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만의 참세상

부당권력이 또 부조리가 판을 쳐도 참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기에 살만한 세상이다

냄비우동 생각날 때 똘이분식 가보셔요

댓글 7

▣ 쉬엄쉬엄/세상살이

2012. 1. 11.

20년 내리 이곳에서 우동만 팔았다는 똘이분식집,
아지매가 할매가 다됐다.
기타강습을 위해 일 마치고 성호동 미술학원에 가는 길, 속이 비어 뭔가를 먹지 않으면 버티지 못할 것 같아 이리저리 헤메다 이 집에 들어섰다.
작은 전기난로를 앞에 놓고 아줌마 혼자 앉아있다.

 

'뭐 쫌 묵을 거 없습니까?'
'우동만 되는데...'
그거 쌔기 쫌 주이소'
5분여 기다렸을까 냄비우동에 쪼갈짐치를 내 놓으며
'묵어보소 다른 집하고 맛이 다릴낍니다'

 

 

△ 7~80년대 옛날 냄비우동 맛이다

 

 

△ 치먼한 우동 한냄비를 다 비웠다

 

20년 전통의 냄비우동집이란다.
식당치고는 쫌 비좁고 너저분하다.
식탁도 하나다.'
이래가지고 장사가 됩니까?'


 '요는 다 장사하는 집들이고 거의 배달입니다'
'아니 할매가요?'
직접 배달을 한단다.
좀 있으니 할아버지가 들어오는데 몸이 불편해 보였다.

 

 

△ 그래도 주방은 깔끔하다. 그릇들로 보아 배달은 많은것 같다 

 

 

△ 좁은 홀에 손님용 식탁은 딱 하나다

 


'이 장사 20년 해서 애들 다 키우고 공부시켰는데...'하며 잠깐 행복해 한다.
'따실 때 함 무 보소'하며 나의 반응 을 듣고 싶어하는 눈치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냄비속 우동 국물을 반술 정도 떠서 맛을 보았다.
'아니... 진짜 맛있네요'


좁은 홀안 너저분한 짐들 속에 앉아있지만 우동 맛은 옛날 그 맛이다.
'내가 참 잘 왔네요. 짐치도 딱 입맛에 맞고...' 
아줌마가 흡족해 하며 웃는다.
호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끄집어내며

'이거 함 찍어놔야겠다' 했더니 '아줌마는 얼굴상이 노래진다.


'아이 여여~ 여보소 뭐할라꼬요. 뭐하는 사람인데 이런 걸 다 찍을라고 그라요'
자칫 오해라도 받을 것 같아
'아줌마 저 여기 창동을 무지 아끼는 사람이예요.


집도 여기고' 그래도 좀 못 믿는 눈치다.
'저요. 공무원입니다. 창원시청... 그래서 마산이 좀 잘됐으면 하고 늘 고민하고 있어요.' 하니까 그때서야 안심하는 듯 하다.
‘그라모 여기 창동상인회 간사 김경년이도 알것네’
속으로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좀 정중하게
‘아~ 김경년이요.’


아줌마가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쫌 긴장한다.
‘지금 만날겁니다. 그 사람 때문에 여기서 우동 묵고 있습니다.’
‘머머머라꼬요. 경년이는 우리집 잘 아는데... 요새도 자주보고...’
‘우리 상인들에게 얼매나 잘하는데... 인기짱입니다.’
‘아 그래요. 요 우게 미술학원에서 같이 기타 배우고 있습니다.’


아줌마는 오래된 사람을 만난 듯 기쁜 맘을 감추지 못한다.
그때부터 완전히 사람을 믿는 분위기다.
폰으로 우동 옆에 김치를 나란히 놓고 찍었다.
그리고 주방을 찍었다.
‘아줌마도 한방 찍을까요?’
좋아하며 포즈까지 취한다 

 

 

 △ 안심 한듯 아줌마는 웃으며 포즈를 취한다

 

 

사실 우동은 참 맛있었다.
국물까지 다 훓어 먹고 일어서며 4000원을 드리고 나왔다.
따신 우동을 먹어서인지 밖에 나와도 춥지를 않았다.
부림동 문구골목길 겨울밤은 쓸쓸하기까지하다.

 

 

△ 부림시장 맞은편 문구 골목 위의 골목이다

 

그래도 불을 밝히고 손님을 기다리는 우동집이 있어 좋다.

맛있는 우동집, 이 곳을 지날때면 꼭 이 우동집이 생각 날것 같다.

앞으로 이 집은 나의 단골집이 될것이다.

 

추운 겨우밤, 따뜻한 사람, 따뜻한 우동으로 인하여
저녁 즐겁게 신나게 기타연습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