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 이야기

틀지기 2020. 1. 20. 09:04


초가(草家)








  

어릴 적

말 그대로 초가 삼 칸에 살았다.

방 두 칸

방에 비해 무척? 넓은 부엌 겸 광 겸 한 칸

그 흔한 싸리문이나

싸리 울타리도 없이

빗자루나무라고 부른 일년생 연초록 풀이나 단수수대가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었고,

겨울에는 그나마 없어져 휑한 마당 지나 바로 초가였다.

뒷간(해우소)?

마당을 지나 밭 한 귀퉁이

초가와 한참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겨울 한밤중에 뒷간 가기는 참으로 귀찮고

무서움에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초가 삼 칸

가능한 곧은 나무를 미리 베어 건조시킨 후 사각으로 적당하게 다듬어 자연석 주춧돌 위에 기둥으로 세우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 벽체를 만든다.

벽체는 가운데 부분에 수수깡으로 뼈대를 하고

수수깡 양쪽에 붉은 황토로 어른 둘 마주보고 똑같이 힘을 주어

진흙을 붙인다.

그러니..

벽체 두께가 얇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칸마다에는 무채색의 구부러진 기둥이 서 있었고

별로 굵지 않은 삐뚤삐뚤 서까래 위에는

두터운 초가지붕이 얹혀 있었다.

초가지붕 이엉의 맨 아래 부분은?

회색빛으로 변해 부스스 힘이 없었고

해마다 새로 덮씌운 이엉은?

볏짚 고유의 노란색을 띄고 있었다.

초가는 기둥이나 벽체에 비해

무거운 지붕을 힘겹게 떠받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지붕 밑에는 제비가 살고

지붕 위로는 박 줄기가 올라가

둥근 달처럼 익어가고 있었다.

 

서향집이었다.

서쪽 문 앞에는

이마빼기처럼 좁은 툇마루가 나 있었는데...

신발을 벗고

간신히 창호지로 된 여닫이문을 열수 있는 옹색한 것이었다.

서쪽을 제외한 나머지 초가 삼면에는

지붕 밑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볏짚을 몇 단인가를 잇대어

겉치마처럼 둘레를 치고 걸려 있었다.

마치 집이 볏짚 치마를 입고 있는 형태

볏짚 치마 폭 안에는 농기구며

둥글고 넓은 멍석 여러 개가 동그랗게 매여 지게 위에 놓여 있었다.

한 모퉁이에는 볏단도 층층이 쌓여 있었는데...

이 볏단의 용도는?

동물들에게 줄 먹이용이나

비상용 땔감 역할도 하고 있었다.







  

볏짚 치마 속은?

의외의 장소이기도 했다.

호젓한 볏단 모퉁이에서

몰래 낳은 달걀 여러 개가 발견되기도 하고

쥐새끼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했다.

달걀이 한꺼번에 발견된 날이면?

가마솥 안에서 익힌 계란탕을 먹을 수가 있었는데...

새우젓과 초록빛 야채가 들어간 노란 계란탕은?

아주 가끔 먹을 수 있는 진귀한 것이었다.







  

겨울이면?

윗방은 거반 냉골이었다.

안방 아랫목에는 콩기름 먹은 방바닥이 까맣게 타는데 비해

불길의 끄트머리에 있는 윗방은?

냉골에 위풍까지 심해

솜이불을 잔뜩 뒤집어쓰고 기나긴 겨울밤을 지내야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온돌의 구조적 문제였던 것 같다.

아궁이 화기가 안방을 지나

윗방까지 지나면서 난방이 이루어지도록 설치되었기 때문이었다.

땔감이 귀했던 시절이라

그리 많은 양의 땔감을 태우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안방은 너무 뜨겁고

윗방은 너무 차갑던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곳에서

추운 겨울을 지내다보니

지금도 겨울을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었는지 모른다.






  

부엌으로 들어간다.

부엌에서

방 쪽에는 시커먼 가마솥이 두 개가 걸려있었고

가마솥 위로는 나무판자로 만든 선반이 있었는데..

사방을 줄로 매여 흔들거리는 구조로 되어 있었고,

그 위에는 식기가 놓여 있었다.

사기 그릇 조차도 귀했던 시절

선반 위에는 영근 박을 반으로 쪼개서 만든 둥근 바가지가 몇 개,

할아버지 진지용 놋그릇이 몇 개 놓여 있었다.

 

부엌은

서쪽 출입문 한 개와 동쪽으로 난 또 하나의 삐걱거리는 여닫이문이

있었을 뿐,

남쪽으로는 창문이 없어 어두운 편이었다.

거기에

땔감의 연기로 인하여 부엌 안은 온통 그을려 있었고 늘 어두컴컴했다.

한쪽에는 커다란 물 항아리가 놓여 있었는데...

식수와 생활용수를 담아 두는 곳으로

물은?

집에서 한참 떨어진 논 가운데 샘물을 매일 길어다 쓰는 것이어서

어린이로서는 이 물 길어 나르기가 보통의 일이 아니었다.

물지게는 균형 잡는 것도 중요하고

키가 어느 정도 커야 가능한 일이었다.

키가 작으면?

물지게 양쪽 끝에 매달린 물동이가 땅에 끌려

양철로 된 물동이가 찌그러지고

거반 흘려 부엌 물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는 양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명색이 장남인 나의 전담일이기도 했다.








물 항아리에서

계단 한 개를 내려가면?

역시 시커먼 부엌 바닥이 울퉁불퉁 있었다.

아궁이 반대편에는 땔감을 갖다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항상 땔감이 부족하여

땔감 창고가 가득 찬 것을 본 기억이 없다.

그 때는?

땔감을 인근 산이나 바닷가에서 구해다 태웠는데...

산은 국유지라 소나무가 심어져 단속이 심한 편으로

아랫부분 솔가지 몇 개씩 겨우 잘라다 땔감으로 쓸 형편이었고,

간척지에 자라는 함초

늦가을에 건조된 것을 잘라 태우곤 했는데...

건조된 함초는?

길도 멀고 잘 타지도 않아

땔감으로서는 매력이 없었고...

마지못해 그것을 사용하는 실정이었다.

그래도 그 때 소나무가 잘 보전되어

오륙십년이 지난 지금,

안면도는 소나무가 잘 자란 곳으로 자리메김하고 있다.

그 어려운 고비를 사람들이나

소나무도 잘 견디어낸 대견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도심 속의 초가

일산 장발산 옆 주택가 모서리에

초가가 눈에 띄었다.

원형의 초가가 잘 보존되어 있다하여

계단을 올라가 본다.

일단 계단 위에는 초가보다 훨씬 큰 관리사무소 건물이 있고

그 위로 한참을 올라 초가가 앉아 있다.

일명 일산 밤가시 초가라고 하는데...

주변에 밤나무가 얼마나 흔했던지?

기둥이며 서까래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집 밖 나무 울타리까지 모두 밤나무로 만들었다.

울타리에 들기 전

앞마당인지?

길인지?

그 아래로는 민속박물관이라는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이 자리를 잡고 있다.

초가 위치를 왜 이렇게 가장 높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지?

의아스러운 면이 있다.

초가하면?

낮은 곳에 나지막이 앉아 있거나 초가끼리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초가는?

동심 속의 옛 초가에 비해 많이 넓은 편이다.

아마 두 배 정도 넓은 것 같다.

물동이를 받치는 똬리 모양을 하고 있는데...

똬리 안 쪽 공간이 안마당의 작은 하늘보기 공간일 것이다.

일곱 칸 정도의 집

사방으로 방이나 광이 있어

대문을 걸어 잠그면?

보안도 잘 되는 구조이다.

방마다 불을 땔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작은 사랑채까지 구비하고 있다.

부엌이며 광

동물들을 위한 외양간도 있다.

좀 부족한 점은?

동향이라는 것과

집 안 마당이 협소하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 규모면?

옛 초가집 치고는 훌륭한 구조와 넓이를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방과 방 사이에 마루도 있고

넓은 부엌이며

건물 한 쪽에 뒷간(해우소)까지 구비하고 있다.

건물 밖 장독대에는

질그릇이며

장독들이 옹기종기 예쁘게 모여 있다.

집 주위에는 우수로가 돌로 제대로 쌓아 만들어 배수에도 신경을 쓴 것이 보인다.







  

초가는?

실제 많이 불편하다.

비좁고

춥고

손이 많이 가는 구조로 되어있다.

좁은 것이야 구조적으로 어찌할 수가 없다 해도

매년 겨울맞이로 지붕 이엉을 새로 올리고, 바람이나 쥐가 구멍을 낸

벽체를 보수하고 있는 어른들을 주기적으로 봐왔다.

그러니, 초가에 살려면?

어느 정도 솜씨도 있어야하고

부지런해야 하는 것이다.

 

거기에 비하면?

요즘 아파트는 완전 궁궐 수준인 것이다.

가용면적이 넓고

방음 및 방열이 우수하고

거기에 현관문을 닫고 들어가면?

완전 나만의 세상인 것이다.

건물 유지관리가 별도로 필요하지도 않고, 동선이 짧고 높낮이 차이가 없어 불편하거나 힘이 덜 드므로, 여자들이 좋아할만 한 구조로 되어있다.

거기에 부가적으로,

위치가 좋은 곳의 아파트는 축재의 수단으로도 좋으니...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파트인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60%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하니

주택으로서는 아파트가 대세인 것이다.

 

이제 초가는

옛 추억 속이나

별도 보존용으로 지어놓은 것을 일부러 찾아 봐야 볼 수 것이 되어 버렸다.

어쩌면 우리가

초가를 기억하는 마지막 세대일는지 모른다.

젊은 친구들은 이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

아주 오랜 옛날의 일도 아니련만,

이제 학생들의 학습용으로 찾아 볼 뿐이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초가가?

선사시대 움막에서 조금 진화한 형태의 집으로 비춰질 것이다.

그러나, 그런 집에서 산지가?

아주 옛날 옛적의 일이 아니라

겨우 오륙십 전의 일인 것이다.

현재 60세 이상 사람들이 농촌이나 어촌에서 직접 산 공간인데...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어찌 설명할 길은 없으나

모든 것이 너무 빨리 변하니

초가 역시 전자기기처럼 그냥 지나쳐버린 과거의 산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일산에 단 한 채뿐이라는 일산 밤가시 초가를 보면서,

기억 속에 남아있던 초가가 대한 추억이 터진 자루의 콩처럼

튀어나왔다.

개인적으로 아주 오래 전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은 일처럼 생생하다.

벌써 잊어진 추억도 있지만,

어떤 추억은?

어제 일처럼 고스란히 생각나기도 한다.

엊그제만 해도

작고도

키 낮은 초가 주위를 몇 바퀴 돌아

놀고 있었다.

매번 돌아야 거기가 거기인 것을...







  

10여 년 전에 본 그 초가 터에는?

시멘트 벽돌과 슬레이트, 양철 지붕으로 재축된 농가주택이 있었는데

그나마, 폐가로 변해가고 있었다.

주위에는 풀이 사람 키보다 높게 자라고

칡과 환삼덩굴이 우거져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없었다.

무거운 마음

그곳에 내려놓고

다시는 방문하지 않게 되었다.

어린 시절 초가에 대한 추억도 그리 내려놓았다 생각했는데...

잘 보전된 초가를 보니?

초가에 대한 추억

오롯이 떠오른다.

이것 역시

부질없는 생각일 것이다.







  

-2020.1월 초. ‘일산 밤가시 초가를 보며-


안녕하세요?
오늘 하루도 즐거운 시간 되셨으리라 믿습니다
대한추위라 그런지 저녁바람은 차갑습니다
따뜻한 차한잔에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 편안한 시간 되세요..^^
정겨운 초가집 어린시절 생각이 생각납니다
벌써 절기가 대한인가요?
이제 겨울 끝이네요.
ㅎㅎ
추위로 말하면?
올 겨울은 싱겁게 지나는것 같습니다.
건강과 멋진 산행...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드리구요.
초가에 대한 기억, 추억이 아련해
틀지기님 글을 읽다보니 옛날 그시절로 빠져들게됩니다.
고맙네요.
저도 모르던 많은 것을 떠올려줘서
이제 거기로 들어가 살라하면 저도 자신이 없습니다. 그냥, 고향이고 옛날이라 그리운 게지요. 돌아갈 수 없어서 그럴겁니다.
우리 모두...
지금도 곧 옛날이 될테니 그리 알고 재밌게 사는 수 밖에요.
고맙습니다.
빈한했던 살림살이에 비해...
추억만은 오롯합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좋은 유년시절의 추억이지요.
ㅎㅎ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보내시길 응원합니다.
어린시절, 힘든 삶의 애환이 있어 더욱 그리운 초가집입니다.
가장 춥다는 대한절기에도 다소 포근한 겨울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감기 유의하시고 설밑 의미있는 한주 계획하세요.^^
고맙습니다.
산내들님~~^^
대한 절기까지 지나치니...
이제는 봄이로군요.
ㅎㅎ
늘~~건강과 즐거움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기분 좋은 하룻길 되셨나요?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 해야할 시간입니다
따뜻한 저녁시간 되시고 편안한 밤 행복한 밤 이어가세요..^^
옛날 초가집은 볼수록 그리웁고 정겨운 어린시절이 맘속에 행복입니다
편안하게 부억 아궁이에 장작 불로 방 구들이 뜨끈뜨끈하게 겨울도 따뜻하게 보내고
가마솥에 밥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아요 ..^^
ㅎㅎ
고운 추억~~^^
가지고 계십니다.
고맙습니다.
여전히 춥지않은 날씨입니다.
미세먼지만 없으면?
행복입니다.
좋은 하루...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