얻을 수 밖애요.
     
일본 민간단체들의 다양한 성격과 일의 내용, 
독일 카리타스의 사업선정 방식 등...느낀 것, 배운 것이 많습니다."        
 


사단법인 "봄" 유의미한 선행을 하고 계시군요,
불행의 씨앗부터 없애야 하지만 당장 눈 앞의 고통에도 동참하고 도와야겠죠.
원전마피아를 향해 삿대질하고 싸울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들은 조금씩 정성과 마음을 모아주시는 것도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후쿠시마의 불행이 강건너 불이 아닌 바로 우리의 불인데 청정에너지로 포장되고 저렴하다고 속이며 고장을 일켜도 숨기기에 바쁘니 넘 한심합니다! 좁은 한반도에 21기의 시한폭탄 핵발전소가 웅웅거리고 있으니 잠이 오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