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dante 2015. 2. 8. 10:00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담배와 커피에 대해 생각해보고, 한대수 씨의 '행복의 나라', 

김수철 씨의 '정신 차려', 이난영 선생의 '다방의 푸른 꿈'등 재미있는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고전 속으로'에서는 

염상섭 선생의 단편 '전화'를 읽고, '오늘의 노래' 시간에는 빅토르 최의 '어머니, 우리는 모두 중환자에요'를 

음미했습니다. 전곡 명단은 tbs 홈페이지(tbs.seoul.kr) '즐거운 산책' 방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담배와 커피' 원고를 옮겨둡니다.



담배와 커피

 

저는 커피를 매우 좋아하지만

돈이 없거나, 몸이 좋지 않을 땐

일주일에서 열흘 씩 한 잔도 마시지 않습니다.

 

올해의 시작과 함께 담뱃값이 대폭 올랐습니다.

어떤 사람은 개비 담배를 사서 피우고 

어떤 사람은 연초를 사서 말아 피우고

어떤 사람은 싼 수입담배를 찾습니다.

 

담배와 커피는 모두 사정이 허락할 때 즐기면서

행복감을 증진시키는 기호품입니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면서 커피를 몇 잔씩 마시거나,

기침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면서도 담배를 피우고,

커피나 담배를 살 돈이 없는데도 어떻게든 마시고 피우려 애쓴다면

삶의 맛을 즐기는 애호가가 아니라

카페인과 니코틴에 사로잡힌 불쌍한 중독자이겠지요.

 

맛있어봤자 커피는 커피, 담배는 담배입니다.

매일 마시지 않고 매일 피우지 않아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중독자가 아니고 애호가이니까요.

 

 

 

 
 
 

오늘의 문장

dante 2014. 12. 11. 11:22

저는 커피를 좋아하지만 일회용 종이컵에 담아 마시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맛 때문입니다. 카페를 가면 언제나 머그나 커피잔에 달라고 하지만 프랜차이즈 커피숍 중엔 일회용 종이컵만 있는 집들이 꽤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 집을 떠나 다른 집으로 가는 일도 흔합니다. 


그런데 요즘 카페에 가보면 테이크-아웃 커피(가지고 나가서 먹는 커피)가 아닌데도 일회용 컵에 커피를 사 마시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도 일회용 컵에 마십니다. 한때는 일회용 컵이 환경을 오염시키니 사용하지 말자는 캠페인이 활발하게 벌어졌고, 일회용 컵 한 개당 얼마씩 사용료를 내게 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캠페인도 없고 사용료도 없어졌기 때문이겠지요. 


일회용 종이 컵에 커피를 담아 마시면 맛이 나쁘기도 하지만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조금 전 인터넷에서 본 기사를 조금 줄여 옮겨둡니다. 기사 전문은 아래 주소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media.daum.net/life/health/wellness/newsview?newsId=20141209160503078


또 논란... 종이컵에 커피 마셔도 괜찮을까

독일의 매체 벨트(Welt)지는 최근 스위스 식품포장 안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테이크아웃용 종이 커피 컵의 성분 가운데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종이 코팅에 사용되는 폴리 불소 중합체"라며 "이 물질은 사람 몸속에 들어가면 분해 속도가 느리다"고 했다. 이어 플라스틱 뚜껑은 대부분 폴리스틸렌으로 만들어지며, 이물질은 호르몬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폴리스틸렌으로 만든 일화용 식기나 포장재는 환경을 해칠 뿐만 아니라 인체에 유해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 메사추세츠 주의 사우스 해들리 지역 보건위원회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위원회는 '폴리스틸렌의 주요 성분인 스틸렌이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미국 국립보건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플리스틸렌 용기의 사용 금지를 결정했다. 이 용기에 담겨진 핫도그와 음료를 먹으면 건강을 더욱 해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새로운 규정은 201541일부터 시행된다보건위원회는 전 세계 100개가 넘는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식품 용기와 관련해 폴리스틸렌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만장일치로 이 안을 통과시켰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종이컵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관리되고 있을까. 종이컵은 종이원지에 폴리에틸렌(PE)이라는 합성수지제를 고온에서 14~30 두께로 코팅해 만든다. 식품과 접촉하는 안쪽에 PE 코팅을 하는 이유는 물이나 커피 등을 담았을 때 액체가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 일회용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PE가 녹아 나올까? 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종이컵에 뜨거운 물이 가득차도 PE는 녹아나지 않는다. 물의 끓는점은 100이지만 PE의 녹는 온도는 105~110이다. 끓는 물에는 거의 녹지 않는다. 매우 적은 양이 녹는다 하더라도 PE는 분자량이 커 인체에 흡수될 수 없어 건강에는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일회용 종이컵에 담아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하면 PE가 녹는 온도인 105~110를 초과할 수 있다. PE가 녹거나 종이로부터 PE가 벗겨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회용 종이컵이나 포장재에 음식을 담아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할 때에는 '전자레인지용'으로 표시된 용기를 사용해야 안전하다.

 



종이컵이 가장 환경적이라는 믿음에 파열이 가는군요~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진리라는게 또 증명 되네요.무지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종이컵 사용을 자제하겠습니다.

 
 
 

나의 이야기

dante 2011. 3. 5. 09:05

제게 커피는 사람을 가르는 기준입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이 없다는 믿음을 오래 전부터 갖고 있으니까요. 특히 블랙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과 저 사이엔 적어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특정한 커피가 추억이 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누군가를 생각하면 그와 마시던 커피 생각이 먼저 납니다.

 

1980년대 중반 언론의 자유를 저당잡힌 상태에서 기자 노릇을 하던 시절, 저와 같은 출입처를 출입하던 다른 신문사 기자가 안기부 (지금의 국가정보원)에서 고문을 당하고 나왔습니다. 고막을 다쳐 이비인후과를 드나들던 그 친구가 병원 가는 길에 한 번 동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가 종로 어디쯤 작은 이비인후과에 들어가 치료를 받는 동안 저는 그 건물 지하의 커피숍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아침 시간인 만큼 지하 커피숍은 텅 비어 있었고 주인인지 바리스타인지 한 사람만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가 가져온 메뉴판엔 수십 가지의 커피가 있어 이름값을 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 집 이름이 '커피 커피'였거든요. 거기서 마셨던, 계피가루를 살짝 뿌린 모카 커피의 맛, 제 잔이 빈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말도 하기 전에 다시 정성껏 한 잔 내려다주던 바리스타가 지금도 종종 생각납니다. 

 

다 자라 만난 후배의 아내 미순씨와 각별한 사이가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두 사람이 다 커피를 매우 좋아한다는 점일 겁니다. 게다가 두 사람이 다 별로 튼튼한 위장과 몸을 갖지 못해 가끔은 아무리 마시고 싶어도 진하고 향기로운 커피를 마실 수 없다는 게 오히려 서로에 대한 연민과 우정을 부추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외출이 뜸한 제가 어쩌다 시내에 나가면 종착지는 대개 미순씨가 일하던 사간동의 서울셀렉션 북카페였습니다.

 

지난 가을 미순씨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어바인으로 거처를 옮기고 나니 제 갈 곳 하나가 줄어버렸습니다.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도 그가 없으니 커피 맛까지 달라진 듯한 기분이 듭니다. 밥맛도 함께 먹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더니 커피맛도 그런가 봅니다.

 

'커피 커피'의 바리스타처럼 미순씨도 제 마음을 알아차렸나 봅니다. 언제부턴가 그가 어바인에 있는 '피츠 커피 (Peet's Coffee)'의 커피를 보내줍니다. 엊그제도 두 봉의 커피가 왔습니다. 맛을 비교해보라는 짤막한 메모가 미순씨 얼굴처럼 반가웠습니다. 집에 커피 많이 있으니 보내지 말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착하고 순한 미순씨가 이 일에 관해서만은 제 말을 듣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나 봅니다. 태평양을 건너온 원두의 향에 취해 마시기도 전에 행복했습니다.

 

어떤 상대를 좋아하면 그 상대에 대해 알고 싶어집니다. '피츠 커피'가 궁금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그 집은 단순한 커피숍이 아니었습니다. 2차대전 후 미국으로 이주한 네델란드 사람인 알프레드 피트 씨가 첫 번째 가게를 연 것이 1966년, 지금은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일리노이, 매서추세츠, 오레곤, 워싱턴 주 등에 피츠 커피가 있다고 합니다. 스타벅스의 창업자도 '피츠 커피'에서 커피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고 합니다.

 

'피츠 커피'를 받아 그 향기를 맡을 때, 그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릴 때, 완성된 커피를 마실 때, 미순씨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도 지금쯤 같은 커피를 마시고 있을까, 몸의 형편이 진한 커피를 마실 만 할까... 커피는, 선물은, 받은 사람 속에 자꾸 제 영토를 확장하는 나무입니다. 자 이제 그만 일어나야겠습니다. '미순 나무'를 만나러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